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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것이 좋아 : 조금은 가벼워진 '싱글즈'
뜨거운 것이 좋아 (Some Like It Hot, 2008)
- 감독 : 권칠인
- 출연 : 이미숙, 김민희, 안소희, 김성수, 윤희석, 김흥수, 김범
뜨거운 것이 좋아 포스터 1 뜨거운 것이 좋아 포스터 2

2003년 29살 싱글 여성들의 이야기를 남자감독으로서 여자보다 더 여자를 잘 이해하는 듯한 관점으로 잘 표현했던 '싱글즈' 이후 권칠인 감독은 5년만에 40대, 20대, 10대의 보다 넓어진 세대폭의 여성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뜨거운 것이 좋아 스틸 1

이 영화에서의 주된 스토리 전개는 20대 여성인 '아미'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캐릭터는 너무나도 '싱글즈'의 두 여성 캐릭터와 닮아 있다. 거기에 40대인 '영미'의 이야기는 너무나 비현실적이고 이질감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10대 '강애'의 스토리 역시 판타스틱하다. 전작인 '싱글즈'에 비해 좀 공감이 가기가 어려웠다고나 할까... 결국은 남자때문에 울고 웃는 기존의 여성 캐릭터와 다른게 뭔지...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잘 못 느끼는건가?
뜨거운 것이 좋아 스틸 2

스토리나 연출은 평이한 느낌이었지만 이 영화에서 그래도 '건졌다'고 할 수 있었던건 김민희의 모습이었다. 사실 '굿바이 솔로'전에는 전혀 그녀에게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하지만 '굿바이 솔로'에서 그녀의 모습은 정말 그 전의 그녀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고 이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번 그녀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연기가 조금 더 자연스러워져가고 있다고나 할까. 앞으로 그녀의 행보가 주목된다.
뜨거운 것이 좋아 스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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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말도 안되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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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back Mountain의 Ennis, Heath Ledger
그가 죽었단다.
그의 아파트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단다.
이런 말도 안되는 소식이...
오보였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아무튼 고인의 명복을 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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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트 : 괴물들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간의 광기

미스트 (The Mist, 2007)
- 감독 : Frank Darabont
- 출연 : Thomas Jane, Marcia Gay Harden, Laurie Holden, Andre Braugher, William Sadler

미스트 포스터 미스트 티저 포스터

필립 짐바르도라는 심리학자는 사람들을 간수와 죄수의 두 집단으로 나누고 그들의 행동을 교도소에서 관찰하는 이른바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을 진행했었다. 하지만 이 실험은 일주일도 안되어 참가자들의 폭력과 정신쇠약 증세로 인하여 중단되었다. 그 후 필립 짐바르도는 '루시퍼 이펙트'라는 책을 통해서 인간에게 처해진 환경이 그 대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조금은 그 방향이 다르긴 하지만 스탠포드 교도소의 실험이 연상되었다.
미스트 스틸 1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광고처럼 단순히 정체모를 괴물이 등장하는 공포영화로 보이기보다는 오히려 인간의 정신적인 나약함과 폭력성, 악함에 대한 심리 스릴러라는 느낌을 받았다.
미스트 스틸 2

정체모를 안개에 의해서 대형 마트라는 한정된 공간에 사람들이 고립된다. 그리고 안개속 괴물들의 공격을 받게 되고 그 속에서 사람들 사이의 갈등과 의심, 폭력의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워진다. 스티븐 킹은 이 작품에서도 공포 자체에 중점을 두기 보다는 그로 인한 인간들의 심리적인 변화와 공포적인 상황보다 더 공포스러운 인간들의 광기어린 모습에 좀 더 촛점을 맞추고 있다.
미스트 스틸 3

'쇼생크 탈출'과 '그린 마일'에 이어서 3번째로 스티븐 킹의 소설을 영화화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스티븐 킹과 상의를 통하여 결말을 제외하고 많은 부문 소설의 내용을 충실하게 화면에 옮긴 듯 하다. 괴물들에 대한 표현이 좀 아쉬움이 남지만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인지 눈에 많이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배우들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딥 블루 씨', '퍼니셔'같은 액션 영화에 많이 출연했던 토마스 제인은 이제 조금은 연기다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었고, 다라본트 감독의 스티븐 킹 소설 영화 3편에 모두 출연하게 된 윌리엄 새들러의 연기 또한 인상적이었다. 특히 마샤 게이 하든의 연기는 이 영화에 대해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매우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자기 최면에 빠진 듯 한 광신도의 모습을 그녀보다 더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미스트 스틸 4

영화가 공개된 후 원작과 다른 결말이 좀 논란이 되고 있긴 한데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는 영화의 결말이 원작의 그것보다는 훨씬 더 현실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더욱 관객들은 허무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갑자기 닥친 환경의 변화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고 약하며 무모하고 오만한가를 실랄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어쩌면 인간이 아무리 발버둥치며 노력해도 결국 모든 것은 이미 다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운명론적인 세계관은 심리적인 공포감을 더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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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 그들이 흘린 땀 한방울이 주는 감동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Forever the Moment, 2008)
- 감독 : 임순례
- 출연 : 문소리, 김정은, 엄태웅, 김지영, 조은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포스터 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포스터 2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여자 핸드볼 결승전 경기를 아직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그 경기는 극적이었고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이는 어쩌면 비인기종목이라는 설움을 이겨낸 감독과 선수들의 모습이 더욱 더 각인이 되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4년이 지나고 다시 올림픽이 열리게 될 2008년, 지난 대회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개봉되었다. 사실 국내영화중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어느정도 인기를 얻었던 영화라고 해야 '슈퍼스타 감사용'정도밖에 기억에 나질 않는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낯선 소재중의 하나인 스포츠 더구나 비인기종목인 핸드볼 영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의아하기도 하지만 지난 2004년의 감동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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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친구',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임순례감독은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작품을 공개하며 여전히 비주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고 사실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이 영화의 중심은 결승전 그 자체보다도 어쩌면 영화화되면서 가상으로 만들어진 등장인물들의 드라마가 더욱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것은 배우들의 땀흘린 노력의 댓가인 듯 하다. 조금은 밝고 명랑해진 문소리, 이제 로맨틱 코미디의 딱지를 떼어버리고 연기로서 승부할 수 있게 된 김정은, 거기에 이제 어느덧 아줌마의 파워들 보여주기 시작한 김지영까지... 물론 조은지나 엄태웅 같은 배우들도 있었지만 조은지는 기존 영화들에서의 캐릭터와 다른 모습이 거의 없었고 엄태웅의 모습도 연기력의 문제라기 보다는 캐릭터 자체가 정리되지 않은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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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감 넘치는 경기장면들도 이 영화의 사실감과 재미를 더해 준다. 특히나 3달 이상의 트레이닝 받고 대역 없이 직접 경기 장면을 보여준 배우들의 노력이 화면에 그대로 보여졌다. 또한 영화 전반에서 김지영, 조은지, 성지루가 보여주는 감초연기 덕에 잔재미 또한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의 실제 감독과 선수들의 당시 인터뷰 장면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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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점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언급했던 각 캐릭터들의 드라마가 좀 더 부각이 되었었으면 하는 점이다. 사실 경기 결과야 대부분 다 아는 내용이므로 등장인물들의 고민과 갈등들이 해소되고 융화되어가는 과정이 좀 더 다루어지지 못한 듯 하다. 미숙의 이야기는 어느정도 보여 주었지만 그에 비해 혜경과 정란의 이야기는 부족한 느낌이었다. 또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그들 최고의 순간을 엄태웅의 대사를 통해 전하는 것 보다는 화면 자체로서 보여줄 수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올림픽 후 실제 감독들과 선수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때의 반짝 인기 후 다시 비인기종목으로 전락한 핸드볼의 이번 올림픽과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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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사랑 : 알랜 멘켄의 귀환

마법에 걸린 사랑 (Enchanted, 2007)
- 감독 : Kevin Lima
- 출연 : Amy Adams, James Marsden, Susan Sarandon, Patrick Dempsey, Julie Andrews (Narrator)

마법에 걸린 사랑 포스터 1 마법에 걸린 사랑 포스터 2
한동안 침체되었었던 디즈니의 셀애니메이션을 다시 사람들의 관심속으로 끌어드린 작품은 바로 '인어공주'였다. 그 후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 킹' 등의 작품들을 계속해서 히트시키며 뮤지컬 형식의 셀애니메이션 작품들로 큰 호황을 누렸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은 점점 화려한 화면의 CG로 만들어진 3D 애니메이션으로 발길을 돌리게 되었다. 이런 시대적 변화속에서 만들어진 디즈니의 새로운 전략적 작품이 바로 '마법에 걸린 사랑'이 아닐까?

1989년 '인어공주'로 부활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주로 관람했었던 연령층들은 이제 2,30대의 영화의 주 관객층이 되어 있다. '마법에 걸린 사랑'은 이 관객층들의 향수를 정확하게 자극하고 있으며 그들의 자녀들까지도 관객층으로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마법에 걸린 사랑 스틸 1

영화의 시작부터 '인어공주'의 화면을 연상케 하는 셀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한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과거의 추억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함과 동시에 앞으로 보여질 영화 자체의 눈높이를 성인이 아닌 아이들의 시선으로 낮추어 준다. 애니메이션 느낌이 그대로 실사화된, 어찌보면 정말 유치한 영화의 내용과 화면들을 오히려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거기에 이 영화의 성공의 최대 공헌자라 할 수 있는 알랜 멘켄의 음악은 정말 영화의 분위기를 한껏 띄워주며 관객들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마법에 걸린 사랑 스틸 2

또 한가지 눈여겨 볼 점은 이 영화가 드림웍스의 작품들처럼 기존의 디즈니 자체의 이미지들을 패러디하고 변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애니메이션이 실사가 되는 영화의 형식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더욱 관객들에게 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올 수 있었다. 아무리 디즈니 영화라지만 기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그대로 답습한 실사속의 주인공은 그다지 매력적이지도 않을테니...
마법에 걸린 사랑 스틸 3

지젤역의 에이미 아담스는 캐릭터에 비해 나이가 좀 많아보이긴 하지만 적당히 오버하며 만화속의 캐릭터를 잘 표현해 주었다. 특히 'That's How You Know'를 부를 때의 그녀의 모습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에드워드 왕자 역의 제임스 마스덴은 '헤어스프레이'에서의 그의 보습을 연상케 하며 느끼하고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왕자 자체의 모습이었다. 이제 그는 더이상 '엑스맨'의 싸이클롭스가 아니다. 거기에 패트릭 뎀시와 수잔 서랜든, 줄리 앤드류스(나레이션) 같은 중견 배우들이 자칫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그런데 '그레이 아나토미'에서의 패트릭 뎀시 캐릭터를 생각해 보니 제임스 마스덴과 역할이 바뀌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마법에 걸린 사랑 스틸 4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 영화인 '마네킨'이 생각이 났다. 구성도 비슷하고 스토리도 어찌보면 유사한 점이 많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가 더욱 가깝게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마네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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