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소식이 들리면 주저없이 앨범을 사게 만드는 가수들이 몇 있다. 그 중에 한명이 '이소라'.

얼마전 그녀의 신보 출시 소식을 모 음반쇼핑몰에서 보게 되었고 싸인판을 준다는 문구에 주저 없이 예약 주문을 했었다. 예정되어 있었던 출시일이 하루 이틀 늦추어지긴 했었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CD를 더구나 싸인판으로 받게 되었다.

우선 자켓을 보면 보라색 벨벳 느낌의 고급스러운 천으로 만들어졌다. 정면에는 초생달(그녀의 표현으로는 '눈썹달')이 6개의 별과 함께 새겨져 있다. 책자형식으로 된 자켓을 넘기면 북클릿과 디지팩으로 되어 있는 케이스에 CD가 보관되어 있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자켓의 색이 2가지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보라색과 회색. 내가 받은 보라색이 더 나은 듯. 아무튼 그녀의 앨범은 4집 '꽃'부터 자켓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물론 약간 보관하기 힘든 점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팬들에 대한 배려를 한다는 것이 흐뭇하다.

실려있는 곡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역시 이번 음반에도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The Story'의 이승환, '불독 맨션'의 이한철, '러브홀릭'의 강현민. '시나위'의 신대철,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까지... 각기 개성이 다른 아티스트들로 부터 곡을 받긴 했지만 앨범의 모든 곡들을 그녀는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앨범 전체의 가사를 그녀가 직접 쓰기 때문일까?

음악이 좋은 건 말할 것도 없지. 오랜동안 기다려온 만큼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특징이라면 기존에 간혹 들려 주었었던 듀엣곡도 없고 경쾌한 리듬의 곡도 없다. 어찌보면 철저하게 이소라 그녀 자신만의 음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발'같이 정말 가슴 시리게 애절한 곡은 없지만 절제된 가사와 곡해석으로 그보다 더 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어쩌면 이리도 이별의 아픔을 얄미우리만큼 가슴에 와 닿게 표현해 주고 있는지. 아마도 이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감을 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3번째 트랙인 '바람이 분다'. 기존의 이소라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좀 더 세련되고 극적으로 구성된 곡이다. 그 외에도 '쓸쓸', '봄', 'Tears' 그리고 허밍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그 어떤 곡보다도 애절하고 슬픈 감성을 가지고 있는 'Siren' 등 단 한곡도 버릴 것이 없이 충실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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