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1. 9. 14:54, Movie/영화를 보고

'슈렉'의 성공 이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전략이 혹시 '패러디'로 굳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실 '슈렉' 전의 애니메이션들은 몇편을 제외하곤 흥행이 그리 잘 된 편은 아니었지만 디즈니와는 다른 좀 더 높은 연령층을 위한 작품들이 많았다. '개미', '이집트의 왕자', '치킨 런', '엘도라도', '신밧드', '스피릿'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었다. 특히나 3D애니메이션 작품들은 모두 디즈니의 작품들을 의식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개미'와 '벅스 라이프', '슈렉'과 '몬스터 주식회사', 그리고 '니모를 찾아서'에 대한 반격 '샤크'.
우선 '샤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초호화 배우들의 참여일 것이다. 윌 스미스, 르네 젤위거, 로버트 드 니로,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거기에 연출력 못지 않은 연기력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까지. 이쯤하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론 윌 스미스의 입담도 좋았지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감초역할이 의외로 더 인상에 남았다. 더구나 그의 눈썹을 그대로 보여준 샤익스 캐릭터도 재미있었다. 한스 짐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저스틴 팀버레이크, 숀 폴, 미시 엘리엇 등이 참여한 OST도 영화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려준다.
화면 또한 '니모를 찾아서' 못지 않는 기술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디테일은 좀 부족한 것 같고 그 대신 더 화려하게 바다 속을 표현하고 있다. 패러디 역시 화면 여기 저기 눈치를 챌 수 있다. 단지 좀 아쉬운 것은 '슈렉'을 생각하면 너무나 단편적은 것들만 보여진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화려한 볼거리이다. 화면 자체도 그렇지만 스토리를 전해줄려고 하기 보다는 멋지고 감각적인 것을 보여주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눈과 귀는 즐겁지만 보고 나오면 조금 긴 댄스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나온 듯 한 느낌도 든다.
최고 수준의 중요한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런 것들을 조합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스토리는 20대후반 이상을, 화면은 20대 초,중반을, 캐릭터는 10대를 겨냥한 듯 하지만 그런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지 않고 제각기 보여지고 있다.
'슈렉'이나 '니모를 찾아서'와 비교가 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하지만 그래도 화려한 볼거리와 유명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Movie > 영화를 보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비에이터 : 마틴 스콜세지식의 블록버스터? (0) | 2005.03.01 |
---|---|
숨바꼭질 : 훌륭한 연기가 아깝다 (2) | 2005.03.01 |
공공의 적 2 : 통쾌한 만큼 회의적인 현실 (0) | 2005.02.10 |
말아톤 :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초원이의 환한 미소 (0) | 2005.01.30 |
월드 오브 투모로우 : 흑백영화와 마블 코믹스에 대한 세련된 오마쥬 (0) | 2005.01.30 |
알렉산더 : 글래디에이터는 정말 멋진 영화였다 (0) | 2005.01.02 |
내셔널 트레져 : 미국식 '다빈치 코드'? (2) | 2004.12.31 |
하울의 움직이는 성 : 하야오의 작품이기에 아쉬움을 논할 수 있지 않을까 (3) | 2004.12.26 |
인크레더블 : 3D 애니메이션의 한계는 어디인가... (1) | 2004.12.19 |
브리짓 존스의 일기 2 : 오버하는 브리짓 (1) | 2004.12.12 |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