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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2 : 통쾌한 만큼 회의적인 현실

형사에서 검사로 다시 돌아온 강철중. 그는 역시 이번에도 이땅의 불의를 물리치기 위해 고전분투한다. 다만 전편과의 차이점이 보인다면 강철중이 상당히 깔끔하게 보인다는 것. ^^;;

전작과 마찬가지로 극렬하게 보여지는 악한 캐릭터와의 갈등과 대립을 통하여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1편에 비해서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상영시간이 거의 2시간 반이나 되어 버렸다. 물론 영화의 흐름을 따라 가다 보면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영시간이 긴 만큼 좀 더 간결한 시나리오와 편집이 아쉽고 또 너무 감성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나 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설경구와 정준호의 연기에는 모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설경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력을 이 영화에서도 역시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너무나 전형적이라 설경구만의 강철중의 모습이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준호는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에서 악역으로의 변신을 시도했고 어느정도 성공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역전의 명수'에서의 그의 1인2역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전편에 등장했던 조연들 중 다수가 다시 2편에 참여하였다. 특히 강신일은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강철중을 적극 지원하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요즘 '쾌걸 춘향'으로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엄태웅 역시 큰 비중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통쾌한 결말에 속이 시원해 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을 가져야 하는 영화같지는 않는 현실을 생각하니 오히려 더욱 더 현재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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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스파비스에 다녀 왔다
어제 친구와 함께 온천에 다녀 왔다. 아산에 있는 스파비스에 갔었는데 이번이 2번째 방문이었다. 한 2년전 쯤 역시 겨울에 갔었는데 역시 온천은 겨울에 가야 제맛인 것 같다. 작년 여름에도 속초에 있는 워터피아에 갔었지만 겨울의 온천보다는 그 느낌이 덜 했었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온천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그동안 쌓였었던 피로와 스트레스들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듯 했다. 그렇게 한 몇일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번보다 스파비스를 가는게 조금은 쉬워 졌다. 천안까지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두정역에서 스파비스까지 하루2~3번의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맞추어 전철패키지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그래서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한가지 문제는 스파비스에서 두정역으로 오는 길에 시내 교통량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니 전체 시간은 2시간 반정도 걸린 듯 하다.

온천은 토요일 오후에 연휴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은지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다. 대부분 가족단위였고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온 사람들도 꽤 눈에 띄였다. 마음이 맞고 친한 사람들과라면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즐거운 것 같다. 정말 가끔은 그렇게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7일에 한번씩은 일요일이 있고 1년에 한번씩은 휴가를 가지나보다. 나도 마음 편하게 휴일은 휴일답게 휴가는 휴가답게 지낼 수 있도록 올 한해 열심히 노력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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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 :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초원이의 환한 미소

말아톤 (2005)
개봉일 : 2005년 1월 27일

자폐아라는 소재는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영화로 만들기에는 매우 좋은 소재 중 하나인 것 같다. 더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면 더욱 그렇겠지. 또한 배우라면 한번쯤은 욕심을 내어 볼 만한 배역이기도 하다. 연기력에 대해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까...

이 영화는 비선수로서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서브 쓰리를 성공한 실제의 주인공인 배형진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재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인간승리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인위적인 감동을 주고 교육적으로 풀어가려고 하기 보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영화를 얘기할 때 주인공인 조승우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하여 이미 연기력은 인정받고 있었다. 더구나 최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서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초원이의 모습은 기존의 연기보다도 더 한단계 성숙해진 느낌이다.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초원이긴 하지만 그의 어머니 또한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르침 모두가 초원이 세상속에서 살아갈 수 있고 또 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리라.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손을 놓고 활짝 웃으며 세상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매우 인상깊게 보았던 '슈퍼스타 감사용'이 많이 생각이 났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작품들. 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묘한 재미을 준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초원이 몸매는 끝내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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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투모로우 : 흑백영화와 마블 코믹스에 대한 세련된 오마쥬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2004)
국내 개봉일 : 2005년 1월 13일

기네스 팰트로우, 주드 로, 안젤리나 졸리. 이정도면 그래도 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화려한 화면은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요소이다. 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리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작품이었다. 더구나 모 과자CF에 이 영화가 사용되면서 오히려 더 기대감이 줄어들었었다. 그런데 기대를 안해서였는지 의외로 괜찮게 본 작품이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엔 과거를 배경으로 한 전쟁 SF 블록버스터 정도 되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고 나니 '인디아나 존스'류의 어드벤처물에 더 가까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스타일리쉬한 화면이다. 1930년대의 뉴욕을 재현해 낸 화면은 마치 무성영화 시절의 흑백 영화를 보는 듯 빛이 바래 있으며 메카닉의 디자인들 또한 저패니메이션과 마블 코믹스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적인 면에 치중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스토리에 대한 비중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거의 모든 장면을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했었을 배우들을 생각하니 연기가 조금은 어색한 듯 한 느낌도 든다.

이 작품을 연출한 케리 콘랜 감독은 벌써 다음 작품을 준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첫 작품인 '월드 오브 투모로우'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두번째 작품에서 만회할 수 있을런지... 역시나 장르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SF 환타지 영화가 될거라고 한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어 준다면 첫작품 못지 않는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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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머 스토리 (A Summer Story, 1988) : 애쉬턴과 메간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고등학생 때였을까...
전 어찌하다 생긴 공짜 영화표를 가지고 당시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극장 중 하나였던 허리우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티켓에 써 있었던 영화의 제목은 '썸머 스토리'였죠.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단지 공짜라는 이유때문에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엔 정말로 돈을 주고라도 몇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자료도 별로 없고 또 제 기억력도 한계가 있는지라... 기억나는대로 알려드리자면 이 영화는 제임스 아이보리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좀 더 섬세하고 잔잔한 면이 있는 듯 합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존 갈스워시의 '사과 나무'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영화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그런 작품이리라 생각됩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애쉬턴이란 의대생이 어느 시골에 머물다가 그 곳에서 만난 메간이란 처녀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죠. 그들은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함께 시골을 떠날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애쉬턴은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하게 되고 메간은 홀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먼 훗날 애쉬턴은 노인이 되고 예전 그 마을을 다시 방문하게 되고 저 멀리서 자신의 젊었을때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한 청년의 모습을 보게 되죠.

영화 중간 중간에서도 그랬지만 전 마지막 장면에서 참고 있었던 감정이 폭발해 버리듯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죠. 아직도 그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모리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애쉬턴 역의 제임스 윌비와 메간 역의 이모진 스텁스의 모습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들의 슬픈 사랑 또한 너무나 애처로웠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후 당시 AFKN에서도 몇번 방영을 해 줘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봤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말 보기 힘든 영화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비디오 대여점에도 거의 없는 것 같구요.

혹시 비디오 가지고 계시거나 근처 대여점에서 보신 분 저한테 복사 하나만 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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