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생아
츠카모토 신야가 카인과 아벨을 만든다면...

츠카모토 신야가 '철남'을 발표하면서 불러일으킨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저예산 영화로서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철남'은 개인적으로는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져 헤드'보다도 더 충격적인 영화였다.

이제 츠카모토 신야는 메이져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많이 점잖아지기는 했지만 그의 신선한 감각은 무시할 수 없다.

데이빗 크로넨버그(그는 '데드 링거'라는 쌍둥이에 대한 영화를 이미 만든 적이 있기도 하다)의 육체적 변이, 데이빗 린치의 기괴함에 일본 특유의 괴담 분위기가 더해진다.
버려진 쌍둥이 동생과 그의 가족에 대한 복수.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형제의 미묘한 욕망.

전반부에 보여지는 화면의 긴장감과 공포감은 역시 츠카모토 신야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공포의 대상은 영화를 더욱 괴기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 공포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 부터는 두 형제의 갈등과 욕망의 대립으로 촛점이 모아지면서 긴장감이 늦추어진다.
그리고는 너무나 평이한 결말을 보여준다.

일인 이역을 소화해 낸 모토키 마사히로는 '시코 밝고 말았다'와 '쉘 위 댄스'같은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모델 출신이라는 (우리나라의 변정수와 많이 닮았다.)료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츠카모토 신야가 메이져 영화 감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그의 영화가 더욱 더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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