봉준호 (1)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2003) ◀
1. 들어가는 말
올해 최고의 흥행작이자 작품성으로도 최고의 인정을 받은 영화죠. 저 개인적으로도 '지구를 지켜라'와 함께 올해 최고의 한국영화로 생각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기존 한국영화에서는 흔히 다루어지지 않았던 연쇄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하여 탄탄한 시나리오와 감독의 철저한 주제의식과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진 멋진 영화죠. 한가지 장르에만 집착하지 않고 여러가지 장르가 혼합되어 때로는 관객을 웃게하고 때로는 가슴 조이게도 하고 때로는 슬픔에 눈물을 흘리게도 하며 과연 범인이 누구일까 하고 추리하게도 하죠.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선 지금 이 시간도 어쩌면 그 범인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게 됩니다. 과연 그는 밥은 먹고 다닐까...
2. DVD에 관하여
타이틀명 :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
감독 : 봉준호
출연 : 송강호, 김상경, 송재호, 변희봉, 박해일, 김뢰하
지역코드 : 3
제작사 : CJ 엔터테인먼트
상영시간 : 133 분
관람등급 : 18세 이상 관람가
제작년도 : 2003년
DVD 출시 : 2003년 10월 예정
화면 : 1.85:1, Anamorphic(★★★★)
사운드 : DD-EX 5.1, DTS-ES 6.1 (★★★☆)
3. 메뉴 화면
살인의 추억의 본편 디스크에는 특이하게 3가지의 메뉴 화면이 있습니다. 이 3가지 중 하나가 무작위로 보여지게 되어 있죠. 각 메뉴화면마다 특색있는 테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두 주연배우가 중심으로 보여지는 메뉴, 살인사건이란 소재의 어두운 배경, 그리고 넓게 펼쳐진 농촌의 풍경.
4. 본편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있는 타이틀이라 제작사에서도 심혈을 기울인 듯 합니다. 최근 영화 답게 뛰어난 화질을 보여줍니다. 특히 첫장면과 마지막 장면의 노을빛에 반사되는 햇살의 색감과 그외의 장면들에서 볼 수 있는 약간은 색이 바랜듯 한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DVD에서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두운 장면에서는 약간의 화질 저화가 보여지긴 하지만 그리 눈에 많이 띌 정도는 아닌 듯 하네요.

개인적으로 매우 인상 깊었던 부분은 각 배우들의 섬세한 표정 연기를 클로즈업으로 잡아낸 장면들이 깨끗한 화면 덕분에 더욱 깊은 감동을 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박현규와의 터널앞에서의 결투(?) 장면에서의 세 배우의 클로즈업은 정말 예술이더군요. 물론 마지막에 박두만이 그 어딘가 아직도 살아가고 있을 범인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장면 또한 잊을 수 없죠

영화 자체가 사운드가 그리 현란한 작품은 아니지만 타로 이와시로의 영화음악의 분위기는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음질을 들려줍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음질에 대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좀 남았습니다. DD-EX는 쓸데없는 잡음들이 좀 섞여있는 듯 했고 DTS-ES는 상대적으로 볼륨이 좀 약해서 약간은 좀 빈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코멘터리 역시 이 DVD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장점 중 하나입니다. 2개의 코멘터리가 포함이 되어 있는데 하나는 감독과 스탭들의 것으로 영화의 기술적인 면과 쵤영과정에 대한 설명이 주가 되어 설명해 주고 있고, 나머지 하나는 감독과 주연배우들의 것으로 등장인물들에 대한 설명, 촬영 에피소드 등이 소개됩니다.

감상 후에 한국영화 DVD의 퀄리티가 점점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이 기분 좋더군요. 이런 느낌도 작품에 대한 만족감이 기본이 되어야겠죠. ^^
5. 부가 기능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 한국영화를 DVD로 제작할 때 본편도 그렇지만 부가기능 역시 타 제작사에 비해서 우수하고 다양한 내용을 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이런 노력을 느낄 수 있죠.

크게 3개의 메뉴 화면으로 나누어진 부가기능 디스크에는 총 10개의 메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사건 (인트로), 2. 현장 (메이킹), 3. 자백 (연기자 인터뷰), 4. 진술 (스텝들의 인터뷰), 5. 현장보존 (미술관련 스텝들의 인터뷰와 자료), 6. 감청 (봉준호 감독과 타로 이와시로 음악감독의 영화 스코어에 대한 인터뷰), 7. 제보 (스틸 갤러리), 8. 증거불충분 (삭제장면), 9. 보도자료 (예고편, 보스터 등), 10. 명단 (메이킹과 스틸사진을 이용한 영화 크레딧)

정말 많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죠? 대부분의 내용들은 감독, 배우, 스탭들의 인터뷰와 메이킹 필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봉준호 감독을 통해서 어느정도 소개가 되긴 했지만 이 영화의 소재였던 화성 연쇄 살인 사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사건 및 수사 과정에 대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소개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었죠. 또한 인터뷰 장면들의 사운드가 일정치 않아 인터뷰 내용이 좌측으로 치우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 같더군요. 그리고 봉 감독의 단편 '지리멸렬'도 포함되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한가지 꼬투리를 잡자면 이 DVD가 지역코드 1,3번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는데 두번째 디스크와 첫번째 디스크의 코멘터리 부분에는 영어자막이 없다는 점이 외국인들에게 판매나 선물하기를 주저하게 되지 않을지... 물론 미국에서 출시할 때는 영어 자막이 추가되겠죠? ^^;;
6. 맺음말
위에서 언급했던 본편의 세가지 메뉴 중 하나의 인트로에 이런 문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너는 자수하지 않으면 사지가 썩어 죽는다'. 이 영화를 화성 연쇄 살인의 실제 범인이 아직 살아 있다면 꼭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했던 일들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 느끼고 괴로워했으면 좋겠습니다.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에 이을 봉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봅니다.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