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폐관된지도 벌써 5년이 넘었지만 가끔 씨넥스의 추억이 떠오르곤 한다. 사실 그 영화관에서 본 영화는 2편밖에 되지 않는다. 'LA 컨피덴셜'과 '더 헌팅'. 하지만 영화 자체의 재미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화관의 사운드 하면 씨넥스에서 본 '더 헌팅'을 잊을 수가 없다. 이건 마치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역시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대한극장의 70mm 화면으로 본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난 개인적으로 영화를 볼때 화면과 소리의 비중을 따지자면 4:6정도로 소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AT9 사운드 필름 페스티벌은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클로버필드'의 재상영은 영화를 매우 인상적으로 본 나에겐 좀 더 나은 사운드로 관람할 수 있는 더할 수 없는 기회였다. 더구나 dts demonstration을 영화관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DTS demonstration]
1. Eagles의 Hell Freezes Over 중 'Hotel California' : 콘서트 현장에서의 공간감의 경험

집에서 매번 보던 것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첫 상영을 뮤직DVD로 정한 것은 매우 적절한 느낌이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것은 사운드의 공간감이었다. Eagles의 연주는 말할 것도 없고 마치 바로 옆에서 있는 듯한 관객들의 호응이 어우러지는 사운드는 정말 콘서트 현장에서 듣는 듯한 공간감을 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The Fast And The Furious : 날카로운 고음의 향연
정말 이 영화의 반 이상은 사운드가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레이싱 장면과 배경 음악의 사운드가 인상적인 작품이었다. 역시 추격장면이 상영되었는데 Eagles의 강한 인상때문이었을까 조금은 답답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서라운드의 느낌도 뭔가 2% 부족한 느낌. 하지만 날카로운 고음을 귀에 부담이 가지 않게 안정적으로 재생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The Haunting : 중저음이란 바로 이런 것.
첫화면을 보자 마자 씨넥스의 추억이 되살아났다. 마치 다시 씨넥스에서 다시 영화를 관람하고 있는듯한... 기억속에 남아있던 최고의 사운드를 다시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그 저음의 웅장함이란... 그러고 보니 이 영화를 본지도 거의 10년이 지났다. 그런데 아직도 그 당시의 사운드가 그리운걸 보면 정말 대단한 경험이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 Moulin Rouge 중 'One Day I'll Fly Away' : 뮤지컬의 느낌 그대로.
Baz Luhrmann 감독의 뮤지컬적인 연출 답게 음악 역시도 실제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잘 살려주고 있었다. 마치 Nicole Kidman이 정말 스크린 뒤에서 노래하고 있는 것 처럼.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Hero 중 'Blue Room' : 온몸을 휘감는 사운드에 포위되다.
현란한 인상적이었던 화면의 색감만큼이나 사운드 효과도 일품이었던 작품.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 자체는 그저 그랬던... 아무튼 이 장면에서는 역시 멋진 서라운드 효과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6. E.T : 영화음악의 중요함을 다시한번 일깨워준다.
자전거 타고 하늘을 날아가는 너무나 유명한 장면과 거기에 흐르는 존 윌리암스의 배경음악을 듣다보니 어린시절의 추억과 함께 스크린이니 사운드니 하는 기술적인 면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영화가 좋아서 영화관을 찾았던 그때가 떠올랐다. 훌륭한 배경음악은 관객들을 영화에 훨씬 몰입시키고 감정을 자극하여 반응을 극대화시킨다. 존 윌리암스의 음악은 그 역할을 넘어서서 더 큰 감동을 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 DTS demonstration만으로도 정말 멋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상영 중에는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울 정도로 긴장된 순간들이었다.

[Cloverfield]
개봉시 관람했던 극장은 CGV 상암. 워낙에 막귀이긴 하지만 관람 당시에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사운드로 기억된다.

이 영화에서의 사운드 효과는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영화가 시종일관 카메라를 쥐고 있는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화면과 함께 사운드가 얼마나 그 현장감을 전달할 수 있느냐에 따라 관객들이 영화에 쉽게 몰입할 수도 아니면 그냥 단순히 현기증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지 루카스가 운영하고 있는 현존하는 최고의 사운드 스튜디오 '스카이워커 사운드'는 영화의 컨셉에 맞는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이 영화에서 특히 멋진 사운드를 들려 주었던 몇 장면을 소개해 본다.

1. 첫 건물 폭파
송별 파티의 요란한 분위기 (여기서도 강한 비트의 중저음을 약하게나마 느낄 수 있다)에서 빠져나와 베스와의 문제로 롭이 잠시 밖에서 고민하던 중 알 수 없는 굉음과 맨하탄 한 복판의 건물이 폭파되며 파편이 여기저기 떨어지고 파티장은 순식간이 아수라장으로 변하게 된다. 이 때의 강력한 폭파음은 영화의 본격적인 전개를 알리며 매우 깊은 인상을 준다. 정말 극장의 좌석이 울리며 마치 실제로 근처에서 무언가가 폭발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영화에 몰입하게 만들어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 브룩클린 다리의 붕괴
괴물의 꼬리(?)에 허무하게 무너져버리는 브룩클린 다리. 괴물의 괴성과 붕괴되는 교량의 효과를 잘 표현해 주고 있고 특히 케이블이 끊어지는 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3. 시가전
괴물에게 무차별 폭격을 퍼붓는 군사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총성과 폭격 소리에다가 괴물의 괴성까지 가세해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긴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 지하철에서의 괴물과의 난투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괴물들의 소름끼치는 소리는 영화관 어딘가에 그 괴물이 숨어있다가 나올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역시 다리 많이 달린 것들은 징그러워...

사용자 삽입 이미지


5. 괴물 폭격과 헬기 추락
괴물이 스텔스기에 폭격 당하고 갑자기 뿌연 폭연에서 튀어 나와 헬기를 습격하여 추락하는 장면 또한 현장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혼란스러운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영화제를 위해서 일반 상영시보다 볼륨을 조금 높였다고는 하지만 좌석의 울림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웅장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는 극장은 찾기 힘들다. 씨너스 이수 5관은 씨넥스와 함께 내게는 가장 훌륭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던 영화관으로 기억될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길...



클로버필드 (Cloverfield, 2008)
- 감독 : Matt Reeves
- 출연 : Michael Stahl-David, Odette Yustman, Mike Vogel, Lizzy Caplan, Jessica Lucas

클로버필드 포스터 1 클로버필드 포스터 2

JJ 애브람스가 '떡밥의 제왕'으로 불리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마도 TV 시리즈 '로스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미 '앨리어스'부터 엄청난 떡밥 던지기로 유명했었다. 램발디의 예언으로 시작된 '앨리어스'시리즈의 떡밥은 시즌을 거듭할 수록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이야기가 확대되었고 페이스오프에 적인지 아군인지 도대체 감을 잡을 수 없는 주변 인물들 거기에 좀비까지 등장하며 초반의 호평과는 다르게 비난을 받다가 시즌 5로 종방을 했었다. 상황은 어찌보면 '로스트'도 비슷한데 그래도 이번엔 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클로버필드 스틸 1

이렇게 일단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하는데에는 뭔가 일가견이 있는 그가 2007년 여름 캠코더로 찍은듯한 화면에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가 거리로 떨어져 굴러가는 예고편이 공개되었다. 영화 제목도 없이 그저 개봉일인 '1-18-08'만 확인할 수 있었고 실제로 나중에 1-18-08.com 이라는 사이트도 오픈되었다. 뉴욕을 배경으로 괴물이 등장하고 캠코더로 찍은 설정이라는 정보 외에 많은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던 전략으로 사람들의 관심은 크게 증폭되었다. 이렇게 다시 한번 JJ 애브람스의 떡밥이 시작된 것이다.

클로버필드 스틸 2

'클로버필드'는 여러모로 '블레어위치'를 상기시킨다. 페이크 다큐라는 형식을 빌리고 캠코더로 찍은듯한 영상으로 화면을 채우고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1인칭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되어 관객들이 영화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보다 사실적으로 다가가게 함으로서 영화의 내용을 극대화시킨다. 뉴욕이라는 지리적인 설정은 그 효과를 더한다. 아마도 미국인들에게는 9/11의 이미지를 다시 떠올리게 할 것 같다. 사실 나도 뉴욕에 가본 적이 있어서인지 더욱 더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거기에 따른 인터넷의 관련 웹사이트 개설과 홍보 전략이 맞물려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영화가 공개된 마당에서도 아직까지 영화의 숨은 의도와 괴물의 정체에 대한 실마리를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찾아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클로버필드 스틸 3

'로스트'에도 등장하는 달마 표시와 Slusho라는 음료수, 그리고 로버트가 다닌다는 일본 기업. 이런 떡밥들이 영화 곳곳에 널려있고 과연 이런 정보들이 어떤 뜻을 담고 있나 궁금하게도 만든다. 조금 더 정보를 찾아보면 괴물이 나타나게 된 이유도 어느정도는 감을 잡을 수 있다. 또한 엔딩 타이틀 마지막에 들리는 소리는 역시나 후편의 암시를 어느정도 내포하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벌써 속편에 대한 소식이 서서히 들려오고 있다.  JJ 애브람스는 한 인터뷰에서 같은 사건을 겪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설정을 언급하면서 조심스레 속편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클로버필드 스틸 4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라 아침부터 좀 서둘렀다. 아침 일찍 먼저 찾아간 곳은 바로 Central Park. 맨하탄에 갔는데 이곳을 안 가보면 안 되겠지 ^^


맨하탄의 6%를 차지하고 있다는 Central Park. 정말 제대로 볼려면 몇일은 있어야 볼 듯 하다. 공원 중간 중간 호수, 동물원 등의 볼거리들 있다. 특히 이곳에 가면 많은 뉴욕 시민들이 조깅이나 사이클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들 몸을 가꾼는 사람들이라 몸매 좋은 사람들이 많아 눈이 즐겁다. ^^

Central Park에서 바라본 맨하탄. Central Park 중간에 커다란 호수가 있으며 그 둘레에 조깅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에는 자전거는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Central Park에 바로 붙어어있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유명 예술품들이 많이 전시가 되어있다고는 하는데 미술에 조예가 깊지도 않고 또 부족한 일정 탓에 관람은 패스.


건축공부할때 귀에 박힐 정도로 많이 들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구겐하임 미술관.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공사중이여서 그 유명한 외관은 확인할 수 없었다.  -_-;;


금융의 중심가 Wall Street. 생각보다 고층빌딩이 그리 많아보이진 않았다.


Wall Street의 증권 거래소


일명 다리미 빌딩이라고 불리는 Flatiron 빌딩. 맨하탄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 중의 하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랐다. 원래 18$인데 단체 티켓을 구매해서 15$에 입장. 낮과 밤의 맨하탄을 모두 보려고 좀 늦은 오후에 올라 갔다. 저 멀리 보이는 빌딩이 크라이슬러 빌딩. 영화에도 많이 나왔지. ^^;;


타임스퀘어쪽


해가 거의 저갈 무렵의 크라이슬러 빌딩.


타임스퀘어쪽 한장 더.


저 멀리 떠 있는 달이 맨하탄 야경의 운치를 더 해 준다. 하지만 막상 전망대의 상황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발디딜 틈도 없이 혼잡했다. 토요일 밤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계속해서 맨하탄의 야경.


마지막으로 타임스퀘어쪽 야경이다.


2박 3일의 정말 짧은 일정으로 맨하탄을 돌아보고 왔다. 사실 난 먹거리나 쇼핑같은데는 그리 관심없는지라 그냥 발 닿는데로 느낌 가는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건 일정이 좀 여유로울때 얘기지... 이번 일정은 너무나도 빠듯해서 좀 유명한 몇곳을 돌아보니 귀국할 시간이 다가왔다. 다음에 다시 기회가 있다면 좀 여유롭게 맨하탄의 곳곳을 좀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뮤지컬도 몇편 더 보고, 클럽 같은데도 좀 가 보고... ㅎㅎㅎ

이번 뉴욕 여행에 대해서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몇가지 부분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1. 교통.
여행 준비할때는 원래 Grey Line Bus Tour 이용을 고려했었다. 하지만 좀 더 정보를 찾아보니 Metro Card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면서 편리했다. Metro Card는 지하철과 버스 모두 이용이 가능하고 각 노선이 많아서 왠만한 곳은 지하철만 타도 대부분 갈 수 있었다. 특히 1,2,3번 지하철의 이용이 많았다. 더구나 24시간 운행하는 뉴욕 지하철은 늦은 시간에도 숙소로 돌아갈 걱정 하지 않아서 좋았다. 또한 우리나라 지하철처럼 깊이 있는 것이 아니라 1층정도의 깊이만 내려가면 된다. 지하철 내부는 냉방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춥기까지 했지만 역사는 따로 냉난방 시설이 없는 듯 했다. 그래서 엄청 덥더라... 한가지 주의해야할 것은 한 승강장에서 여러 노선의 지하철이 정자하므로 오는 지하철의 노선을 잘 확인하고 타야 한다. Metro Card는 1일권이 7$, 일주일권은 24$.

2. JFK 공항으로의 이동
Penn Station에서 Jamaica Station으로 가는 LIRR를 타면 3$ (난 토요일에 이용해서 3$였지만 원래 평일에는 5~7$라고 한다.), Jamaica Station에서 JFK공항까지는 AirTrain이 운행되고 있다. 요금은 5$. 걸리는 시간은 Penn Station에서 공항까지 1시간이 안 걸렸던 것 같다. 한 50분정도.

3. 보안 관련
많은 사람들이 뉴욕은 위험한 곳이니까 조심하라고 했었다. 하지만 돌아다니면서 느낀건 그리 위험해 보이진 않았다. 물론 할렘가쪽은 가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더구나 맨하탄 중심지에는 관광객들이 워낙에 많아서 거리에나 지하철에나 경찰들도 꽤 많이 보였다. 그러고 보면 서울은 참 안전한 도시인 것 같다.

'Travel > 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07.21~22] Grand Canyon, USA  (0) 2011.08.14
[2011.07.20, 22] Las Vegas, USA  (0) 2011.08.14
[2007.7.27] New York, Day 2  (1) 2007.08.24
[2007.7.26] New York, Day 1  (4) 2007.08.2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