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수
닐 조단 감독이 ''애수''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건 아마도 ''푸줏간 소년''의 인상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닐 조단 감독은 거의 신파에 가까운 원작 소설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까...

1955년에 만들어졌던 데보라 커 주연의 ''애수''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렸을 때 명화극장 같은 프로를 통해서 본 것은 같은데...
아마도 닐 조단 감독의 영화처럼 과감한 성적 표현은 없었겠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은 아마도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떤 사람는 소유하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지켜보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사랑을 완성하려고 하고...
''애수''의 세명의 주인공도 각기 다른 사랑의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주인공 수잔은 모리스에게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보지 못한다고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니예요'' 라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의 곁을 떠난다.
보이지 않는 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다니...

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사랑하면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것 아닌가?
암튼 등장인물들의 애절한 감정은 충분히 느껴진다.

닐 조단은 원작을 영화화하면서 단순한 멜러물을 만들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약간은 미스테리적인 분위기와 섹슈얼한 장면들, 그리고 적절한 음악들이 21세기에도 어울릴 만한 수준 높은 사랑 영화를 만들어 주고 있다.
게다가 전쟁이 배경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는가.
하지만 전쟁에 대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랄프 파인즈는 ''잉글리쉬 페이션트'' 이후로 사랑에 집착하면서 질투감을 느끼는 모리스 역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매그놀리아''에서도 볼 수 있는 줄리안 무어도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사랑을 완성시키려 하는 수잔 역에 잘 어울린다.

데보라 커가 나왔던 예전의 애수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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