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저항 반항을 모토로 시작된 제4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가 막을 내렸습니다.
여러가지 화제속에서 진행되었던 이번 영화제에 대한 꼬리동의 느낌을 전체적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그리고 저의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1. 심야영화의 인기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부분은 역시 심야영화 상영이었습니다.
특히 16일 심야 상영이었던 '소용돌이/링1/링2/링0'는 인터넷, 전화예매 뿐만 아니라 당일 예매도 예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입석까지 매진이 되는 인기를 누렸죠.
특히 이 날은 표를 구하지 못했던 수십명의 관객들이 상영관에서 줄을 서 있다가 가까스로 입석으로 입장하는 해프닝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링 시리즈 이외에도 화제가 된 '콘벤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 '위험한 아기 홀기' 등이 심야상영작으로 선택되면서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호응을 얻었습니다.
음식물 반입 금지의 규정때문에 자원봉사자들과 관객들간의 눈치작전도 이번 심야영화의 진풍경 중 하나.

2. 시네락 나이트 - 넘치는 젊음의 현장.

부천영화제 이벤트에서 빼놓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시네락 나이트.
13일부터 17일까지 시민회관 상영장에서는 마지막회 영화 상영 후 유명한 락밴드들의 콘서트가 연이어 벌어졌습니다.
크라잉 너트, 시나위, 긱스, 노브레인, 어어부 프로젝트, 한영애, 정경화, 들국화 등이 참여한 콘서트에서는 영화제에 참여한 젊음의 열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한국 저예산 영화들의 가능성

영화제에서 상영된 몇편의 한국 저예산 영화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너무 많이 본 사나이', '대학로에서 매춘하다가 토막살해당한 여고생 아직 대학로에 있다', '씨어터', '아티스트' 등의 영화들은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신선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감각은 관객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4. 야외 상영 인기

시청 앞 잔디광장에 마련된 야외상영장에서는 영화제 기간동안 '반칙왕', '마이 러브 리키' 등의 영화들이 이루어져 주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상영장에는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가족단위로 참여한 인근시민들이 많이 눈에 띄이기도 했죠.

5. 자원봉사자들의 친절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가장 가까운 사람은 뭐니뭐니해도 자원봉사자분들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영화제 기간 중에 관객들의 편이와 매끄러운 행사 진행을 위해서 애쓰는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는 이번 영화제에서도 빛을 바랬습니다.

6. 여전한 영사사고

4회를 맞이하는 영화제였지만 영사사고는 아직까지도 없어지지 않고 있었습니다.
17일 '샤워/어글리 우먼' 상영시에는 필름이 거꾸로 감긴 사실을 확인하지 않아서 영화 상영이 40분가량 지연된 것 외에서 크고 작은 영사사고가 있었죠.
영화제 사무국 측은 전문 영사기사를 확보하기 힘들어서 그런 영사사고가 생기고 있다는 답변을 인터넷사이트에 올리기도 했지만 관객들의 불편은 줄지 않았습니다.

7. 전반적인 상영작들의 기대치 미달

제1회부터 영화제를 꾸준히 참여했던 관객들이 입모아서 하는 말은 이번 영화제의 전반적인 상영작들이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제3회까지 프로그래머를 맡았던 김홍준 감독의 탈퇴가 주 원인이 아니었나 추측해 보게 되네요.
그의 영화제 상영작 첫째 조건이 영화팬들의 좋아할 만한 영화를 상영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영화제에서는 관객들의 만족을 충분히 얻었던 작품이 그리 많지 않았고 영화제의 취지처럼 판타스틱하지 않은 영화들이 더 많아서 아쉬움이 남는군요.

8. 관객들의 관람 예절 좀더 신경써야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이번 영화제는 동네잔치에 가까울 정도로 외국 관객들의 수가 적었습니다.
게다가 일부 몰지각한 관객들은 여전히 영화상영 중 전화 통화나 상영시간이 훨씬 지나서 입장 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 주어서 인상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또한 입석관객들의 입장이 영화상영 시작 바로 전에 이루어져서 어수선한 분위기에 영화가 시작되는 경우도 많았죠.

9. 상영관 분산의 문제

시청대강당, 복사골 문화센터, 시민회관, 소사구청으로 이루어진 상영관은 거리상으로 좀 멀리 떨어져 있더군요.
이런 문제점을 보안하기 위해서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관객들의 상영관간의 이동은 어느정도 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상영관이 떨어져서 발생하는 문제는 이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영화제 홍보나 여러가지 이벤트의 활성화가 제대로 되기 힘들었죠.
다시 말해서 상영관에서조차 영화제의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여진 상영관 주변에서 어떤 야외이벤트 행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부산영화제나 전주영화제처럼 인접한 상영관들과 그 주변을 영화제 기간동안 영화의 거리 등으로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예매 창구도 상영관에서만 가능하여 관객들은 예매를 하기 위해서 또 영화를 보기 위해서 2번의 상영관 방문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예매 창구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부천역 주변 등에도 분산 배치하는 것이 관객들의 참여를 좀 더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