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2025] 9편 관람 후기

7월 초 열렸던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본 9편의 작품들 줄세우기 해 봅니다. 비판홀릭 카드 구매해서 심야 3편, 일반상영 6편 관람했습니다. '어글리 시스터', '투게더' 등 개봉 예정작 및 수입작들은 가능한한 배제했습니다.

올해부터 프로그램북을 제작하지 않아 비판홀릭 키트 받는데 뭔가 허전하더군요. 

작년의 '비버 대소동'같이 제 취향을 완전히 사로 잡은 영화는 없었지만, 그래도 폭탄은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1. 마르코 (Marco, 2024)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테리파이어 3'과 함께 가장 잔인한 영화였을 겁니다. 후반부에 매우 고어한 장면들이 등장합니다.
인도영화 특유의 과장, 허세, 유명영화 모방 등에 어느 정도 익숙하고 관대하다면, 만족하실 수 있는 영화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이없고 불쾌한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속편 제작 소식도 들리던데, 기회가 된다면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2. 테리파이어 3 (Terrifier 3, 2024)
등급에 관대한 프랑스에서조차 18세 미만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었던 영화죠. 그만큼 고어하긴 하더군요. 내용이 2편에서 이어지는데, 2편을 보진 않았지만 이해하기 어렵진 않습니다. 4편을 암시하며 끝납니다.
7,80년대 호러 영화 스타일을 재현하고 있어서, 해당 팬들에겐 반가운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3. 리덕스 리덕스 (Redux Redux, 2025)
히어로물에서는 이미 식상해져버린 평행 우주를 소재로 한, 한 여인의 복수극인데, 이렇게 신선하게 만들 수 있다면 환영합니다. 평행 우주를 넘나들며 딸을 살해한 연쇄 살인범에게 수없이 복수하지만, 공허한 감정만 더해갈 뿐입니다. 과연 그녀의 복수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4. 너와 나의 우주 (U Are the Universe, 2024)
지구의 핵폐기물을 목성으로 실고 가는 도중, 지구가 폭발하여 인류가 멸망하게 됩니다. 마지막 생존자인 그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솔라리스', '그래비티' 같은 작품들이 연상되는 화면에, 매우 고전적이고 인간적인 주제를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5. 죽음의 호수 (Bone Lake, 2024)
공유 숙박의 더블 부킹으로 외딴 호수 근처의 대저택에서 묶게 된 두 커플에 대한 이야기힙니다. 뭔가 예상되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요? 예,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예측 가능한 진행이지만 긴장감을 주는 연출 덕에 흥미롭게 관람했습니다.



6. 아버지라는 것 (Descendent, 2025)
외계인 납치를 소재로, 첫 아이의 출산을 앞둔 아내를 둔 가장의 심리를 그리고 있습니다. 미스테리 스릴러 형식을 바탕으로, 가장의 무게를 잘 표현해 주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7. 택시더미아 (Taxidermia, 2006)
심야로 함께 상영한 '인간지네' 못지 않게 불편하게 만드는 영화죠. 소문만 들어왔는데 드디어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3대에 걸친 인물들의 욕구에 대한 탐구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8. 인간지네 (The Human Centipede (First Sequence), 2009)
워낙 악명높은 영화죠. 미마존 세일할 때 블루레이 구매해 놓고 아직 보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마르코'와 심야영화로 상영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정말 해괴한 내용이긴 한데, 15년도 넘은 영화라 당시처럼 그렇게 충격적으로 와 닿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니 2편이 보고 싶은건 왜일까요?



9. 라스트 댄스: 안식의 의식 (破·地獄, 2024)
'행복한 장의사', '종이꽃', 일본영화 '굿바이'와 비슷한 소재의 중국(홍콩)영화입니다. 시간표 짜다가 IMDB평이 매우 좋은 편이라 빈 시간에 넣었는데, 저에게는 좀 안 맞더군요. 잘 만들어졌다는 것도 알겠고, 중국의 장례 문화를 보는 것도 흥미롭긴 했는데, 너무 전형적이고 교육적이라, 지루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1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 굳이 넣지 않아도 될 장면들도 꽤 되는 느낌이었구요. 제가 기대하는 영화제 컨셉과는 거리가 먼 영화라,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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