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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특별한 기교나 기승전결 없이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영화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산책'이 바로 그런 영화들 중 한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영화는 취미로 포크그룹을 만들어서 일년에 한번씩 공연을 하는 30대의 네남자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레코드점 주인, 학교 선생님, 공무원, 강사일을 그만두고 출판사를 하려는 한 친구.
이 네 남자를 통해서 우리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30대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직장생활로 고민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조금씩 사랑을 느끼고, 아이를 돌보고...
이 영화에 나오든 인물들은 모두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소시민들이다.
아마도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 영화는 바로 우리들 그리고 우리들의 이웃들이 살아가는 모습인 것이다.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이 흐르는 극의 진행이 어떻게 보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꺼리와 적당한 유머스러움이 템포를 늦추지 않게 한다.
김상중, 박진희 등의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부담없이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감미로운 포크음악도 자연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잠깐씩 등장하는 유호정, 김광석 밴드 등의 모습도 감칠맛 난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타난 진영미의 모습도 반갑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엔딩을 조금은 더 세련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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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픽션
사무라이인가 개그맨인가...

사무라이 영화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 같은 영화를 상상할 것이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아니 세계적으로 사무라이라는 이미지는 무사로서의 남자답고 정의로운 면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무라이 픽션'에 나오는 사무라이들은 뭔가 잘못되어 보인다.
겁 많고 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게다가 하는 일마다 사고를 일으킨다.
정말 사무라이 치고는 이상한 면이 너무나도 많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답게 신선하고 율동적인 화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많은 뮤직비디오 출신의 감독들이 스타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내용에 충실하지 못한 반면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은 이 두가지를 훌륭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기타를 맨 사무라이로 직접 영화에 등장하는 호테이 토모야스의 감각적인 음악은 그런 효과를 더 해준다.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진행되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신세대들의 감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기성세대의 고리타분함을 꼬집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우들과 소재는 다분히 일본적이지만 그 스타일이나 화면은 충분히 헐리우드적인 매우 독특하면서도 매력있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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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더
'라스트 모히칸'으로 사람들에게 인지되고 '히트'로 주목받은 마이클 만 감독이 오랜만에 공개한 '인사이더'는 현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그만큼 이제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하면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은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에는 아마도 작품을 고르는 데 신중하고 또 다작을 하지 않는 감독 자신의 노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에는 '60 Minutes'라는 시사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를 모델로 삼아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TV시사 프로그램이 생겼다.
그 프로에서 몇년 전 일어난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영화는 진행되고 있다.
극중의 인물들의 이름도 실명 그대로 나타난다.
프로의 진행자인 '마이크 월레스'는 배우 유명한 앵커이다.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모습은 실제의 마이크 월레스와 정말 닮아 있다.

강제 퇴직당한 한 중역과 회사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싸움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LA 컨피던셜' 이후 조용했던 러셀 크로우가 다시 한번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같이 출연한 대배우 알 파치노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보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심리적인 갈등이나 고뇌를 표현하는 그의 표정은 정말 절묘하다.
2시간 20분의 런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화면과 편집도 높이 사줄 만 하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사회 특히 대기업이 얼마나 이기주의적이며 교활한가 하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속에서 몇몇의 개인의 희생은 어떻게 보면 당연히 예견되어진 사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자에겐 그만큼의 댓가가 돌아오겠지...
물론 그런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또 영화속에서도 주인공은 결국은 보통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으로 되돌아간다.
그렇다고 집단속에서의 개인은 희생만 강요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어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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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터
나의 아버지는 젊으셨을 때 권투를 하신 적이 있으셨다.
그래서 스포츠중에 유난히도 권투를 좋아하셨다.
하지만 난 권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규칙이 있다고는 하지만 서로 때리고 맞으며 승패를 내야 하는 권투가 내게는 그저 싸움구경으로밖에는 여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각의 링에서 벌어지는 각 라운드의 경기는 어떻게 보면 우리들의 인생에서 겪어야 할 많은 시련들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권투나 권투선수를 다룬 영화들은 그들의 인간 승리적인 면에 중심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노만 쥬이슨 감독의 '허리케인'도 그런 경향을 지니고 있다.

유명한 흑인 권투선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명성에 비해서 그다지 인상적인 작품을 내지 못했던 노만 쥬이슨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감동적이다.
특히 덴젤 워싱턴의 연기는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에 이어서 아카데미상도 넘볼 만큼 훌륭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드라마에 충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별로 꾸미려고도 하지 않으며 과장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복서의 인생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도 충분히 극적이며 흥미롭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편견으로 가득찬 경직된 사회를 꼬집고 있다.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도 그렇게 허탈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인간미가 풍기는 따뜻한 시선이 이 영화에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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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뷰티
과연 우리들의 가정은 지금 어떤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한 중년 부부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 우리나라도 곧 저렇게 될꺼예요.'
난 '그래 그렇게 되겠지...' 하며 씁쓰름한 미소를 지었다.

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모든 인물들은 미국의 여러 현실들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
소외당하는 가장, 부모와 자식의 대화 단절, 불륜, 마약, 훔쳐보기, 동성애...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그리 어둡지 않다.
아니 오히려 매우 경쾌하다.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문제를 동시에 매우 비중있게 신중히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영화이다.
이런 점은 아마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극무대 출신인 샘 멘데스 감독은 정말 멋진 연출력을 보여준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설정, 비중, 표현은 세심하며, 극의 전개 또한 짜임새 있다.
레스터의 공상 장면은 다분히 그의 연극적인 배경을 짐작하게 하며 그의 감각적인 표현력을 느낄 수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특히 케빈 스페이시와 아테트 베닝은 그들의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게다가 미나 수바리, 도라 버치, 웨스 벤틀리 같은 신세대 배우들의 연기도 중년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오면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과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게 된다.
그러면서 일상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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