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태백산의 설경을 경험한 후 설악산의 설경이 그리워졌다. 내가 설악산을 처음 가 본건 거의 20년 전이었던 것 같다. 그때가 겨울이었고 친구들과 울산바위에 올랐었다. 그 후 여러번 설악산을 갔었지만 다시 울산바위를 오르진 않았었다. 그래서 울산바위도 다시 오를 겸, 더 늦기 전에 설악산의 설경도 감상할 겸 지난 주말에 당일 코스로 다녀왔다.


성남버스터미널에서 7시 10분 첫차를 타고 출발, 속초시외버스 터미널에 9시 40경에 도착했다. 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설악산 행 7-1번 버스를 타고 소공원에 도착하니 거의 11시가 다 되었다. 버스 배차시간이 30분정도의 간격이었는데 운이 좀 없었는지 거의 30분을 기다렸다.


포근해진 날씨에 따뜻한 햇볕이 내려쬐고는 있었지만 설악산은 아직 녹지 않는 눈으로 멋진 설경을 볼 수 있었다. 소공원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아마도 좀 더 날씨가 따뜻해지고 벗꽃이 피게되면 엄청난 인파가 모일 것 같다.





소공원을 지나 신흥사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올라갔다.



30분정도 올라가니 계조암과 흔들바위가 보인다. 흔들바위는 내려오는 길에 찍었다.



흔들바위 옆 바위 위에 앉아 잠시 쉬며 음료수와 준비해 간식거리를 먹고 있는데 옆에서 다람쥐 한마리도 아이들이 던져준 과자를 맛있게 먹고 있다.



다시 울산바위로 가는 길로 향한다.



중간 중간에 나무들 사이로 멋진 설악산의 전경이 보인다.



거대한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제 얼마 안남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엄청난 경사의 계단들이 남아 있다.




바로 이 계단이다.



올라가는 중에 대청봉 쪽으로 한 컷. 역시 카메라의 파노라마 기능은 이럴 때 제 성능을 발휘한다.



이 계단을 언제 다 올라가나... -_-;






하지만 오르다보면 끝이 있는 법, 계단을 모두 오르고 조금 더 올라가다 보면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외국인 청년이 바위 위에 앉아서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나중에 보니 부모님과 같이 가족이 온 듯 했다. 그들은 1시간 이상을 정상에서 쉬면서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자연을 감상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은 울산바위에 올라 사진 찍고 간식 먹고 내려가기 바빴다. 보통 그런 말들을 많이 한다. 외국사람들은 주로 직접 보고 느끼는 여행을 한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진찍기 위한 여행을 한다고... 물론 나도 사진찍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여유를 가지고 사색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제 정상에 올랐다. 바위산과 설경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아서 저 멀리 속초 바다까지 보인다.













멋진 자연속에서의 휴식을 마무리하고 다시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시 봐도 울산바위의 계단은 아찔하다. 그런데 이 철계단이 조만간 폐쇄되고 우회 노선이 새로 개설된다고 한다. 울산바위 하면 생각나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였는데 좀 아쉽다.



다시 흔들바위가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등산객 한분이 밀어보시고 있다.





신흥사와 눈 덮인 설악산의 풍경이 아름답다.






이렇게 짧았던 설악산 당일 여행 일정을 마무리했다. 소공원으로 내려오니 4시가 지났다. 다행이 터미널 가는 버스는 이번엔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왔다. 터미널에 도착해서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성남행 6시 10분 막차를 타고 도착하니 8시 30분이 좀 넘었다. 사실 가기 전에 갈까 말까 많이 망설였던 여행이었는데 정말 다녀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벌써 개나리와 목련이 피었는데 아마도 설악산의 눈도 이젠 이미 다 녹았을 것 같다. 가을에 단풍 든 설악산을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 설악산에 가 본적은 많지만 대청봉에 올라본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마음 먹고 대청봉 정상에 오르기로 했다. 혼자 가는 산행이라 가능했으리라...

[9월 27일] 11:30분 강남 터미널에서 양양가는 심야 고속 버스에 탔다.
 
[9월 28일] 새벽 2:10 양양에 도착. 원래 계획은 사우나에서 좀 쉬다가 일찍 산행을 시작하려고 했는데 양양에 있는 사우나는 24시간이 아니었다. -_-;; 그래서 PC방에 가서 시간을 보내다가 아침으로 갈비탕을 먹고 오색약수로 출발하는 7시 버스에 올랐다.

[9월 28일] 7:35 오색약수 매표소 통과. 이쪽으로는 사찰이 없는지 문화제 관람료가 없다. ^^
인터넷에서 찾은 정보로는 오색에서 대청봉까지는 4시간 정도. 당일 코스로 간 산행이라 난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처음엔 멋진 돌길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마음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곧 가파른 산행길이 시작되었다. 역시나 대청봉을 가장 단거리에 올라갈 수 있는 코스라 그만큼 난이도도 상당했다. 제1대피소까지 난코스의 연속이었다. 그래도 제1대피소에서 설악폭포까지는 좀 완만한 등산로였다.
올라가는 도중 헬기로 구조되는 사람도 있었고 나중에 뉴스를 보니 그날 이른 아침에 설악 폭포에서는 사상자까지 있었다고 한다. 정말 요즘처럼 날씨가 추워질 때는 더더욱 조심해야 할 것 같다.




 [9월 28일] 10:05 드디어 대청봉에 도착. 정말 감격이었다. 이래서 산에 오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30분정도 머무르면서 풍경을 즐겼다. 가을 바람이 매서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그러고 보니 정상에 오르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뭐 오색->대청봉 코스는 그리 볼만한 풍경은 없었기 때문에 부지런히 올라 시간이 많이 준 것 같다.




[9월 28일] 10:35 하산. 간단하게 준비해간 샌드위치와 초콜렛으로 허기를 채우고 설악동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외설악의 비경과 폭포들을 즐기면서...





[9월 28일] 15:30 설악동 소공원 도착.

[9월 28일] 16:00 숙소 도착. 샤워하자 마자 골아 떨어짐... 저녁 챙겨 먹고 또 잠... -_-;;

[9월 29일] 07:30 일출은 콘도 방 안에서 보고 아침도 먹을 겸 콘도 앞에 있는 속초 해수욕장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보는 바다. 철 지난 해수욕장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다. 조용하니 참 좋았다.



[9월 29일] 10:00 체크 아웃하고 한화콘도로 향했다. 서울행 서틀버스 표를 사고 워터피아로 가서 2시까지 신나게 온천도 하고 수영도 하고 물장구(?) 치며 놀았다. 혼자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그래도 눈치 안보고 마음껏 즐기다 왔다. ^^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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