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레메에서 가장 유명한 투어는 바로 열기구를 타고 주변을 감상하는 것이다. 가격도 비싼 편이다. 보통 100~160 유로정도 한다. 나도 안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서 전날 예약을 했다. 내가 지불한 금액은 110 유로. 그런데 다른 투어들은 보통 리라로 금액이 알려져 있는데 왜 열기구 투어는 유로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리라로도 계산은 가능하다. 투어를 하고 느낀 건 아마도 열기구 투어 업체들이 현지 업체들이 아니라 거의 유럽쪽의 업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종사들이 대부분 유럽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내가 탔던 열기구의 조종사도 영국사람이었다. 결국 열기구 투어에서 벌어들이는 돈은 대부분 터키가 아닌 다른 나라로 간다는 것일까?

열기구(Balloon) 투어는 해뜰녁에 시작되기 때문에 5시 30분쯤 호텔로 픽업을 하러 온다. 투어 장소에 도착하면 간단한 과자들과 음료수를 제공한다. 여기 저기서 부풀어 오르는 열기구들이 보인다. 내가 탈 열기구에도 불이 뿜어져 오른다.


열기구당 20명 내외의 사람들을 태우는 듯 하다. 조종사 자리를 제외하고 4등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아무래도 조종사 가까운 앞쪽으로 자리를 잡는게 경치를 감상하는데 좀 유리하긴 한 것 같다. 하지만 투어 중에 조종사가 알아서 방향을 바꿔주기도 하고 요청하면 그렇게 해 주기도한다. 난 모퉁이 자리를 선택했는데 좀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이제 조금씩 내가 탄 열기구도 지상을 벗어나 하늘로 올랐다. 이미 많은 열기구들이 올라가 있거나 오르고 있다. 









투어는 1시간정도 진행된다. 투어의 질은 전적으로 조종사의 능력과 재량, 그날의 날씨, 주변상황 등에 좌우되는 듯 하다.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완전히 복불복이다. 같은 투어회사의 열기구라도 어떤 조종사의 열기구를 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내가 탔던 열기구의 조종사는 무난했던 것 같다. 높이 오르기도 하고 계곡 사이를 다니기도 하고 아래 위를 적절히 오가며 이동했다. 열기구 투어를 마치면 내 이름이 적혀진 인증서(?)를 나누어준다. 상술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다. ^^


숙소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고 조금 쉬고 그린투어에 참가했다. 각 관광지의 거리도 좀 멀고,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괴레메에 2일 머물 예정이라 이런 투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Ishtar를 통해서 전날 예약했으며 60리라였다. 역시 열기구 투어처럼 호텔로 9시 30분쯤 픽업하러 차가 왔다. 첫 방문지는 데린구유(Derinkuyu) 지하도시로 괴레메에서 1시간정도 거리에 있었다. 기독교인들이 대피소로 사용하기 위해 판 것이라고 하는데 그 규모가 정말 대단했다. 관광객들에게는 일부만 공개되고 있다고 하는데 8층정도 높이인 55m의 깊이까지 지어져 있다고 한다. 다른 것보다 그 깊은 곳까지 환기가 가능하게 구성해 놓았다는 것이 놀랍다. 중간 중간에 지상에까지 이어져 있는 환기구를 확인할 수도 있었다. 지하 1층은 식량과 가축들의 보관 용도였고 사람들은 지하 2층부터 거주했었다고 한다.







지하도시를 둘러보고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이흐랄라 계곡 (Ihlara Valley). 처음 봤을 때 완전히 그랜드 캐년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했다. 좋았던 건 계곡 아래로 내려가 사이를 트래킹 할 수 있었다는 점.





계곡 아래로 내려가면 아가칼티 교회 (Agacalti Church)가 있다. 이런곳에까지 교회를 만들어 놓다니...




교회를 둘러보고 나와 계곡을 따라 트래킹을 시작했다. 잔잔히 흐르는 계곡과 그 계곡을 사이에 두고 좌우로 위엄있게 서있는 절벽의 웅장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여유로운 길이었다.








계곡 트래킹이 끝나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한 식당이 있었다. 가이드가 미리 몇가지 메뉴 중에서 선택권을 줬었는데 내가 주문한 건 바로 아래 사진. 고기는 쇠고기였는데 너무 오래 요리가 되어 좀 타고 말랐다. 하지만 먹을 만 했다. 사실 난 그리 미식가가 못되서 왠만하면 맛있게 먹는다. ^^;;


식사를 마치고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셀리메 수도원 (Selime Monastery). 영화 '스타워즈 (Star Wars)'의 배경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 영화는 이곳이 아닌 튀니지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이곳이 수도원의 내부이다.







수도원이 있는 이 기암 자체도 인상적이었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주변 전경도 멋졌다.



그 다음 목적지는 패키지 투어에서 빠질 수 없는 쇼핑몰 방문. ^^;; 우치히사르(Uchisar) 옆에 있는 수공예, 귀금속점에 들렀다. 난 대충 둘러보고 나와 사진이나 찍었다.


마지막 방문지는 야플락히사르 (Yaprakhisar). 아침에 열기구에서도 봤는데 직접 와서 이렇게 보니 또 느낌이 달랐다. 정말 그 어디서도 보기 힘든 기묘한 풍경이었다.




이렇게 괴레메에서의 2일간의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숙소에 같이 묵고 있던 사람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이스탄불행 7시 버스에 몸을 실었다. 장장 11시간의 긴 버스 이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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