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4)
[2011.12.31] 임재범 콘서트 '거인, 세상을 깨우다'
내가 임재범의 목소리를 처음 들었던 것은 1986년 시나위 1집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였다. 사실 당시에는 그 곡은 좋아했었지만 임재범의 보컬을 연주에 묻혀버린다는 생각이 들어 그리 관심이 가질 않았다. '그대앞에 난 촛불이여라'가 오히려 보컬의 매력은 더 느낄 수 있었다. 시나위 2집에서는 보컬이 김종서로 바뀌고 그는 외인부대와 Asiana로 활동을 계속했지만 사실 난 메탈 팬은 아니었기에 임재범은 내 관심에서 멀어져 갔었다.

그의 음악이 내게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솔로 1집인 '이 밤이 지나면'을 통해서였다. 사실 당시 기존 임재범의 팬들은 이 솔로 앨범에 불만이 많았었다. Rock음악에 대한 변절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앨범의 전체적인 느낌은 역시 Rock의 성격이 매우 강하다. 그 후 2집부터는 그가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하면서 좀 더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쪽으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그렇게 그는 '비상', 사랑보다 깊은 상처', '고해', '너를 위해' 등의 히트곡을 만들어내고 많은 드라마의 OST에도 참여했다.

사실 그가 2011년 중반 MBC의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게 된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긴가민가 했다. 그의 파란만장한 과거사를 딛고 대중들에게 다시 다가올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그의 음악을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고마웠다. 그렇게 그는 세상으로 다시 나왔고 이제는 그 속에서 많이 익숙해진 느낌이다. 그런 그의 공연을 2011년 마지막날 관람할 수 있었던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그의 공연은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의 곡인 '비상'으로 시작되었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듯한 가사가 매우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 후 여러 히트곡들과 이번 리메이크 앨범에 포함된 곡들고 공연은 구성되었다.

중간에 분위기가 바뀌며 디아블로, 차지연씨와 함께 이번 앨범에 아쉽게 빠졌던 헤비메탈 버전의 '내 귀에 캔디'와 '크게 라디오를 켜고', 'Rock In Korea'로 열정적인 무대를 보여주었다. 이제 50이 된 그의 그런 열정적인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스트로는 박완규가 '사랑했어요', '그것만이 내세상'을 불러 줬고, 차지연은 '그내는 어디에'와 '사랑보다 깊은 상처'(임재범과 듀엣), 디아블로는 '고래사냥'을 들려 주었다. 박완규는 '천년의 사랑'이나 '련' 같은 곡을 불러줬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Lonely Night'이면 더 좋았을 것이고...

콘서트의 마지막곡은 역시 '고해'였고, 앵콜곡으로는 '여러분'을 선사하며 2시간 30분이 넘는 공연을 마무리했다.

전체적인 느낌은 물론 전성기만큼은 못하겠지만 그의 목소리가 많이 좋아진 듯 했다. 이제는 정말 세상과 교류하려고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족들과 그의 동생인 손지창 내외도 이번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아쉬웠던건 이번 앨범곡들의 비중이 좀 많아서 숨겨진 그의 히트곡들이 선곡에서 많이 빠진 것이었다. 내심으로는 '가로수 그늘아래 서면'을 불러 줬으면 했는데 역시나였다.

아무튼 이제는 그의 파란만장한 과거사는 접어두고 좋은 음악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공연곡 (가나다순)
 
겨울 편지
고해
낙인
내귀에 캔디
너를 위해
비상
사랑
사랑 그 놈
사랑보다 깊은 상처
얼굴
여러분
이 밤이 지나면
크게 라디오를 켜고
Desperado
Hello
Kiss
Rain
Rock In Korea
Shape Of My Heart
Sweet Dreams

- 박완규
그것만이 내세상
사랑했지만

- 차지연
그대는 어디에

- 디아블로
고래사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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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6] 브라이언 맥나이트 (Brian McKnight) 내한공연

내가 처음 그의 음악을 들었던 것은 아마도 1995년쯤 라디오에서 'One Last Cry'였을 것이다. 이 곡이 히트한건 1993년이었지만 그땐 군대에 있었으니 제대 후에 처음 들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그의 인기가 그리 높지는 않았다. 솔로곡보다 바네사 윌리암스와 불렀던 'Love Is'가 더 유명했었으니까. 'One Last Cry'도 'Love Is'가 히트하면서 뒤늦게 빛을 본 경우였다. 당시 국내에는 라이센스도 나오지 않았었다. 그래서 명동 신세계 백화점의 지하에 있었던 파워스테이션에서 겨우 수입음반으로 구해서 들었었다. 그 후 4집 'Back At One'이 전세계적인 히트를 하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들이 생겨났고 여러 가수들도 자신의 가창력을 인정받기 위해 앞다투어 그의 곡들을 부르기도 했다. 사실 그의 인기는 'Back At One'때 정점을 달렸고 그 이후에는 조금씩 하락세이긴 하지만 이제는 고정팬들이 꽤 많아진 듯 하다.


그는 여러번 방한했는데 내한공연은 2002년 처음 이루어졌다. 그 후 작년에 두번째에 이어 11월 26일 세번째 공연이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얼마전 발매한 'Just Me'앨범 이후 진행되고 있는 Just Me Tour 순회공연의 일환으로 열린 공연이었는데 아시아 지역은 우리나라와 일본만 하는 듯 하다. 이번 순회공연은 'Acoustic Show'와 'Band Show' 두가지 포맷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한공연은 'Acoustic Show'였는데 밴드 없이 피아노와 기타를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공연이었다. 이번 앨범인 'Just Me'의 두번째 라이브 디스크를 들어보면 아마도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번 내한공연도 거의 비슷한 포맷으로 진행되었다.



8시에 시작된 오프닝은 비보이 공연과 임정희가 나왔다. 요즘 '불후의 명곡 2'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임정희는 골든 레이디, 시계 태엽 그리고 데뷰곡이었던 Music Is My Life를 시원한 가창력으로 불러주었다.



임정희의 공연이 끝나고 잠시 뜸을 좀 들이다가 무대 중앙이 조명이 밝혀지며 그가 나타났다. 3층에서 찍은 사진이라 상태가 별로 좋지 않다. -_-;;
 


그리고 한시간 반정도의 시간동안 Back At One, One Last Cry, Crazy Love, Still, Never Felt This Way, Anytime, The Only One For Me, 6,8,12, Love Of My Life, Shoulda Woulda Coulda, Still In Love, My Kind Of Girl 등 대부분의 히트곡과 이번 Just Me 앨범에서 Fall 5.0을 불러 줬다. 또한 When I Fall In Love (Nat King Cole), On The Wings Of Love (Jeffrey Osborne), Overjoyed (Stevie Wonder), Rock With You (Michael Jackson) 같은 다른 존경하는 가수들의 곡들도 그들을 흉내내며 불러 줬는데 스티비 원더의 작년 내한 공연때 빠졌던 Overjoyed를 브라이언 맥나이트의 목소리로 들으며 아쉬움을 만회했다. 마이클 잭슨의 노래를 불러 줄때는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다.




여성팬들이 많은 그는 여성 관객 중 한명을 무대로 초대해서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다.







이번 앨범인 'Just Me'에는 템포가 빠른 곡들이 예전 앨범들에 비해서 좀 많은 편인데 그 중 'Fall 5.0'을 부를 때는 리듬에 맞추어 간단한 춤을 추기도 했다.


브라이언 맥나이트는 내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가수 중 한명이었지만 공연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악기 하나와 목소리로 어떻게 이런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지...  공연 중 몇번이나 전율에 소름이 돋았다. 정말 멋진 목소리와 작곡 능력을 가진 것 같다.

몇가지 아쉬웠던 것은 위에도 썼지만 'Just Me' 음반의 두번째 디스크 포맷하고 너무 비슷해서 미리 감상했던 나에겐 신선함이 좀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진행상의 아쉬움도 있었는데 브라이언이 공연중 하는 얘기들을 스크린에 번역해서 보여주는 것이 너무 타이밍이 늦어서 오히려 역효과가 났었던 것 같다.

아무튼 좋아하는 가수의 좋아하는 음악들을 라이브로 듣고 또 감동을 받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의 공연을 본 후 그의 앨범들을 꺼내어 다시 듣고 있다. 그는 신보 소식이 들리면 주저없이 음반을 구매하는 아티스트 중의 하나이다.


아래의 2장은 그의 곡때문에 구매한 음반인데 Beverly Hills 90210는 유명한 Vanessa Williams와의 듀엣곡 'Love Is'가 수록되어 있고 디즈니의 'Music From The Park'에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Remember The Magic'이란 곡이 포함되어 있다.


조규찬의 7집 리패키지에 포함된 'Thank You (For Saving My Life)'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원래 Justin Timberlake와의 듀엣곡 'My Kind Of Girl'을 박진영과 다시 불러 국내에서 발매된 베스트 앨범 'From There to Here: 1989-2002'에 수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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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5] 마룬 5 (Maroon 5) 내한공연
현재 가장 스타일리쉬한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중의 하나인 마룬 5 (Maroon 5). 그들의 2번째 내한 공연이 지난 5월 25, 26일 이틀에 걸쳐서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다. 국내에 2번째 내한공연을 한 그들은 의례적으로 부산에서도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만큼 그들의 인기가 크다는 것일 것이다. 이제야 늦는 후기를 올리게 되는데 다시 한번 그때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평일 공연이라 퇴근하자 마자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대형 내한 공연은 평일 공연이 꽤나 되는 편인데 그건 아마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본 공연을 하게 되면서 한국 공연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아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주말 공연은 일본, 그 전이나 후의 평일 공연은 한국. 그도 그럴 것이 일본과 한국의 음반 시장이 비교가 안되니 그런 아티스트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룬 5 (Maroon 5)의 공연장은 1층은 스탠딩, 2층부터는 지정석이다. 난 어차피 스탠딩석을 구매해도 일찍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니 그냥 편하게 지정석을 예매했다. 하지만 첫곡이었던 'Misery'의 반주가 나오자마자 앉아있을 수 없어 2시간 내내 일어서서 박자 맞추고 따라 부르며 흥겨운 밤을 보냈다. 그들의 히트곡들은 워낙에 신나는 곡들이 많아서 거의 쉬지 않고 총 17곡을 불러 주었다. 공연 전에는 팬클럽에서 준비한듯한 종이 비행기를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들이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 'She Will Be Loved'를 부를 때 날려 주었다.

공연중에 보컬인 Adam Levine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얘기하면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한국인 룸메이트 얘기를 하기도 했다. 아직 미혼이라며 페이스북 주소를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열의(?)도 보여 주었다.

마룬 5 (Maroon 5)는 최근에 Christina Aguilera와의 싱글 'Moves Like Jagger'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동안 해체설이 돌기도 했었는데 공식적인 언급은 없으니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음악 들려 주었으면 좋겠다.

2011년 5월 25일 8:00 내한공연 Set List
1. Misery 
2.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 
3. Harder to Breathe 
4. Give a Little More 
5. The Sun 
6. Won't Go Home Without You 
7. Never Gonna Leave This Bed 
8. If I Ain't Got You 
9. She Will Be Loved 
10. Wake Up Call 
11. Shiver 
12. Stutter 
13. This Love 
14. Sweetest Goodbye 
15. Hands All Over 
16. Makes Me Wonder 
17. Sunda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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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0] 스티비 원더, 그는 전설이다.


스티비 원더. 그의 내한 공연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는 '정말?'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티켓을 예매하고 나서도 혹시나 취소되는거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정말로 그가 내한공연을 했다.

티켓 오픈 당일에 사무실에서 마우스를 몇번씩 클릭하며 겨우 겨우 예매 성공한지 거의 한달. 드디어 어제 8월 10일 역사적인 스티비 원더의 내한 공연을 관람했다.

비오는 저녁 공연시간에 겨우 겨우 맞춰 도착했지만 평일에 더구나 우천관계로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이 많아 공연 시작은 30분정도 지연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티켓이 매진이었다는걸 실감할 수 있었다.

어느정도 사람들이 제자리를 찾고 조명이 모두 꺼지며 현란한 키보드 연주가 들려왔다. 그리고 무대에 2개의 조명이 키보드를 들고 연주하는 한 사람을 비춰준다. 바로 스티비 원더였다.

그가 무대에 나타난 이후의 2시간 30분정도의 시간은 정말 감동의 순간들이었다. 그동안 음반과 DVD로만 감상했던 그의 음악들을 실제로 듣게 되니 너무 감격스러웠다. 특히 'Lately'의 전주가 나올때는 나도 모르게 한방울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Part Time Lover'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도저히 그냥 앉아서 들을 수는 없었다. 그 후로 계속 서서 흥겨운 음악에 몸을 맡기고 열심히 박수치며 즐겁게 따라 불렀다. 특히 그의 음악들 중 가장 좋아하는 'Sir Duke'와 'Superstition'이 나올때는 정말 행복했다. 생전에 친했던 Michael Jackson의 'The Way You Make Me Feel'도 인상적이었다.

이번 공연에서 선곡된 곡들은 전체적으로 펑키하고 리듬감있는 곡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관객들의 반응도 더욱 신났던 것 같다. 하지만 You're The Sunshine Of My Life, Overjoyed, For Your Love같은 멋진 발라드곡들이 빠진 점이 좀 아쉬웠다.

특이할만한 점은 그가 공연 도중 우리나라의 남북관계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음악활동 못지않게 정치나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은 그의 성향을 알 수 있었다. 또한 공연 마지막에는 김덕수 사물놀이와 국내 합창단, 그리고 일본 등에서 온 뮤지션들이 참여하여 전 세계를 아우르는 밴드가 구성되어 멋진 연주를 보여주었다. 'I Love You'의 한국말을 물어서 '사랑합니다'라는 한 단어로 멋진 즉흥 코러스를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선사한 것도 잊을 수 없다.

부디 다시 한번 한국에 방문하셔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멋진 음악들을 들려주실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러게 된다면 물론 나 또한 다시 관람할 것이다.

2010년 8월 10일 8:30 내한공연 Set List
1. My Eyes Don't Cry 
2. Master Blaster (Jammin') 
3. We Can Work It Out (by The Beatles) 
4. As If You Read My Mind 
5. If You Really Love Me
6. Knocks Me Off My Feet 
7. Lately
8. Never Dreamed You'd Leave in Summer 
9. Empire State of Mind (by Alicia Keys) 
10. Higher Ground
11. Don't You Worry 'bout a Thing
12. Visions 
13. Living for the City 
14. Yester-Me, Yester-You, Yesterday 
15. Uptight 
16. For Once in My Life  
17. Signed, Sealed, Delivered (I'm Yours) 
18. Part Time Lover 
19. Sir Duke  
20. The Way You Make Me Feel (by Michael Jackson) 
21. Isn't She Lovely 
22. Free
23. My Cherie Amour 
24.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25. Superstition 
26. Another Star 
27. Happy Birthday
28.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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