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작품들, 특히 픽사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어쩌면 이렇게 관객들의 여러가지 취향들을 커버할 수 있을까?
디즈니가 픽사와 손을 잡으면서 디즈니의 셀 애니메이션들은 더 이상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지 못하게 되었다.
'토이 스토리'를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는 거의 충격이었다.
컴퓨터 그래픽만으로 이 정도의 작품을 만들다니...
하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그 이후의 픽사는 2001년 '몬스터 주식회사'와 2003년 '니모를 찾아서'를 거치며 헐리우드에서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런 픽사가 '인크레더블'이라는 작품으로 다시 한번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영화에 대한 정보를 살펴보다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작품의 감독은 일부 애니메이션 매니아들 사이에서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알려져 있는 '아이언 자이언트'의 감독이기도 하다.
TV시리즈인 '심슨 가족'의 에피소드들을 만들다가 만든 장편 데뷰작인 '아이언 자이언트'는 개봉당시 흥행에는 그리 성공하지 못했었지만 입소문으로 나중에 매니아층이 생겨 DVD 판매도 꽤나 잘 되었던 작품이다.
아무튼 그런 그가 픽사와 만나서 3D 애니메이션인 이 작품으로 전작의 아쉬운 흥행 성적을 보기 좋게 극복하였다.
더구나 픽사의 작품 중 사람이 주연인 첫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평범하게 살아가게 된 과거의 슈퍼영웅들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나 TV속의 영웅을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취향을 그대로 이용하고 있지만 일단은 관객들이 좋아하니 비난할 수는 없는 것이겠다.
어찌보면 이런 점은 철저하게 계산된 마케팅에 의한 소재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중년층에게는 옛시절의 향수를 느끼게 하고 아이들에게 영웅이라는 소재는 항상 관심의 대상이니까...

사실 전반부는 전개가 좀 느슨하게 느껴진다.
그러다가 중반 이후부터 스토리 전개가 빨라지면서 충분히 그 전의 지루함을 상쇄시키고 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놀라운 수준을 보여준다.
사람의 감정 표현도 매우 자연스럽고 화면의 속도감 기존 작품들에 비해서 월등히 빨라졌다.
3D 애니메이션의 한계가 과연 어디까지 갈지...

이제 헐리우드의 애니메이션은 3D가 대세인 듯 하다.
디즈니의 2D 애니메이션은 이제 더 이상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어려워졌다.
현재로서는 3D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픽사가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슈렉' '샤크'같은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고 있는 드림웍스도 만만치는 않은 상대다.
앞으로 이 두 제작사의 대결이 흥미로워질 듯 하다.

근데 이 작품을 보면서 나만 '스파이 키드'가 생각이 났을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