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1. 18:22, Movie/영화를 보고
미스트 (The Mist, 2007)
- 감독 : Frank Darabont
- 출연 : Thomas Jane, Marcia Gay Harden, Laurie Holden, Andre Braugher, William Sadler
필립 짐바르도라는 심리학자는 사람들을 간수와 죄수의 두 집단으로 나누고 그들의 행동을 교도소에서 관찰하는 이른바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일주일도 안되어 참가자들의 폭력과 정신쇠약 증세로 인하여 중단되었다. 그 후 필립 짐바르도는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서 인간에게 처해진 환경이 그 대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그 방향이 다르긴 하지만 스탠포드 교도소의 실험이 연상되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광고처럼 단순히 정체모를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로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정신적인 나약함과 폭력성, 악함에 대한 심리 스릴러라는 느낌을 받았다.
정체모를 안개에 의해서 대형 마트라는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고립된다. 그리고 안개속 괴물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그 속에서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의심, 폭력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진다.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서도 공포 자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로 인한 인간들의 심리적인 변화와 공포적인 상황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간들의 광기어린 모습에 좀 더 촛점을 맞추고 있다.
'쇼생크 탈출'과 '그린 마일'에 이어서 3번째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스티븐 킹과 상의를 통하여 결말을 제외하고 많은 부문 소설의 내용을 충실하게 화면에 옮긴 듯 하다. 괴물들에 대한 표현이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눈에 많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딥 블루 씨', '퍼니셔'같은 액션 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토마스 제인은 이제 조금은 연기다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다라본트 감독의 스티븐 킹 소설 영화 3편에 모두 출연하게 된 윌리엄 새들러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샤 게이 하든의 연기는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매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기 최면에 빠진 듯 한 광신도의 모습을 그녀보다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영화가 공개된 후 원작과 다른 결말이 좀 논란이 되고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영화의 결말이 원작의 그것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관객들은 허무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갑자기 닥친 환경의 변화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약하며 무모하고 오만한가를 실랄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어쩌면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치며 노력해도 결국 모든 것은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운명론적인 세계관은 심리적인 공포감을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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