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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꼬리동의 아버지는 스님이셨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오프닝장면이 예사롭지만은 않았다.
보통 듣던 것보다 강하고 빠른 불경소리를 배경으로 인도로 건너온 티벳승려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리고 귀여운 동자승들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예전에 보았던 아바스 카이로스타미의 영화들이 생각이 났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사이로' 등의 영화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느껴졌던 것이다.
동심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들의 순수한 마음.
그리고 우리들의 살아가는 인생까지도...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이 영화는 조금은 특이한 소재를 선택했다.
동자승과 축구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다.

축구를 보기 위해서 밤에 몰래 수도원을 빠져 나가고 또 TV를 빌리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주인공 동자승의 모습은 소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원하던 축구를 보게 되었는데도 빌렸던 친구의 목걸이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경기 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삶을 통해서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되묻게 된다.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월드컵의 결승전 결과는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그처럼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 결과를 위한 과정이 있을 뿐이다.
다분히 종교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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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암 선셋
사랑의 색을 찾아서...

첫장면은 무슨 황당한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저렇게도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정말 재수 없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한 남자의 애틋하고 따뜻한 마음속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아내를 잃고 꿈에 그리던 색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

'프리스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라이너스 로치'를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한동안 그의 근황을 몰랐었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영화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고 결과를 쉽게 예상케 하지만 섬세한 연출과 감칠맛나는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를 평범하게만은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조용히 말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도 않은 곳에서 이룰 수 있다고...
그리고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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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마일
죽음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

예로부터 죽음을 편하게 맞이하는 것도 큰 복 중에 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죽음을 맞는 것도 더욱 중요하겠지...
하지만 자의로든 타의로든 죽는다는 것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경건하면서도 두렵다.

사형수들이 감금되어 있는 동을 지키는 교도관들.
그리고 그 안에 갇혀있는 죽음을 앞둔 사형수들...
이들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아마도 교도관들에게는 여러 일상 중 하나이고 사형수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되었으리라...
하지만 한명의 사형수는 이런 관념을 조금씩 깨어버린다.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한 사형수...

'쇼생크 탈출' 한편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이번에도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다시 영화화 했다.
감옥이 배경인 점도 같다.
이 영화에는 여러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
그래서 영화 도중 몇번씩이나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도 보여주고, '존 커피'를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얼마나 삭막한지도 보여준다.

그러나 3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영화의 전개 부분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는다.
아마도 원작에 충실하거나 죽음에 이르는 머나먼 길을 표현하고자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문에 극의 템포가 좀 쳐지는 감이 없지 않다.
또 '존 커피'라는 인물에 좀 더 촛점이 맞춰 주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톰 행크스의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것 같지도 않다.

'쇼생크 탈출'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론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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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생아
츠카모토 신야가 카인과 아벨을 만든다면...

츠카모토 신야가 '철남'을 발표하면서 불러일으킨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저예산 영화로서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철남'은 개인적으로는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져 헤드'보다도 더 충격적인 영화였다.

이제 츠카모토 신야는 메이져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많이 점잖아지기는 했지만 그의 신선한 감각은 무시할 수 없다.

데이빗 크로넨버그(그는 '데드 링거'라는 쌍둥이에 대한 영화를 이미 만든 적이 있기도 하다)의 육체적 변이, 데이빗 린치의 기괴함에 일본 특유의 괴담 분위기가 더해진다.
버려진 쌍둥이 동생과 그의 가족에 대한 복수.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형제의 미묘한 욕망.

전반부에 보여지는 화면의 긴장감과 공포감은 역시 츠카모토 신야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공포의 대상은 영화를 더욱 괴기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 공포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 부터는 두 형제의 갈등과 욕망의 대립으로 촛점이 모아지면서 긴장감이 늦추어진다.
그리고는 너무나 평이한 결말을 보여준다.

일인 이역을 소화해 낸 모토키 마사히로는 '시코 밝고 말았다'와 '쉘 위 댄스'같은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모델 출신이라는 (우리나라의 변정수와 많이 닮았다.)료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츠카모토 신야가 메이져 영화 감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그의 영화가 더욱 더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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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과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가 만난다면...

하룻밤 사이에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이 영화에는 등장인물들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펄프 픽션'이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같은 영화들을 이미 접한 관객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어필할 만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름대로의 신선함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영화 곳곳에서 젊은 감각이 느껴진다.
어디로 뛸지 모르는 탁구공같은 변화물쌍함...
하지만 좀 불건전한(?) 내용도 보인다.
마약이라든지 섹스라든지...
게다가 하나같이 너무나 무모한 결정들을 내린다.
그 결과는 정말 종잡을 수 없다.

젊은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화면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이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TV를 통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다.
음악 또한 분위기에 걸맞게 멋진 록과 테크노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Tragic Kingdom 앨범의 대성공 후 한동안 휴식을 가졌었던 No Doubt의 'New'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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