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mp3를 접하게 되면서 음반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많이 줄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신보가 나오면 들어보지도 않고 음반을 사게 되는 아티스트들이 몇 있다. 최근에 갑자기 그런 아티스트들이 오랜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해서 오랜만에 음반 몇장을 질렀다.


1. 윤상의 'Song Book'
 
윤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국내 아티스트이다. 작곡가 시절부터 그의 음악은 내 감성을 자극했고 솔로 음반들도 내는 앨범마다 만족을 주었었다. 2003년 5집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그의 앨범이 나왔다. 사실 이번 음반을 정규앨범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윤상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이 앨범은 다른 가수들이 윤상의 곡들을 부른 일종의 리메이크(?) 음반이기 때문이다.
 
참여한 가수들도 쟁쟁하다. 오랜 친분들 자랑하는 노영심, 유희열 이외에도 엄정화, 윤건, 소녀시대, 김형중 같은 대중적인 가수들부터 W & Whale, Sweet Sorrow, My Aunt Mary, 조원선, Casker 등의 실력있는 뮤지션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다.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윤건의 '가려진 시간 사이로'같은 곡도 있고, 엄정화의 새로운 면을 느낄 수 있는 '사랑이란' 같은 곡도 있으며, 역시 윤상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녀시대의 '랄랄라' 같은 곡도 귀에 들어온다. 조만간 발표 예정인 윤상이 이끄는 일렉트로니카 밴드 '모텟'의 앨범도 기대해본다.




2. 이소라의 '7'
 
이소라도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다. 2004년 6집 '눈썹달'이후로 4년만이다. 6집도 12월에 나오더니 이번 앨범도 그렇다. 그만큼 이소라의 음악은 겨울과 어울리는 것일까?
 
이번 앨범의 특징은 곡의 공식적인 제목이 없다. 곡들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그려져 있으며 제목이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관계된 단어들이 적혀 있을 뿐이다. 그만큼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상력을 발휘하게 한다. 또한 예전 그녀의 앨범들처럼 독특한 패키지로 되어 있다. 4집 '꽃'과 비슷한 수첩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쁘긴 한데 디스크에 스크래치 생기지 않게 조심해야 할 듯.
 
조규찬이 전반적으로 음반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강현민, 이한철, 김민규, 이규호, 정순용, 정지찬 같은 평소 이소라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실력파 뮤지션들이 참여하고 있다. 곡들은 백문이 불어일청이다. 이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도중에 여러번의 환희와 여러번의 눈물과 여러번의 애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여러 느낌의 곡들이 골고루 선곡되어 있지만 이소라는 이런 여러 모습들을 이소라 자신의 것으로 모두 만들어준다.


 
 

3. David Sanborn의 'Here & Gone'
 
소장하고 있는 음반 중 David Sanborn의 앨범이 가장 많다. 솔로 앨범만 19장이다. 이제 이 앨범을 소장하게 되어 20장이 되었다.
한창 그의 음악에 빠져 있던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비한다면 현재 그의 앨범은 매우 정통적인 재즈와 블루스쪽으로 접근해 있긴 하다. 하지만 아티스트에 대한 호감때문인지 왠지 그의 음악은 매우 어렵게만 들리는 정통 재즈라도 정겹게만 들린다. 예전처럼 그의 음악을 자주 듣게 되지는 않지만 언제 들어도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아마도 그의 음악은 블루스적이기도 하고 째즈적이기도 하고 팝적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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