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에서 4시간정도 걸려서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모스크바에서의 공항 대기 시간이 15시간정도라 미리 러시아 비자를 받고 시내에 나갔다 올 계획을 세웠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러시아만을 여행 목적지로 삼을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이번이 모스크바을 방문할 정말 좋은 기회였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방법이 몇가지가 있는데 가장 빠른 방법은 Aeroexpress라는 열차를 타면 35분정도가 걸리며 요금은 320루블(12,000원정도)이다. 저렴한 방법은 버스를 타고 메트로 역으로 가는 방법이다. 851, 949번 버스는 Rechnoy vokzal역으로, 817, 948번은 Planernaya역으로 간다. 요금은 28루블. 나의 목적지는 붉은 광장. Rechnoy vokzal역에서 타면 갈아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난 851번 버스를 탔다. 일요일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차가 거의 막히지 않아 공항에서 역까지 30분정도 걸린 것 같다. Rechnoy vokzal역에 도착해보니 영하 9도라는 표시가 보인다. 정말 춥긴 추웠다. 붉은 광장 (Krasnaya Ploshchad)에 가기 위해서는 이곳에서 2호선을 타고 Teatralnaya역까지 가면 된다.


붉은 광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간 곳은 그 앞에 있는 맥도날드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아침을 먹기 위해서... 하지만 메뉴판을 보니 죄다 러시아어밖에 없다. 다행이 따로 준비되어 있는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했다. 맥모닝 메뉴 중 자주 먹었던 베이컨 에그 맥머핀을 시켰는데 모스크바 맥도날드에는 맥모닝 세트 같은게 없었다. 그래서 커피와 같이 시키니 한화로 4,400원정도 나왔던 것 같다. 커피를 마시다 보니 컵 옆에 뭔가 떼어낼 수 있게 되어 있다. 자세히 보니 아마도 6잔을 마시면 7번째 잔은 무료 뭐 그런건가 보다. 아무튼 붉은 광장 앞의 맥도날드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아마도 추운 날씨에 주변에 그 시간에 마땅히 갈 만한 곳도 없고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찾아간 붉은 광장 (Krasnaya Ploshchad). 크레믈린 궁 (Kremlin), 레닌 묘 (Lenin's Mausoleum), 국립 역사 박물관 (State Historical Museum), 굼 (Gum) 백화점으로 둘러쌓인 전경.


유명한 성 바실리 성당 (St. Basil's Cathedral)은 해를 등지고 서 있다.


역사 박물관 옆에 있는 카잔 성당 (Kazan Cathedral).


붉은 광장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주코프 (Georgy Konstantinovich Zhukov) 원수의 동상.


붉은 광장 앞에 있는 마네쉬 쇼핑 센터 옆에 있는 분수대인 듯 한데 추워서인지 물은 다 빠져 있었다.


점심은 마네쉬 쇼핑 센터에 있는 푸드 코트에서 먹었다. 커다란 감자의 속을 치즈와 함께 섞은 다음 원하는 토핑을 2가지 얹어주는데 난 햄과 치킨이 주가 된 토핑을 선택했다. 보기보다 양도 많고 맛도 있다. 좀 느끼하긴 했는데 콜라와 함께 먹었더니 먹을 만 했다.



점심을 먹고 다시 찾은 붉은 광장. 내가 방문한 바로 다음날이 1941년 붉은 광장 군사 퍼레이드를 재현하는 기념 행사날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와 관련된 준비가 한창이었다.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Bolshoy Moskvoretsky Bridge)로 가는 길에 찍은 성 바실리 성당.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Bolshoy Moskvoretsky Bridge)에서 찍은 주변 풍경들.



저 멀리 크레믈린 궁 (Kremlin)도 보인다.



다시 성 바실리 성당으로 돌아와 좀 더 가까이에서 여러 각도로 찍은 사진들.









붉은 광장 옆에는 굼 백화점이 있는데 매우 고급스러우며 웅장한 내부 장식과 시설을 갖춘 국영 백화점이다. 많은 유명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었다.





해가 져가면 백화점 외벽에 불이 밝혀진다.


다시 찾아간 볼쇼이 모스크보레츠키 다리에서 찍은 석양.



해가 지면서 붉은 광장 주변에도 조명이 켜지기 시작한다.








원래는 붉은 광장 외에 다른 곳들도 몇군데 더 가보려고 했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붉은 광장과 마네쉬 쇼핑센터, 굼 백화점을 돌면서 그 주변에만 있었다. 이곳의 야경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붉은 광장의 야경을 찍고 난 서둘러 공항으로 이동했다. 아침에 붉은 광장에 올 때 1시간 정도 걸려서 차가 막혀도 1시간 30분정도 걸리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려 2시간정도 소요되었다. 아마도 일요일 저녁시간이라 그랬었던 것 같다. 비행기 출발시간 50분 전에 도착했는데 보딩패스는 이미 받아 놓은 상태여서 제시간에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렇게 일주일간의 짧은 여행이 마무리되었다.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날. 밤 비행기로 모스크바로 가는 스케줄이라 일단 아침 식사를 하고 체크아웃 하기 전에 로쿰을 사오기로 했다. 로쿰 (Lokum)은 Turkish Delight 라고도 하는데 이스탄불 거리를 다니다 보면 로쿰을 파는 상점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로쿰은 터키의 전통 과자인데 정말 많은 종류의 것들이 있다. 전분과 설탕이 기본이 되고 거기에 과일이나 견과류가 추가되어 다양한 맛을 낸다. 과일맛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매우 달게 느껴지고, 견과류, 그중에서도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로쿰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맞는 편이다. 젤리와 같이 쫄깃한 느낌에 각종 견과류의 씹는 맛이 더해져 독특한 맛이 난다. 내가 산 곳은 Hafiz Mustafa라는 곳으로 호텔 스탭이 추천해 준 곳이다. 시르케지(Sirkeci)역 바로 옆에 있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홈페이지도 있다. http://www.hafizmustafa.com/ 이곳에서는 꽤나 유명한가보다. 그래서인지 가격은 꽤나 비싸다. 이집션 바자 근처에도 로쿰 파는 가게들을 많이 봤는데 거기 가격의 몇배는 되는 듯 했다. 난 피스타치오로 만든 2가지 로쿰을 500g씩 총 1kg를 샀는데 45리라였다. 내가 산 로쿰이 좀 비싼 종류였다. 점원의 얘기를 들어보니 종류에 따라 1kg에 10~70리라정도 한다고 한다. 전반적으로 과일맛이 저렴한 편이고 견과류가 들어간 것들이 비쌌다. 공항으로 가져갈꺼냐고 물어보길래 그렇다고 했더니 비닐 진공포장까지 해 주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체인점인 Koska도 돌아다니다 보면 볼 수 있다. 사기전에 맛을 볼 수도 있다.


짐 정리를 하고 체크아웃 하고 가방은 호텔에 맡기고 그랜드 바자 (Kapali Carsi)를 향했다. 사실 첫날 오전에 좀 돌아봐서 이날은 대충 돌아보며 사진만 몇장 찍었다.









그랜드 바자를 빠져 나와 뒷골목으로 나와 계속 가면 많은 도매상들이 있다. 아마도 여기가 가격은 좀 더 저렴한 것 같다. 그 길을 계속 따라 가면 이집션 바자 (Misir Carsisi)가 나온다.


이집션 바자는 주로 향신료를 취급하는 상점들이 많다. 전체적인 규모는 그랜드 바자에 비하면 많이 작다. 





이스탄불에는 한곳의 바자가 더 있는데 블루 모스크 근처에 있는 아라스타 바자 (Arasta Bazaar)이다. 규모는 작다. 사진에 보이는 길 하나가 거의 다다.


이집션 바자를 나오면 에미노뉴 선착장으로 향한다. 그 전에 예니 모스크 (Yeni Camii)를 잠깐 들렀다.






에미노뉴 선착장에 있는 지하 보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들로 꽉 차있다. 여행 비수기가 시작되는 지금도 이런데 성수기때의 주말은 어떨까. 날씨도 더울텐데... 상상이 안간다.


터키 사람들은 단 것을 많이 좋아하나 보다. 로콤도 혀가 얼얼할 정도도 단 것들도 많았는데 길거리 음식들도 단것들이 꽤 있다. 사진의 아저씨가 들고 있는 저 쟁반을 가지고 배달하는 사람들을 간혹 볼 수 있다. 특히 그랜드 바자에서는 저 쟁반으로 차이를 배달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에미노뉴 선착장에서 본 갈라타 탑.


내가 가려고 한 곳은 페네 (Pener) 지구. 아직까지 남아있는 터키의 전통마을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은 재개발도 제한한다고 한다.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혼잡한 시내를 벗어나 조용하게 언덕을 오르며 주변을 감상할 수 있었다. 에미노뉴 선착장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99A번 버스를 타고 4정거장정도 가면 된다. 걸어가면 40~50분정도 걸린다.


언덕 위로 올라가다 보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거대한 건물이 있는데 사립 그리스 고등학교라고 한다. 고등학교 건물 치고는 너무 좋고 크다.



사진을 찍는 날 보고 포즈를 취하는 또다른 관광객들도 있다.






페네 지구를 돌아보고 내려와서 찍은 보스포러스 해협 사진 한장. 카메라에 있는 파노라마 기능이 참 유용하게 사용된다.


다시 술탄아흐멧 지역으로 돌아와서 점심 식사를 했다. 치킨 라이스 케밥과 아이란.


식당의 3층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며 술탄아흐멧역 주변 거리의 풍경도 찍어봤다. 트램이 들어오고 있다.


식사를 하고 호텔 근처에 있는 귈하네 공원(Gulhane Parki)에 들렀다. 날씨가 쌀쌀해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는데 여름에는 정말 좋은 쉼터가 될 것 같다. 



여기 저기 놓여있는 벤치에는 커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다정하게 앉아 있었다.



공원 안에 보스포러스 해협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도 자리잡고 있는데 야외 카페라서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이곳도 여름에는 꽤나 인기있을 것 같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애플티 한잔 마시고 좀 쉬다가 마지막으로 이스탄불의 야경을 몇장 찍으러 나왔다.










이렇게 술탄아흐멧에서 탁심까지 천천히 걸으며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 다시 짐 정리를 하고 모스크바행 비행기를 타러 아타튀르크 공항 (Ataturk Havalimami Airport)로 향했다. 술탄아흐멧 지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셔틀 버스가 하루에 너다섯회 운행하는 것 같은데 시간표를 보니 마지막 운행 시간이 8시 30분정도였다. 여행사에 따라 조금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요금은 5유로정도 했다. 하지만 내가 탈 비행기는 1시 40분 비행기였기 때문에 마지막 셔틀버스도 좀 이른 것 같아서 10시 30분쯤 호텔을 나와 트램과 메트로를 이용해서 이동했다. 1시간정도 걸렸던 것 같다.

이렇게 짧은 여행을 하면 항상 느끼는거지만 좀 익숙해지고 적응이 되어갈때쯤 그곳을 떠나야 한다. 그게 너무나 아쉽다. 어쩌면 그런 아쉬움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는지도 모르겠다.


이스탄불에서의 두번째 날. 내가 처음 찾은 곳은 돌마바흐체 궁전 (Dolmabahce Sarayi)이었다. 정보를 찾아 보니 가이드가 있어야 내부 관람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이 안 맞으면 오래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고 해서 일단 일찍 갔다. 다행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관람할 수 있었다. 이곳은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입장료는 Selamlik 30리라, Harem 20리라, 두곳 모두하면 40리라였다. 가기 전에 찾아봤던 금액에 비해서 좀 높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에 이스탄불의 많은 공공 요금이 오른 듯 했다. 원래 교통비도 1.75에서 2리라로 최근에 인상되었다고 한다. 트램의 종착역인 Kabatas역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된다.

돌마바흐체 궁전은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참고해서 지어졌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프랑스식의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의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원은 베르사이유 궁전의 그것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중세 양식이나 화려하고 호화로운 장식들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할만 하지만 개인적으론 입장료가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전이긴 하지만 베르사이유 궁전에 가 봤던 기억이 있어서 더 그랬나 보다. 오히려 다음에 간 루멜리 히사르가 내 취향에 더 맞았다.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다시 Kabatas역쪽으로 오다 보면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그 곳에서 22, 22RE, 25E 버스를 타고 20분정도 (차가 안 막힐 때) 가면 루멜리 히사르가 나온다. 정류장에서 노선 지도도 확인할 수 있다. 내릴 곳을 잘 모르겠으면 현지인에게 물어보는게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아니면 보스포러스 제1대교를 지나 왼쪽으로 늘어선 카페들이 보이기 시작하면 내리면 된다. 보스포러스 제2대교 근처에 있다. 입장료는 3리라.

루멜리 히사르 (Rumeli Hisari)는 콘스탄티노플로의 원조 공급로를 차단하기 위해서 1452년 술탄 마흐멧 2세에 의해 아시아 대륙쪽의 아나돌루 히사르 (Anadolu Hisari)의 반대쪽에 단 4개월만에 세워진 요새이다.




요새에 오르면 보스포러스 제2대교와 아시아 대륙쪽의 이스탄불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아래쪽에는 작은 규모의 원형 극장도 있는데 이곳은 여름에 콘서트 장으로 이용된다고 한다.






입구 근처에 당시 사용되었었던 대포들도 전시되어 있다.




루멜리 히사르를 나와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쭉 걸었다. 낚시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 물에는 엄청나게 많은 해파리들이 있다.


베벡 (Bebek)까지 주변 풍경을 즐기며 걸어서 이동한 후 버스를 타고 탁심(Taksim)광장으로 이동했다. 케밥과 아이란 (Ayran, 터키식 마시는 요구르트인데 단맛보다는 약간 짭짜름한 맛)으로 허기를 채우고 이스티크랄 거리로 향했다.



이스티크랄(Istiklal) 거리는 서울의 명동 같은 곳이라고 보면 된다. 여러 상점들과 식당들, 거리의 악사들도 눈에 띈다.



이스티크랄 거리에는 차가 다니지 않는데 그 대신 노스탤지어 트램(Nostalgia Tram)이라 부르는 오래된 빨란 트램이 거리를 왕복한다. 노스탤지어 트램은 이스탄불에 2개가 있다고 한다. 유럽쪽에는 튜넬(Tunel)에서 탁심(Taksim)까지, 아시아쪽에는 카디쿄이(Kadikoy)에서 모다(Moda)까지 운행한다.





이스티크랄 거리따라 걷다보면 갈라타 탑 (Galata Kulesi)에 도착한다. 전망대에 오르면 유럽쪽 이스탄불의 전경을 볼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인기있는 곳 중 하나다. 난 전망대에 오르진 않았다.


갈라타 탑을 지나 좀 더 내려오면 갈라타 다리가 나온다. 역시나 여기에도 낚시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 그런데 물고기들이 은근히 많이 잡히는 것 같다. 잡힌 물고기를 파는 모습들도 많이 보인다.






다리를 건너 에미노뉴 선착장(Eminonu Iskelesi)에 다다르면 예니 모스크 (Yeni Camii)가 눈에 띈다.


에미노뉴 선착장에서 보스포러스 해협 크루즈선을 탈 수 있다. 가장 널리 알려진 크루즈는 Tur Yol에서 운영하는 것인데 이곳에서 하는 크루즈 외에도 몇개의 크루즈선을 볼 수 있었다. 가격은 다른 곳이 약간 더 저렴했다. 난 Tur Yol 크루즈를 선택했다. 시즌과 요일에 따라 운행시간표가 약간씩 변동이 있는 듯 했는데 난 마지막 운행인 5시를 선택했다. 석양과 야경을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요금은 12리라.


드디어 배가 출발한다. 벌써 해가 질려고 한다. 다리 밑의 식당들도 이미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저 멀리 톱카프 궁전과 아야 소피야, 블루 모스크가 보인다. 아침 저녁으론 날씨가 꽤나 쌀쌀한데다가 바다바람까지 불어 배 위는 꽤 추웠다.







보스포러스 제1대교를 지날 무렵 해가 지고 금방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완전히 해가 진 후.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야경을 찍는건 너무나 힘들다. 건진 사진이 별로 없다. -_-;;


오전에 갔었던 루멜리 히사르가 보인다. 보스포러스 크루즈는 에미뇨누 선착장을 출발해서 몇군데의 선착장을 지나 보스포러스 제2대교 근처에서 다시 에미노뉴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시간은 1시간 30분정도 걸린 것 같다.






크루즈를 마치고 돌아온 에미노뉴 선착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물건을 파는 상인들, 주변을 둘러보는 관광객들, 이런 저런 먹거리들. 이곳에서 유명한건 바로 고등어 케밥. 선착장 옆에 배를 띄워놓고 한사람은 계속 고등어를 굽고 한사람은 구어진 고등어와 채를 썬 양파를 빵사이에 채워 케밥을 만든다. 개당 5리라였었는데 내가 워낙 고등어를 좋아해서 그랬는지 몰라도 닭고기가 들어간 케밥보다 더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이스탄불에서의 2번째 날이 지나갔다. 8시가 넘어가니 대부분의 가게들도 문을 닫고 또 날씨도 추워져서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날 밤비행기로 모스크바로 가는 일정이라 오전에 체크아웃을 해야 했다. 그래서 짐 정리도 좀 하고 메일도 확인하고 이런 저런 정리하면서 2번째 밤을 보냈다.


괴레메에서 버스를 타고 11시간을 달려 도착한 이스탄불.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터키 버스는 특정구간의 표를 구매해도 중간에 갈아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나는 데니즐리에서 갈아 탔었는데 그때 버스 승무원에게 이스탄불 가는 짐은 다 옮겨졌느냐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해서 그냥 갈아 탔었는데 이스탄불에 도착해 보니 내 가방이 없다. 내 가방은 옮겨지지 않았었고 그 승무원은 아무래도 영어를 잘 못했었던 듯. 다행이 오토갈에서 우연히 영어를 잘 하는 젊은 터키인을 만났었는데 그는 버스에서 내게 과자를 나누어 주었던 할아버지의 아들이었다. 아버지 마중 나왔다가 내가 곤경에 처한 것을 본 것. 그 사람이 버스회사에 전화해 보더니 내 가방은 이즈미르로 간 듯하고 이스탄불 오토갈로 그날 저녁때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생기면 자기에게 연락하라며 명함을 준다. 변호사였다. 아무튼 그날 저녁 우여곡절 끝에 그 변호사 덕분에 내 가방을 찾을 수 있었다. 터키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 만큼이나 오지랍이 넓은건 이미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도움을 받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었다.

아무튼 오토갈에서 이스탄불 교통카드(Istanbulkart, 보증금 6리라)를 구입해서 메트로를 타고 Aksaray역에서 트램으로 갈아타고 숙소가 있는 Gulhane역까지 이동했다. 나중에 가방 찾으러 다시 오토갈에 갈때 보니까 Aksaray역보다 Yusufpasa역이 메트로로 갈아타는데 좀 더 가까웠다. 메트로에서 트램으로 갈아 탈때는 우리나라처럼 역이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일단 개찰구를 나와서 좀 걸어가야 한다. 이스탄불의 교통운임은 기본 2리라이고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1.75이다. 교통카드 사용시 환승 할인 혜택이 있다. 환승시에 1리라, 0.9리라 이렇게 조금씩 더 할인이 되었던 것 같다.


내가 예약한 숙소는 Tripadvisor 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호텔 중에서 저렴하면서도 관광지의 접근성이 좋았던 Minel Hotel이었다. 싱글룸이 하루 40유로였는데 다행이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 방이 비어 있어서 곧바로 체크인을 했다. 방을 가 보니 더블베드와 싱글베드가 함께 있는 3명이 묵을 수 있는 방이었다. 아마도 비수기가 시작되어 방이 좀 여유가 있어서 이 방을 준 것 같다. 올 5월에 오픈했다는데 그래서인지 깨끗하고 방이 좀 작긴 하지만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실용적이며 흰색과 파란색을 주로 사용한 인테리어가 편안한 느낌을 주었다. 스탭들도 너무 친절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밖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차를 권하고 케이크도 제공해 주었다. 무선인터넷은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부페식 아침 식사도 만족스러웠다. 빵, 소시지, 치즈, 잼, 과일 등 기본적인 메뉴에 금방 만든 계란 부침과 괴즐레메 (부침개와 비슷)를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체크아웃 후에 짐도 보관해 준다. 이곳에서 2박을 했는데 대만족이다. 다음에 이스탄불에 다시 갈 기회가 생긴다면 주저않고 이 곳에 다시 묵을 것이다. 한국사람들도 그동안 꽤 다녀갔다고 한다. 책장에 한국어로 된 터키 여행 서적도 보였다.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 평가가 좋은 튤립게스트하우스와 비니지스 파트너라고 한다. 홈페이지는 http://www.minelhotel.com/





11시간을 야간 버스로 이동한 후라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도 다행이 버스에서 잠은 잘 잔 편이라 그리 피곤하진 않았다. 그래도 짐을 풀고 호텔에서 좀 쉬다가 주변을 간단히 돌아보려고 나갔다. 아야 소피야가 있는 곳까지 걸어서 5분정도의 거리였다. 아침부터 관광객들의 줄이 꽤나 길다. 오후에 본격적으로 둘러보기 위해 오전에는 방문할 곳들의 위치만 파악하고 그 주면을 돌아보았다. 그런데 날씨가 계속 우중충하더니 비가 내린다 그래서 일단 숙소로 돌아가서 좀 쉬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비가 조금 그치는 듯 싶어서 다시 찾아간 아야 소피아 (Aya Sofya). 아까보다는 줄이 많이 줄어 있어서 얼른 그 뒤에 섰다. 아마도 오전 시간에는 단체 관람객들이 많은 듯 했다. 그래서 아예 일찍가지 않고 어중간하게 오전에 가면 긴 줄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입장료는 20리라 (12,500원정도).



입구를 들어서면 높다란 돔 내부와 길게 느리워져 있는 샹들리에들이 우선 눈에 들어온다. 아야 소피아는 비잔틴 건축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 카톨릭과 이슬람의 묘한 조화가 독특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원래는 기독교 성당으로 지어졌지만 오스만 시대를 거치면서 이슬람교의 사원으로 변경되었다. 천장과 2층에는 기독교 성화들이 복원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길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복원된 기독교 성화들.






창문사이로 블루 모스크가 보인다.


이렇게 이슬람 양식의 무늬가 공존하고 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와 사진을 찍다보니 샹들리에의 불빛이 눈에 띄였다. 그래서 샹들리에들을 중심으로 몇장의 사진들을 더 찍었다. 






아야 소피아에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블루 모스크로 이동하는 길. 


블루 모스크의 원래 명칭은 술탄 아흐멧 자미 (Sultan Ahmet Camii) 이다. 하지만 이슬람 건축에서 많이 사용되었던 푸른 무늬의 타일이 내부 장식에 사용되었다고 해서 블루 모스크로 많이 불리운다. 이곳은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기도시간에는 관광객들의 관람이 제한된다.


사원에 들어서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서 푸른 빛이 은은하게 비춰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블루 모스크의 바로 옆에는 히포드롬 (Hippodrome) 광장이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 마차 경주가 주로 열리던 곳이다. 이 곳에는 3개의 오벨리스크를 볼 수 있는데, 기원전 15세기 이집트에서 만들었다는 테오도시우스 오벨리스크, 479년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서 가져온 뱀머리의 오벨리스크, 940년 콘스탄티누스 7세가 만든 콘스탄티누플 오벨리스크가 그것들이다.



히포드롬 광장 입구에 있는 독일 분수 (German Fountain). 독일의 황제 빌헬름 2세의 선물로 독일에서 만들어져서 이스탄불로 옮겨졌다고 한다.




다음 방문지는 예레바탄 사라이 (Yerebatan Sarayi)이다. 6세기경에 지어진 지하 궁전으로 원래 황실에 수도를 공급할 목적으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이 곳이 유명한 것은 동로마 제국의 저수지 규모 중 최고이며, 기둥머리로 쓰였던 메두사 머리의 조각상이 있기 때문에 더욱 알려졌다. 입장료는 10리라.



이곳에는 두개의 메두사 머리 조각상이 있는데 하나는 거꾸로 하나는 옆으로 뉘어져 있다.





이 날의 마지막 방문지는 톱카프 궁전 (Topkapı Sarayi)이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오스만 제국 시대의 건축 양식과 각종 귀금속, 유물 등의 전시물들을 감상할 수 있다. 박물관의 일부 구역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그냥 보는것 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입장료는 20리라. 궁전 안의 하렘은 별도의 입장료 10리라가 필요하다.




특유의 파란 무늬의 타일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자개를 사용한 문양도 눈에 띈다.


궁전 안의 이곳 저곳을 돌아보던 중 비가 내린다. 그런 와중에 보스포러스 해협쪽을 보니 무지개가 아름답게 떠 있다. 정말 멋진 광경이었다. 톱카프 궁전은 언덕에 있어서 이스탄불의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가 더 많이 오기 시작해서 일단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궁전을 나오니 비가 거의 그쳤다.



이스탄불 구시가지 특히 술탄아흐멧 주변의 관광명소들은 한 곳에 모여 있어서 이동이 편했고 그리 많은 시간이 소요되진 않았다. 아마도 날씨 관계로 궁전을 제대로 둘러보지 않아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숙소로 다시 돌아가서 좀 쉬다가 근처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분실했던 가방을 찾으러 오토갈에 갔다 오니 금방 밤이 깊어졌다. 이렇게 이스탄불에서의 첫날은 지나갔다. 
괴레메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는 바로 열기구를 타고 주변을 감상하는 것이다. 가격도 비싼 편이다. 보통 100~160 유로정도 한다. 나도 안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전날 예약을 했다. 내가 지불한 금액은 110 유로. 그런데 다른 투어들은 보통 리라로 금액이 알려져 있는데 왜 열기구 투어는 유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리라로도 계산은 가능하다. 투어를 하고 느낀 건 아마도 열기구 투어 업체들이 현지 업체들이 아니라 거의 유럽쪽의 업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종사들이 대부분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내가 탔던 열기구의 조종사도 영국사람이었다. 결국 열기구 투어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대부분 터키가 아닌 다른 나라로 간다는 것일까?

열기구(Balloon) 투어는 해뜰녁에 시작되기 때문에 5시 30분쯤 호텔로 픽업을 하러 온다. 투어 장소에 도착하면 간단한 과자들과 음료수를 제공한다. 여기 저기서 부풀어 오르는 열기구들이 보인다. 내가 탈 열기구에도 불이 뿜어져 오른다.


열기구당 20명 내외의 사람들을 태우는 듯 하다. 조종사 자리를 제외하고 4등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조종사 가까운 앞쪽으로 자리를 잡는게 경치를 감상하는데 좀 유리하긴 한 것 같다. 하지만 투어 중에 조종사가 알아서 방향을 바꿔주기도 하고 요청하면 그렇게 해 주기도한다. 난 모퉁이 자리를 선택했는데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조금씩 내가 탄 열기구도 지상을 벗어나 하늘로 올랐다. 이미 많은 열기구들이 올라가 있거나 오르고 있다. 









투어는 1시간정도 진행된다. 투어의 질은 전적으로 조종사의 능력과 재량, 그날의 날씨, 주변상황 등에 좌우되는 듯 하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복불복이다. 같은 투어회사의 열기구라도 어떤 조종사의 열기구를 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내가 탔던 열기구의 조종사는 무난했던 것 같다. 높이 오르기도 하고 계곡 사이를 다니기도 하고 아래 위를 적절히 오가며 이동했다. 열기구 투어를 마치면 내 이름이 적혀진 인증서(?)를 나누어준다. 상술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조금 쉬고 그린투어에 참가했다. 각 관광지의 거리도 좀 멀고,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괴레메에 2일 머물 예정이라 이런 투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Ishtar를 통해서 전날 예약했으며 60리라였다. 역시 열기구 투어처럼 호텔로 9시 30분쯤 픽업하러 차가 왔다. 첫 방문지는 데린구유(Derinkuyu) 지하도시로 괴레메에서 1시간정도 거리에 있었다. 기독교인들이 대피소로 사용하기 위해 판 것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가 정말 대단했다. 관광객들에게는 일부만 공개되고 있다고 하는데 8층정도 높이인 55m의 깊이까지 지어져 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 그 깊은 곳까지 환기가 가능하게 구성해 놓았다는 것이 놀랍다. 중간 중간에 지상에까지 이어져 있는 환기구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지하 1층은 식량과 가축들의 보관 용도였고 사람들은 지하 2층부터 거주했었다고 한다.







지하도시를 둘러보고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이흐랄라 계곡 (Ihlara Valley). 처음 봤을 때 완전히 그랜드 캐년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했다. 좋았던 건 계곡 아래로 내려가 사이를 트래킹 할 수 있었다는 점.





계곡 아래로 내려가면 아가칼티 교회 (Agacalti Church)가 있다. 이런곳에까지 교회를 만들어 놓다니...




교회를 둘러보고 나와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다. 잔잔히 흐르는 계곡과 그 계곡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위엄있게 서있는 절벽의 웅장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길이었다.








계곡 트래킹이 끝나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한 식당이 있었다. 가이드가 미리 몇가지 메뉴 중에서 선택권을 줬었는데 내가 주문한 건 바로 아래 사진. 고기는 쇠고기였는데 너무 오래 요리가 되어 좀 타고 말랐다. 하지만 먹을 만 했다. 사실 난 그리 미식가가 못되서 왠만하면 맛있게 먹는다. ^^;;


식사를 마치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셀리메 수도원 (Selime Monastery). 영화 '스타워즈 (Star Wars)'의 배경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영화는 이곳이 아닌 튀니지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수도원의 내부이다.







수도원이 있는 이 기암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전경도 멋졌다.



그 다음 목적지는 패키지 투어에서 빠질 수 없는 쇼핑몰 방문. ^^;; 우치히사르(Uchisar) 옆에 있는 수공예, 귀금속점에 들렀다. 난 대충 둘러보고 나와 사진이나 찍었다.


마지막 방문지는 야플락히사르 (Yaprakhisar). 아침에 열기구에서도 봤는데 직접 와서 이렇게 보니 또 느낌이 달랐다. 정말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기묘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괴레메에서의 2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숙소에 같이 묵고 있던 사람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이스탄불행 7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장장 11시간의 긴 버스 이동이었다.


파묵칼레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9시간정도 걸려서 괴레메에 아침 일찍 도착했다. 터키의 도시간 이동은 기차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탓인지 버스가 많이 이용되는 듯 했다. 우리나라 버스보다 훨씬 좋은데 운전사와 승무원(?)도 있어서 간단한 과자나 음료를 제공해 주시기도 한다. 휴게소에는 서너번정도 들리는 것 같다. 우리나라 휴게소보다는 작은 규모였다. 간단한 음식을 먹거나 화장실을 이용하는게 대부분이다. 터키의 공용화장실은 대부분 유료이다. 보통 1리라를 받는다. 여행자들은 10시간정도 걸리는 이동 시간때문에 야간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숙박비도 줄이고 낮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으니... 나도 이번 일정 중에서 2번의 야간버스를 이용했는데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면 괜찮을 듯 하다. 하지만 그 다음날의 피로는 어느정도 감안해야 한다.

괴레메 지역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목록에도 포함되어 있는 곳으로 터키의 카파도키아 지역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이다. 마치 외계의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기이한 풍경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원래 바다였던 이 지역이 융기하게 된 후 다시 화산 활동으로 인하여 오랜시간에 걸쳐 화산재들이 덮여져서 응회암을 이루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응회암은 그리 단단하지가 않아 가공이 쉬워서 동굴을 뚫어서 사람들이 살기도 했고 성당도 지어졌으며 심지어 지하도시까지 만들어졌었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비둘기들을 위해 파놓은 구멍들을 꽤 많이 볼 수 있다는 점. 수도사들이 비둘기에게 집을 마련해 주고 비둘기의 알에서 성화를 채색하는데 필요한 염료를 얻었다고 한다. 괴레메에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은 규모가 작은 그랜드 캐년이었다. 하지만 그랜드 캐년이 웅장하고 압도당하는 느낌이 든다면 괴레메는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었다.

괴레메의 숙소는 한국사람들에게 인기있는 Ishtar Cave Pension에 미리 메일로 예약을 해 놓았다. 아침 일찍 괴레메 터미널에 도착해서 Information에 호텔 위치를 물어보니 그냥 전화를 해 준다. 몇분 후에 마음씨 좋게 생긴 할아버지가 차를 몰고 마중나와 주셨다. 카페에서 사진을 봤던 그 할아버지다. 숙소에 도착하니 역시나 여러 한국사람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정말 한국여행자들의 사랑방같은 분위기의 숙소였다.


예약 사실을 말씀 드리니 현재 싱글룸은 다 차서 트리플룸밖에 남은게 없는데 그거 그냥 쓰라고 한다. 다행이 방이 비어 있어서 곧바로 짐을 풀 수 있었다.




짐을 풀고 좀 쉬다가 터미널 근처로 다시 나갔다. 괴레메 시내는 워낙 작아 숙소에서 터미널까지 걸어서 5분정도밖에 안 된다. 파묵칼레에서는 칼레 호텔에서 계속 식사를 해서 아직 제대로 된 터키 음식을 못 먹어본 터라 카페에서 본 Firin Express를 찾아 갔다. 내가 시킨 음식은 Beef Shish Kebab. 원래 Shish는 꼬치 요리인데 그냥 나왔다. 보기보다 양이 꽤 많았다. 빵도 많이 먹어서 그랬나? 아무튼 가격도 저렴했고 (10리라였던 것 같다) 맛도 있었다.


함께 곁들인 차이 (Cay). 역시 터키에서는 차이를 마셔야지. 식사와 같이 시키니까 차이는 무료였다.


식사를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 잠깐 낮잠을 잤다. 야간버스에서 잠을 잘 못잤더니 피곤하기도 했고 또 오후에 로즈밸리 투어(Rose Valley Tour)를 예약해 놓았었기 때문에 시간이 좀 남았다. 잠깐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거의 4시가 다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 요즘 비수기라 투어 신청한 사람이 나밖에 없어서 투어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다. 더구나 투어를 진행하시는 할아버지가 네브쉬히르(Nevsehir)에 볼일이 있어서 가셨다나 뭐라나... 아무튼 한참 여기 저기 전화해 보더니 다행이 2명의 신청자가 더 있어 투어를 진행하기로 했고 할아버지께서도 시간 맞춰 오신단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로즈밸리 투어를 가게 되었다.

로즈밸리 투어는 해가 질때쯤 괴레메 지역의 멋진 석양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마련된 투어이다. 석양에 비친 주변 바위들이 장미빛으로 변한다고 해서 로즈밸리라고 한다고 한다. 대부분의 투어가 해가 지면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Ishtar에서 직접 하는 로즈밸리 투어는 석양 뿐 아니라 밤하늘의 별들도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래 계속되며 모닥불도 피워 감자도 구워 먹고 할아버지가 준비하신 와인과 맥주, 과일도 즐길 수 있다. 다른 숙소에 묵고 있더라도 로즈밸리 투어는 Ishtar에서 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겨울에는 날씨도 추워지고 눈이 오기도 해서 로즈밸리 투어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성수기에는 거의 매일 하지만 비수기때는 신청하는 사람의 수가 어느정도 되어야 진행하는 듯 했다. 3명이 아마도 거의 최소 수준인 듯.






이곳도 해가 짧아서 6시정도가 되니 깜깜해졌다. 밝게 떠 있는 달과 멀리 보이는 괴레메 시내가 운치를 더해 줬다. 물론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은 장관이었다. 







지난 6월 올해 휴가는 어딜 갈까 이런 저런 검색을 하다가 눈에 띈 저렴한 이스탄불행 항공권. 세금 포함 76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하지만 악명높은 아에로플로트(러시아 항공), 게다가 모스크바 경유에 경유 시간도 좀 길었다. 갈때는 5시간 반, 올때는 15시간. 그래서 러시아 비자도 받고 해서 올때는 모스크바를 한나절 돌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짜서 여행을 준비했었다. 싼 맛에 예약을 했었는데 일정은 11월. 언제 오나 했었는데 시간은 가긴 가더라.

원래 터키는 대학시절 배낭여행때 가려고 했었지만 일정이 너무 짧아 그리스까지만 다녀와서 내내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거의 15년이 지나 가게 되었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사의 안좋은 점 중 하나는 이스탄불 도착 시간이 밤 1시 30분이라는 점. 그래서 아예 공항에서 밤을 새고 아침 비행기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파묵칼레 (Pamukkale). 하지만 파묵칼레에는 공항이 없다. 그래서 데니즐리 (Denizli)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터키 항공 국내선으로 이동했는데 프로모션 가격으로 편도 7만원정도였던 것 같다. 데니즐리 공항은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는 외딴 곳에 있는데 도착하면 공항 앞에 셔틀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이 버스를 타고 시내 오토갈 (Otogar, 버스 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15리라(약 9,500원)였다. 1시간정도 걸린다. 오토갈에서 파묵칼레 행 소형버스인 돌무쉬(Dolmus)를 타면 된다. 버스 앞에 'Pamukkale' 라고 써 있다. 요금은 3리라.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파묵칼레에 도착해서 그날 저녁 괴레메로 이동할 버스를 예약하고 숙소를 잡았다. 잠은 안 자고 한나절만 있을꺼라서 칼레 호텔의 도미토리를 선택했다. 밤에 떠난다니 원래 요금 15리라에서 10리라로 깎아 줬다. 원래 칼레 호텔은 한국사람이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 비해 평도 많이 안 좋아졌다. 솔직히 나도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음식을 제공하는데 난 한국 떠난지 하루라 그냥 그랬지만 좀 오랜 여행자에게는 괜찮은 맛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버스는 Suha 버스로 예약을 했는데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칼레 호텔 바로 옆에 파묵칼레 버스회사가 있던데 파묵칼레 버스가 제일 좋은 듯 했다. 괴레메행 Suha 버스는 40리라였다. 인터넷에서는 45리라다.

호텔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일정을 시작했다. 3시간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후에 올라가 해 지는 것을 보고 내려올 계획이었다.

파묵칼레는 석회붕과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라는 신전이 유명하다. 원래 파묵(Pamuk)이 목화라는 뜻이고, 칼레(Kale)가 성이란다. 그래서 목화성. 그 앞에 조그만 호수가 조성되어 있는데 오르기 전에 전경을 찍어봤다. 가을햇살에 반사되어 더욱 하얗게 보였다.


오른쪽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인다. 입장료는 20리라. 매표소부터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석회붕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가야 한다. 석회붕 보호를 위한 조치인 듯 하다.


날씨는 좀 쌀쌀하긴 한데 물은 따뜻했다. 고여있는 물 속으로 들어가면 석회가루가 바닥에 깔려있어 꽤나 미끄럽다.



고여 있는 물에서는 푸른 빛이 난다. 하얀 석회에 맴도는 푸른 빛이 아름답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물이 따뜻해서인지 수영복을 입은 관광객들도 간혹 보였다. 여름 시즌이었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듯 하다.



물이 충분하지 않아서 말라 있는 곳도 꽤 있었다.


내가 올라가기 시작할 때만해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내 뒤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역시 이 곳은 오후에 많이 붐비나보다.



위에 올라와 그 반대편으로 가도 비슷한 지형을 볼 수 있다. 주변의 산들과 어우러져 더 멋진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석회봉 위에는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라는 고대 그리스 도시가 있는데 많이 회손되긴 했지만 예전에 가 본 아크로폴리스가 연상되었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언덕을 오르면 원형 경기장에 도착한다. 정말 아크로폴리스와 비슷한 면이 많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돌에 새겨진 문자들이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해가 질 무렵 다시 찾은 석회봉.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의 해질 무렵의 풍경이 멋지다는 얘기들을 했었는데 노을이 그리 붉지 않아서 아쉬움이 좀 남았다. 하지만 인상적인 곳이었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파묵칼레는 만족스러웠지만 그 곳을 지키는 경비원들은 아니었다. 난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는데 여기서는 삼각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물론 석회붕에서 금지시키는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히에라폴리스에서까지 그러는건 좀 이해가 안간다.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대여섯 경비원들을 만났는데 삼각대를 들고 다니기만 해도 나를 보고 'No Tripod'라고 말을 건넨다. 그래서 석회붕에서 그러는건 이해가 가는데 히에라폴리스 더구나 돌길에서 뭐가 문제냐 하고 되물어도 'Tripod, problem'이라는 똑같은 대답만 들려온다. 경비원들이 영어를 못하는건지... 나에게 추가적인 답을 준 경비원이 딱 한명 있었다. 하지만 그 경비원의 대답이 더 가관이었다. 'No Professional Photo!' 참 기가막혀서... 삼각대 들고다니면 다 전문적인 사진이 찍히나... 그럼 사진작가들은 파묵칼레 오면 안되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 그게 실제 이유인지 아니면 그 경비원의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이해하기 힘든 답변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위쪽을 둘러보고 내려와서 삼각대를 이용해서 야경 한번 찍었다. ^^


베르겐 일정을 마치고 다시 돌아온 코펜하겐.
호텔 체크인 하고 좀 쉬다가 간 곳은 티볼리 공원. 이곳은 세계 최초의 놀이공원으로 알려진 곳이다. 1843년에 세워졌다고 하니 오래 되긴 했다. 여기 있는 롤러코스터도 1914년에 만들어진 최초란다. 안데르센도 이곳에 와서 새로운 동화 구상을 많이 했다고 한다. 지금은 워낙 많은 놀이공원들이 전세계적으로 많긴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의 모태라고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최신 시설들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하고 친환경적인 느낌이 많이 들었다. 여기저기서 여러가지 이벤트와 공연도 벌어진다. 소년경비단의 행진과 교대식도 한다.













음료수컵 반납기도 있는데 5크로네(천원정도)를 돌려준다.


이 곳에는 그 유명한 인어공주 동상도 있다. 원본은 항구 근처에 있고 이건 복제품이라고 한다. 내가 코펜하겐에 갔을때 원본은 상하이 박람회에 전시중이라 티볼리 공원에서 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티볼리 공원을 둘러보고 찾아간 곳은 프레데릭스버그 공원(Frederiksberg Have). 프레데릭스버그 궁전 주변으로 조성되어 있는 공원인데 날씨가 좋은 날에는 많은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는 곳이라고 한다. 내가 갔을 때는 좀 늦은 시간이고 아직은 쌀쌀한 날씨여서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넓게 펼쳐진 잔디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었다.


코펜하겐을 떠나는 날 오전. 내가 간 곳은 코펜하겐 북쪽 외곽에 위치한 헬레루프(Hellerup). 그냥 조용한 소도시였다. 역에서 내려 바다쪽으로 가다보니 고급스럽게 장식된 상점들도 보였다. 은근히 부자 동네인 듯한 느낌이다. 바다쪽으로 가니 요트들도 많이 보이고 쌀쌀한 날씨지만 수영하는 사람도 있었다. 여름에는 많은 사람들이 수상스포츠를 즐길 듯하다.
 




다시 역으로 오는 길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는게 보인다. 왠일일까 하고 가서 보니 덴마크의 한국대사관이었다. 덴마크 시내를 걸어다니다 태극기를 보다니 왠지 감회가 새롭다.

베르겐은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다음의 제2의 도시라고 한다. 오슬로가 서울이면 베르겐은 부산쯤 될려나... 오늘은 베르겐 시내를 돌아보았다. 다른 북유럽국가의 도시들이 대부분 그렇긴 하겠지만 베르겐 역시나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깨끗한 그런 도시였다. 뾰족 솟은 지붕들과 파스텔톤의 건물들이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그리 크지 않은 도시라 걸어서도 충분히 다닐만 했다. 항구도시에서 항구를 가보지 않으면 안되겠지. 역시나 대부분의 볼거리는 항구를 중심으로 모여져 있었다. 작지만 시장도 있고 여러 상점들과 음식점들도 눈에 띄었다. 베르겐은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조용한 항구 도시였다.

 

 






사실 출장 후 몇일 더 머무른 이유는 노르웨이를 다녀오기 위해서였다. 개인적으로 노르웨이에 다녀올 기회가 언제 있을까. 공식 일정 후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피요르드를 보러 베르겐으로 향했다. 사실 가장 유명하고 볼거리가 많은 피요르드는 게이랑에르라고들 하지만 거긴 여름철인 6~8월에만 개장한다고 해서 몇일 차이로 가지 못하고 그 대신 송네 피요르드를 방문하기로 했다. 코펜하겐에서 1시간반정도 비행기를 타고 가변 노르웨이의 베르겐에 도착한다. 비행기 운임은 세금 포함 왕복 15만원정도였다. 생각보다 저렴했다.

송네 피요르드를 방문하는 코스는 다음 웹사이트를 참고하면 된다. 패키지로 표를 구매해서 갈 수도 있겠지만 난 그냥 따로 따로 예약해서 준비했다. 비용이 약간 더 싸다. 

우선 기차를 타고 베르겐(Bergen)에서 보스(Voss)로 이동했다. 기차에서 내리면  버스들을 볼 수 있다. 이 버스를 타고 구트반겐(Gudvangen)으로 간다. 버스에서도 멋진 풍경들을 감상할 수 있다. 사진 찍기 좋은 곳에서는 잠시 멈춰주기도 한다.




 버스에서 내리면 보트가 보인다. 바로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송네 피요르드 관광 보트이다. 이 보트를 타고 플램(Flam)으로 가면서 송네 피요르드를 관광하게 된다.



배가 떠날 때부터 수많은 갈매기들이 주변에 모였다. 아마도 관광객들이 과자를 던져 주는데 익숙해져 있는 듯 했다. 날씨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멋지게 펼쳐진 풍경을 바라 보니 무리해서 오길 잘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시간 정도의 보트 투어가 끝나면 플램(Flam)에 도착한다. 기념품 상점들과 호스텔같은 숙박시설도 눈에 띈다. 정말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이런 곳에서 조용히 몇일 묶으면서 하이킹도 하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아쉬움이 든다.




 
플램(Flam)을 잠시 둘러보고 미르달(Myrdal)로 가는 기차를 탄다. 기차 안에서도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중간에 큰 폭포가 있는게 거기에선 기차가 잠깐 멈춰 서고 때마침 음악이 흘러나오고 몇명의 무용가들이 폭포 바로 옆에서 멋진 춤을 보여준다. 아마도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인 것 같다. 폭포에서의 멋진 무대가 마무리되면 기차는 다시 출발한다. 



미르달(Myrdal)에서 기차를 타고 베르겐(Bergen)으로 돌아오면 오늘의 주요 일정은 마무리가 된다. 



베르겐 시내에는 서울의 남산처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산이 하나 있다. 이 곳은 관광지일 뿐만 아니라 베르겐 사람들의 휴식공간이기도 하다. 송네 피요르드 관광을 마치고 좀 늦은 시간에 올라서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간혹 산책을 하는 사람들도 보이곤 했다. 산 위에는 멋진 호수도 있다. 이곳에서는 베르겐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조용한 항구도시의 운치가 가득하다.







코펜하겐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관광객들도 많은 듯한 느낌이다. 안데르센, 인어공주, 레고, 칼스버그 맥주, 티볼리 정원... 코펜하겐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스트뢰에를 중심으로 해서 거닐다보면 많은 레스토랑과 상점들을 볼 수 있다. 특히나 안데르센 거리로 불리우는 뉘하운 항구 (Nyhavn Harbor)에 가면 많은 노천카페들도 있다.



그리 멀지 않는 곳에 아말리엔보르 궁전 (Amalienborg Slot)도 있다. 이 곳은 현재 덴마크 왕실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런곳들보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곳은 바로 Kastellet이다. 원래는 요새로 사용되었던 곳인데 지금인 그 주변을 공원처럼 꾸며 놓았다. 조깅코스도 잘 되어 있어서 조깅을 하거나 애완견들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다. 인어공주 동상 가기 전에 있다.






일때문에 지난 5월말 사장님과 방문했던 덴마크와 스웨덴. 출장 아니면 다시 갈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사장님에게 말씀드리고 공식 일정 후 몇일 더 있다 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에 도착해서 곧바로 스웨덴 말뫼로 이동. 코펜하겐과 말뫼는 바다 위를 지나는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1시간도 안 걸리는 거리였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 풀고 저녁 먹고 호텔 주변을 좀 돌아보았다.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들이 그렇지만 그리 크지 않는 도시이고 관광지도 아니라 그다지 볼 건 없었다. 더구나 다음날 오전 미팅 후 숙소를 곧바로 코펜하겐으로 옮겨서 둘러볼 시간도 없었다. ^^;;

나름 항구도시의 운치도 느낄 수 있었고 중앙역 앞쪽에서는 많은 호텔들과 레스토랑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Dortmund에 도착한게 오후 늦게라서 호텔 체크인하고 저녁 먹고나니 이미 해도 거의 지고 있었다. 그래도 그냥 호텔방에 있긴 아쉬워 시내를 좀 돌아다녔다. 역시나 그리 볼 건 없다. -_-;;

벤츠 마크가 있는 건물이 내가 묵었던 호텔이다. Westfalenhallen 이라는 전시장과 Westfalenstadion 축구장 옆에 있었는데 주변에 넓은 공원도 있었다.


Dortmund Bahnhof (중앙역)

 
저녁때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찍은 야경 몇장.





프랑크푸르트쪽의 일정을 마치고 도르트문트에서 한건의 미팅을 더 해야 했다. 기차를 타고 가면 3시간정도 걸리지만 어차피 하루 일정이 비어 라인강 유람선을 중간에 타고 가기로 했다. Idstein에서 Ruidesheim으로 이동 후 유람선을 타고 Boppart까지 간 후 거기서 Dortmund로 기차를 타고 가는 일정이었다. 날씨가 좀 흐리긴 했지만 그래도 이번 출장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정이었다.

유람선을 탄 Ruidesheim은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이라고 한다. 와인 박물관도 있고 사진에 있는 저 언덕이 죄다 포도밭이란다.



라인강 주변의 고성들은 현재는 거의 다 호텔이나 레스토랑 같은 시설로 개조된 듯 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길래 뭔가 하고 있었는데 옆에 있던 독일 할아버지가 로렐라이 언덕에 왔다고 알려줬다. 잠시 후 안내방송으로도 나온다. 로렐라이 음악도 들려주더라... 로렐라이 언덕을 지나니 동상도 있다. ^^
참고로 유람선에서는 유명한곳을 지날때 안내방송을 해 주는데 한국어 방송은 없다. 하지만 일본어는 있었다.

 


대부분의 출장 일정은 거래처들과의 미팅이나 박람회 참관이다. 이번에도 Frankfurt Messe에서 열리는 한 박람회를 참관했다. 사실 사장님 업무로 간거지 나나 다른 직원은 별 관계가 없는 박람회였다. 아무튼 박람회 관람을 마치고 사장님은 먼저 귀국하셨고 남은 나와 다른 직원은 중앙역에서 산 한글판 지도을 참고해서 Frankfurt에서 가장 유명한 뢰머광장 (Roemerplatz)을 중심으로 시내를 돌아봤다. 지도의 가격은 0.5 EUR 하지만 역시나 뭐 그리 관광할만한 건 없는 듯 했다.

뢰머광장 (Roemerplatz)



대성당 (Dom)

 


짜일 거리 (Zeil) : 우리나라의 명동쯤 될까? 여러 백화점들이 밀집해 있는 거리. 특이한 건물들도 꽤 있었다.





Commerzbank : Frankfurt의 스카이라인을 이루고 있는 여러 빌딩들 중 가장 높게 솟은 빌딩이다.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본 깔끔하게 지어진 빌딩.



중앙역 (Bahnhof)과 오페라 하우스



한 공원에서 본 황새? 두루미? 아무튼 한 5분 이상을 가만히 서 있더라... 박제였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도 그렇지만 저녁이 되면 광장은 야외 식당과 주점들로 변신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해외로 출장을 갈 기회가 생긴다는건 어찌보면 그리 흔한 경우는 아닐 것이다. 물론 상사와 함께 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고 바쁜 일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낯선곳으로의 여행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리 싫지만은 않다. 지금 일하고 있는 직장을 다니기 시작한지 벌써 3년 반이 넘었다. 그러고보면 평생 이렇게 오래 한 직장에 머물러 있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뭐 이제 나이도 있으니 이직이 그리 쉽지많은 않겠지...

아무튼 지난 6월 중순에 독일로 출장을 다녀 왔다. 역시 사장님과 다른 직원 한명 더, 이렇게 3명이 가게 된 출장이었다. 독일은 95년에 배낭여행으로 베를린과 퀼른을 가 본 후 정말 오랜만에 다시 가 본 곳이다. 하지만 역시나 독일은 관광하기에 좋은 나라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업무 일정때문에 그리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머물렀던 곳은 Idstein이라는 작은 마을로 Frankfurt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대도시가 아니라서 그런지 한가하고 여유로운 풍경속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 물론 거기서 살라고 하면 심심해서 못 살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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