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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난 영화를 보는 취향이 좀 색다른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비난(?)를 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재미없어 하는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본다던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내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참으로 신경쓰였었다.
하지만 이젠 마음 가는대로 내 의견을 글로 쓴다.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건 말건...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럼 이 영화에 대한 꼬리동의 평가는 어떨까?
일단 ''매그놀리아''는 꼬리동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

우리가 삶을 살다 보면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때로는 어려운 일, 때로는 즐거운 일, 때로는 예기치 못했던 일.
이런 모든 일들이 정말 우연히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그 배경을 찾아 보면 무엇인가 공통된 것을 찾을 수 있다.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일때도 있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거 개구리 우박이 내릴 정도로...

이 영화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뚜렷한 주인공이 없는 대신 여러명의 조연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각각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매우 어수선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모든 이야기를 한가지도 빠짐없이 동시에 중요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여러 이야기속의 인물들이 모두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간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인물들의 관계를 속속들이 알아야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면서 느끼면 된다.

복잡한 스토리 구조 덕분에 상영시간이 3시간을 넘는다.
하지만 적절하게 긴장감과 속도감을 조절하여서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는 ''그린 마일''보다 훨씬 나았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 영화에서 많은 것 얘기하려고 한다.
''부기 나이트''에서 주변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성공하지만 끝내는 자신을 되찾아 가는 주인공을 그렸었는데 이번 영화인 ''매그놀리아''에서도 역시 비슷한 얘기를 전해준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남들에게 보여지고 그리고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사람들이 살아하는 얘기들을 하나 둘 얘기해 준다.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과연 무엇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인가... 등등...
개인적으로는 ''사랑을 저버렸던 것이 살아오면서 한 가장 큰 실수''라는 대사가 인상깊었다.
그리고 ''무엇을 용서해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
솔직히 정확한 대사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의미들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을 말할 때 꼭 한가지 빼어놓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음악이다.
80년대 중반 Til Tuesday이란 그룹에서 ''Voices Carry''를 멋지게 열창하던 Aimee Mann이 포크 가수로서 다시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음악은 정말 영화와 맞아 떨어진다.
하기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Aimee Mann의 음악을 염두해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렇 수 밖에 없겠지...
배우들이 번갈아가면서 부르는 ''Wise Up''이나, 엔딩 타이틀곡이며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었던 ''Save Me''는 우리들에게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부기 나이트''라는 영화로 내게는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감독이다.
그 영화 상영시간은 2시간 40분.
이번 ''매그놀리아''는 3시간 8분.
다음 영화는 얼마나 길어질까...
영화가 아무리 길더라고 그 영화에 담겨져 있는 의미와 인간미를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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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선
첫사랑의 설레임은 나이완 상관 없겠지...

40이 넘도록 사랑 한번 해 보지 못한 남자가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낸다.
하지만 속셈은 딴데 있다.
과연 이 남자와 가정부는 어떤 관계가 될까...

누구나에게 첫사랑이란 아름다운 추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간에...
하물며 40이 넘어서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심정은 어떨까...
그 설레임이란...

주인공 올로프는 수줍으면서도 조심스럽게 엘렌에게 다가가고 엘렌도 조금씩 올로프의 진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이 너무 순조로우면 재미가 없겠지...
올로프의 친구(?)인 에릭은 둘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하고...

3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진부하긴 하지만 호기심을 갖게 한다.
과연 저 두 남녀는 어떻게 될까...
주변의 방해가 만만치 않은데...
게다가 여자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는 우리들에게 사랑은 믿음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준다.
어떤 사랑에서 서로에게 솔직하고 상대에 대해 믿음을 가진다면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게다가 아름다운 농촌 배경은 이 영화를 서정적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격정적인 사랑 얘기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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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身魂旅行)
그들의 신혼여행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일생의 단 한번뿐인 아니 한번뿐이어야 할 신혼여행...
이런 신혼여행을 즐겁게 보내는 것은 모든 신혼부부들의 희망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신혼부부들의 여행은 뭔가 꺼림직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것도 끔찍한 사건...

이 영화의 한자 제목을 보면 '身魂旅行'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신혼부부들을 위한 여행이 아닌 것이다.
일단 소재나 형식 면에서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신선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조용한 가족'이나 '텔미 썸딩' 같은 영화들에서 발전된 듯 하긴 하지만...
시나리오도 꽤 신경을 쓴 것 같긴 하다.
오프닝의 살인장면 후 중반부까지는 거의 코미디 영화를 방불케하는 웃음을 준다.
그러다가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또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많은 사람들이 용의자선상에 등장하며 그들의 얽히고 섥혀있는 미묘한 관계들도 조금씩 얘기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상 외의 결과를 가지고 온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재미있게 보고 나온 것 같으면서도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아마도 더 잘 만들 수 있는 영화였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선 마지막의 반전은 너무나도 인위적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식스 센스' 같은 영화가 스쳐 지나가듯 단서들을 흘리며 마지막에 모든 것을 밝히는 방식을 취하는 반면 '신혼 여행'은 마지막까지 꼭꼭 숨겨 놓았다가 '사실은 이게 진짜야' 하면서 관객을 조롱한다.
그 외에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리는 얘기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선물 박스에 있는 쪽지를 필체 확인 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장면에서는 그 쪽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준호의 옛 애인과 그의 남편이 어떤 모의를 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게다가 준호와 은진의 첫날밤에 대한 설명은 과연 어떤 것이 진짜인가...
이렇게 불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은 '텔미 썸딩'과 많이 닮아 있다.
게다가 고은이 경찰의 총을 빼앗아 자살하는 장면은 너무나 과장된 설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볼만하다.
특히 독특한 개성의 조연들이 극의 재미을 더해주고 있다.

아무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웃고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슬픈 사랑을 공감할 수도 있는 부담없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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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꼬리동의 아버지는 스님이셨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오프닝장면이 예사롭지만은 않았다.
보통 듣던 것보다 강하고 빠른 불경소리를 배경으로 인도로 건너온 티벳승려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리고 귀여운 동자승들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예전에 보았던 아바스 카이로스타미의 영화들이 생각이 났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사이로' 등의 영화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느껴졌던 것이다.
동심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들의 순수한 마음.
그리고 우리들의 살아가는 인생까지도...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이 영화는 조금은 특이한 소재를 선택했다.
동자승과 축구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다.

축구를 보기 위해서 밤에 몰래 수도원을 빠져 나가고 또 TV를 빌리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주인공 동자승의 모습은 소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원하던 축구를 보게 되었는데도 빌렸던 친구의 목걸이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경기 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삶을 통해서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되묻게 된다.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월드컵의 결승전 결과는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그처럼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 결과를 위한 과정이 있을 뿐이다.
다분히 종교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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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색을 찾아서...

첫장면은 무슨 황당한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저렇게도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정말 재수 없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한 남자의 애틋하고 따뜻한 마음속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아내를 잃고 꿈에 그리던 색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

'프리스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라이너스 로치'를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한동안 그의 근황을 몰랐었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영화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고 결과를 쉽게 예상케 하지만 섬세한 연출과 감칠맛나는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를 평범하게만은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조용히 말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도 않은 곳에서 이룰 수 있다고...
그리고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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