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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우 미 러브 : 틴에이지 퀴어 ?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동성애라는 주제는 언더영화들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죠.
많은 메이져 영화들에서 주인공으로 또는 조연으로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또 때로는 있는 그대로...

지난해 제4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던 '쇼우 미 러브'는 소재면에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틴에이져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퀴어영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제 성인의 영역을 넘어서 하이틴 영화에서도 퀴어영화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그만큼 긍정적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꼬리동은 이 영화를 보면서 올 초에 보았던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많이 생각이 나더군요.
분위기는 많이 틀리지만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두 여자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녀가 사랑하는 상대가 결국은 주인공의 본심을 깨닫고 진실로 서로 사랑하게 되죠.
하지만 결말은 정반대로 이루어집니다.
10대들의 모습을 그려서인지 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고 있죠.

이 영화는 크게 동성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단지 동성애라는 단순한 주제에 머무르기 보다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성주체성에 대한 혼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갈등을 표현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네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그네스라는 인물은 동성애자를 너무 의존적인 모습으로 그리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에린의 행동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마음을 바꾼다는 것이죠.
하기야 사랑하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아무튼 두 주인공의 상큼한 매력도 볼만 했고 또 꼬리동이 한동안 참 많이 들었었고 엔딩 타이틀 곡으로 흘러나왔던 Robyn의 'Show Me Love'의 경쾌한 음악도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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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디에이터'를 보고
꼬리동이 제일 좋아하는 감독은 리들리 스콧.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러셀 크로우.
이 두사람이 만났으니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죠.
결과물은 만족할 만 하더군요.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막시무스라는 장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속에서 사랑과 배신, 충성 등이 2시간 30분간 진행됩니다.
로마황제는 막시무스 장군을 후계자로 점찍지만 황세자인 코모두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막시무스를 처형하려 합니다.
막시무스의 가족들은 모두 죽고, 막시무스는 가까스로 살아나지만 검투를 하는 노예의 신분으로 전략하고 복수를 준비하죠.

미술학도 출신 감독답게 로마시대를 재현한 화면의 비주얼은 훌륭하더군요.
특히 블레이드런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로마의 석양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효과를 사용했다고 하는 콜로세움 장면도 훌륭했구요.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전 영화들에 비해 더욱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줍니다.
'브레이브 하트'나 '벤허', '라이언 일병 구하기'같은 영화들에서 보았던 스케일 큰 장면들도 볼 수 있구요.
이런 화면에 잘 어울리는 한스 짐어의 영화음악도 기억에 남는군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신뢰, 배신 등의 이야기 구조와 감동적인 결말은 드라마적인 면에서도 만족할 만 합니다.
조아퀸 피닉스의 광기 어린 하지만 동정심도 느끼게 만드는 코모두스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꼬리동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러셀 크로우의 연기였습니다.
로마를 위해 충성을 다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복수를 다짐하는 그의 보습은 그의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인사이더'를 위해서 살을 불리고 다시 '글레디에이터'를 위해서 20kg을 감량했다는 그의 열의를 화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죠.
그는 영화 내내 모든 이야기들을 중심이 되어서 이끌어가기 충분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가장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의를 위해 싸울 줄 알고 불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사랑하는 가족을 목숨과 같이 생각하는 그런 영웅...
어쩌면 영웅이라는 것은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되기는 힘든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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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네이션 : 삶의 종착역 = 죽음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죽음에 집착하다 보면 삶은 공포의 연속이 되겠죠.

영화는 시작부터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합니다.
무언가 일어날 듯한 조짐들...
그리고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을 태운 비행기는 폭발하고 몇명만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서 살아남습니다.
알렉스의 예지력 덕분이죠.
그런데 이건 죽음의 계획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남은 사람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이 전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하면서 많은 영화들 특히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들이 예전의 성인 관객들을 위주에서 청소년들을 겨냥하는 경향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스크림'을 시작으로 '패컬티', '캠퍼스 레전드' 그리고 '데스티네이션'.

이 영화의 소재는 어떻게 본다면 지금까지 많이 보아온 것들입니다.
예지력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그는 주변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하기 위해 노력하죠.
초현실적인 공포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죠.
그런 흔한 소재지만 이 영화는 젊은 층을 겨냥해서인지 빠른 전개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적절히 사용해서 감각적인 영화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감독이 'X-파일'의 극장판을 만들면서 가지게 된 스타일일지도 모르겠군요.

결국은 공포영화의 법칙에 따라서 주인공과 그의 여자친구는 살아남죠.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결말도 끝은 아닙니다.
아직 죽음의 계획은 끝난 것 같지 않거든요.
그런데 조금은 허무하게 마무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네요.

'캐스퍼'에서 마지막에 인간 캐스퍼로 잠깐 모습을 모였던 데본 사와의 어른스러워진 모습도 신선했고, '아메리칸 파이'의 숀 윌리암 스콧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깜짝 출연에 가까운 '캔디맨'의 토니 토드도 괴기한 분위기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작품성이 이렇다 저렇다 따지기 보다는 재미있는 오락영화로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다 보고 꼬리동은 급히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수원에 살기 때문에 열차가 많이 없거든요.
한 15분에 한대씩 있어서리...
근데 역에 거의 다 가서 뛰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뛰어 갔더니 지하로 내려가자 마자 수원행 국철이 오는 거 있죠.
꼬리동두 이 영화의 알렉스처럼 예지력이 있나 봅니다.
후후후~~~
아마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실꺼예요.
이것두 꼬리동의 예지력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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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의 '마지막 전투'를 보고
21세기에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박진감 넘치는 편집에 익숙해진 덕분에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작품에 따라서 틀리겠죠.

이제는 헐리우드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뤽 베송의 첫 장편 영화 '마지막 전투'는 흑백 화면과 단 두 단어의 대사('봉 쥬르')를 가지고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초기 작품 답게 지금의 뤽 베송 작품 보다는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을 많이 느낄 수 있죠.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SF영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흑백으로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게다가 대사도 거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대사가 없다고 해도 관객들은 화면을 통해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묵시록 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 않죠.
오히려 밝고 유머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중요한 사랑이 담겨 있죠.
뤽 베송 작품 특유의 재미도 주고 있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 합니다.
대사가 없으니 표정과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죠.
재미있는 것은 뤽 베송의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장 르노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와 별루 다른 것 같지 않군요.
워낙에 수염도 많고 주름도 많아서 그런가...
음악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뤽 베송의 모든 영화에 참여한 에릭 세라가 음울하면서도 유머스러운 영화의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뤽 베송의 상업적인 작품을 보아왔던 분들에게는 그의 초기 작품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러나 저러나 '아틀란티스'는 언제 개봉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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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
제목 : 쉘 위 댄스 ? (Shall We Dance ?)
감독 : 수오 마사유키
주연 :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제작연도 : 1996 년
상영시간 : 136 분
개봉일 : 2000년 5월 13일
우리 춤 한번 땡길까여?

어쩌면 이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러브 레터'와 함께 개봉되기 전 불법 비디오로 엄청나게 돌고 돌았던 바로 그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하는 군요. 사실 꼬리동은 '러브 레터' 보다 이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는데...

40대의 한 샐러리맨이 사교춤장에서 춤추는 춤을 여자에게 빠져서 사교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전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우리나라 영화 '댄스 댄스'도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컨셉을 따오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죠.

일본의 국민 배우라고 불리는 야쿠쇼 코지, 원래 발레리나로 유명한 쿠사카리 타미요 두 주인공의 매력과 그 외의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작품입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여러 작품들을 누르고 미국의 역대 일본영화 상영작 중 가장 많은 관객 동원을 했죠. 게다가 일본 내에서는 이 영화가 히트한 후 한동안 많은 중년 남성들이 사교춤을 배우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도 그렇게 되려나?

아무튼 '러브 레터'에 이어서 다시 한번 일본 영화의 열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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