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03 (15)
애수
닐 조단 감독이 ''애수''를 만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좀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건 아마도 ''푸줏간 소년''의 인상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연 닐 조단 감독은 거의 신파에 가까운 원작 소설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까...

1955년에 만들어졌던 데보라 커 주연의 ''애수''는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렸을 때 명화극장 같은 프로를 통해서 본 것은 같은데...
아마도 닐 조단 감독의 영화처럼 과감한 성적 표현은 없었겠지...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법은 아마도 사람들마다 모두 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떤 사람는 소유하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지켜보길 원하고 어떤 사람은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사랑을 완성하려고 하고...
''애수''의 세명의 주인공도 각기 다른 사랑의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주인공 수잔은 모리스에게 인상적인 말을 남긴다.
''보지 못한다고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니예요'' 라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그의 곁을 떠난다.
보이지 않는 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다니...

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사랑하면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은 것 아닌가?
암튼 등장인물들의 애절한 감정은 충분히 느껴진다.

닐 조단은 원작을 영화화하면서 단순한 멜러물을 만들지 않으려고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약간은 미스테리적인 분위기와 섹슈얼한 장면들, 그리고 적절한 음악들이 21세기에도 어울릴 만한 수준 높은 사랑 영화를 만들어 주고 있다.
게다가 전쟁이 배경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는가.
하지만 전쟁에 대한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랄프 파인즈는 ''잉글리쉬 페이션트'' 이후로 사랑에 집착하면서 질투감을 느끼는 모리스 역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매그놀리아''에서도 볼 수 있는 줄리안 무어도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사랑을 완성시키려 하는 수잔 역에 잘 어울린다.

데보라 커가 나왔던 예전의 애수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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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놀리아
난 영화를 보는 취향이 좀 색다른 편이다.
그래서 가끔은 비난(?)를 받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이 재미없어 하는 영화를 너무 재미있게 본다던가 아니면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내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참으로 신경쓰였었다.
하지만 이젠 마음 가는대로 내 의견을 글로 쓴다.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건 말건...

서론이 길어졌는데 그럼 이 영화에 대한 꼬리동의 평가는 어떨까?
일단 ''매그놀리아''는 꼬리동에게 매우 중요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만큼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

우리가 삶을 살다 보면 여러가지 일들을 겪게 된다.
때로는 어려운 일, 때로는 즐거운 일, 때로는 예기치 못했던 일.
이런 모든 일들이 정말 우연히 일어나는 경우가 있는 것일까?
겉으로 보기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도 그 배경을 찾아 보면 무엇인가 공통된 것을 찾을 수 있다.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더 극적일때도 있는 것이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거 개구리 우박이 내릴 정도로...

이 영화는 상당히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뚜렷한 주인공이 없는 대신 여러명의 조연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각각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매우 어수선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모든 이야기를 한가지도 빠짐없이 동시에 중요하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여러 이야기속의 인물들이 모두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간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인물들의 관계를 속속들이 알아야 이 영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보면서 느끼면 된다.

복잡한 스토리 구조 덕분에 상영시간이 3시간을 넘는다.
하지만 적절하게 긴장감과 속도감을 조절하여서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런 면에서는 ''그린 마일''보다 훨씬 나았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이 영화에서 많은 것 얘기하려고 한다.
''부기 나이트''에서 주변 환경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성공하지만 끝내는 자신을 되찾아 가는 주인공을 그렸었는데 이번 영화인 ''매그놀리아''에서도 역시 비슷한 얘기를 전해준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행동하고 남들에게 보여지고 그리고 회의를 느끼게 되고...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사람들이 살아하는 얘기들을 하나 둘 얘기해 준다.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우리들이 삶을 살아가면서 과연 무엇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인가... 등등...
개인적으로는 ''사랑을 저버렸던 것이 살아오면서 한 가장 큰 실수''라는 대사가 인상깊었다.
그리고 ''무엇을 용서해야 하는가를 선택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
솔직히 정확한 대사들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이런 의미들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영화을 말할 때 꼭 한가지 빼어놓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음악이다.
80년대 중반 Til Tuesday이란 그룹에서 ''Voices Carry''를 멋지게 열창하던 Aimee Mann이 포크 가수로서 다시 우리들에게 들려주는 음악은 정말 영화와 맞아 떨어진다.
하기야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Aimee Mann의 음악을 염두해 두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그렇 수 밖에 없겠지...
배우들이 번갈아가면서 부르는 ''Wise Up''이나, 엔딩 타이틀곡이며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었던 ''Save Me''는 우리들에게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은 ''부기 나이트''라는 영화로 내게는 강한 인상을 남겼던 감독이다.
그 영화 상영시간은 2시간 40분.
이번 ''매그놀리아''는 3시간 8분.
다음 영화는 얼마나 길어질까...
영화가 아무리 길더라고 그 영화에 담겨져 있는 의미와 인간미를 공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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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선
첫사랑의 설레임은 나이완 상관 없겠지...

40이 넘도록 사랑 한번 해 보지 못한 남자가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를 낸다.
하지만 속셈은 딴데 있다.
과연 이 남자와 가정부는 어떤 관계가 될까...

누구나에게 첫사랑이란 아름다운 추억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 사랑이 이루어지든 그렇지 않든간에...
하물며 40이 넘어서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심정은 어떨까...
그 설레임이란...

주인공 올로프는 수줍으면서도 조심스럽게 엘렌에게 다가가고 엘렌도 조금씩 올로프의 진심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일이 너무 순조로우면 재미가 없겠지...
올로프의 친구(?)인 에릭은 둘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하고...

3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진부하긴 하지만 호기심을 갖게 한다.
과연 저 두 남녀는 어떻게 될까...
주변의 방해가 만만치 않은데...
게다가 여자는 무슨 비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영화는 우리들에게 사랑은 믿음이란 사실을 다시 한번 알려준다.
어떤 사랑에서 서로에게 솔직하고 상대에 대해 믿음을 가진다면 그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게다가 아름다운 농촌 배경은 이 영화를 서정적이기도 하면서 때로는 격정적인 사랑 얘기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 준다.

그렇게 사랑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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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여행 (身魂旅行)
그들의 신혼여행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일생의 단 한번뿐인 아니 한번뿐이어야 할 신혼여행...
이런 신혼여행을 즐겁게 보내는 것은 모든 신혼부부들의 희망일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나오는 신혼부부들의 여행은 뭔가 꺼림직한 사건에 휘말린다.
그것도 끔찍한 사건...

이 영화의 한자 제목을 보면 '身魂旅行'이다.
그러니까 어쩌면 신혼부부들을 위한 여행이 아닌 것이다.
일단 소재나 형식 면에서는 우리나라 영화에서는 신선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물론 '조용한 가족'이나 '텔미 썸딩' 같은 영화들에서 발전된 듯 하긴 하지만...
시나리오도 꽤 신경을 쓴 것 같긴 하다.
오프닝의 살인장면 후 중반부까지는 거의 코미디 영화를 방불케하는 웃음을 준다.
그러다가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다.
또 다시 살인 사건이 일어나도 많은 사람들이 용의자선상에 등장하며 그들의 얽히고 섥혀있는 미묘한 관계들도 조금씩 얘기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예상 외의 결과를 가지고 온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재미있게 보고 나온 것 같으면서도 무엇인가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아마도 더 잘 만들 수 있는 영화였는데 하는 안타까움이 아닐까 생각된다.
우선 마지막의 반전은 너무나도 인위적인 것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식스 센스' 같은 영화가 스쳐 지나가듯 단서들을 흘리며 마지막에 모든 것을 밝히는 방식을 취하는 반면 '신혼 여행'은 마지막까지 꼭꼭 숨겨 놓았다가 '사실은 이게 진짜야' 하면서 관객을 조롱한다.
그 외에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리는 얘기들이 많다.
예를 들어서 선물 박스에 있는 쪽지를 필체 확인 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의 장면에서는 그 쪽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또한 준호의 옛 애인과 그의 남편이 어떤 모의를 했는지도 분명치 않다.
게다가 준호와 은진의 첫날밤에 대한 설명은 과연 어떤 것이 진짜인가...
이렇게 불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은 '텔미 썸딩'과 많이 닮아 있다.
게다가 고은이 경찰의 총을 빼앗아 자살하는 장면은 너무나 과장된 설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는 볼만하다.
특히 독특한 개성의 조연들이 극의 재미을 더해주고 있다.

아무튼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웃고 즐기기도 하고 때로는 슬픈 사랑을 공감할 수도 있는 부담없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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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기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꼬리동의 아버지는 스님이셨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의 오프닝장면이 예사롭지만은 않았다.
보통 듣던 것보다 강하고 빠른 불경소리를 배경으로 인도로 건너온 티벳승려들의 모습이 보여진다.
그리고 귀여운 동자승들도...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왠지 예전에 보았던 아바스 카이로스타미의 영화들이 생각이 났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나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올리브 나무사이로' 등의 영화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느껴졌던 것이다.
동심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세상.
그들의 순수한 마음.
그리고 우리들의 살아가는 인생까지도...

스토리를 전개하는데 이 영화는 조금은 특이한 소재를 선택했다.
동자승과 축구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렇지만은 않았다.

축구를 보기 위해서 밤에 몰래 수도원을 빠져 나가고 또 TV를 빌리기 위해서 돈을 모으는 주인공 동자승의 모습은 소년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 한 아이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게 원하던 축구를 보게 되었는데도 빌렸던 친구의 목걸이를 다시 되찾기 위해서 경기 보는 것도 신경쓰지 않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과연 삶을 통해서 중요시 여겨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되묻게 된다.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월드컵의 결승전 결과는 영화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그처럼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그 결과를 위한 과정이 있을 뿐이다.
다분히 종교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그렇게 삶은 계속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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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색을 찾아서...

첫장면은 무슨 황당한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 하다.
저렇게도 사람이 죽을 수 있을까...
정말 재수 없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한 남자의 애틋하고 따뜻한 마음속으로 조용히 들어간다.
어처구니 없는 사고로 아내를 잃고 꿈에 그리던 색을 찾아서 먼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그리고 그에게 조금씩 다가오는 새로운 사랑...

'프리스트'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라이너스 로치'를 다시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즐거운 일이었다.
한동안 그의 근황을 몰랐었는데 예상치도 않았던 영화에서 보게 되다니...

영화의 스토리는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고 결과를 쉽게 예상케 하지만 섬세한 연출과 감칠맛나는 배우들의 연기는 영화를 평범하게만은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감독은 조용히 말한다.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도 않은 곳에서 이룰 수 있다고...
그리고 사랑의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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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가는 멀고 험한 길...

예로부터 죽음을 편하게 맞이하는 것도 큰 복 중에 하나라고 했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죽음을 맞는 것도 더욱 중요하겠지...
하지만 자의로든 타의로든 죽는다는 것은 그리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죽음을 대하는 태도는 경건하면서도 두렵다.

사형수들이 감금되어 있는 동을 지키는 교도관들.
그리고 그 안에 갇혀있는 죽음을 앞둔 사형수들...
이들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아마도 교도관들에게는 여러 일상 중 하나이고 사형수들에게는 두려움의 존재로 인식되었으리라...
하지만 한명의 사형수는 이런 관념을 조금씩 깨어버린다.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은,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초능력을 가진 한 사형수...

'쇼생크 탈출' 한편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한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은 이번에도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을 다시 영화화 했다.
감옥이 배경인 점도 같다.
이 영화에는 여러 감동적인 장면이 많다.
그래서 영화 도중 몇번씩이나 관객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생명의 소중함도 보여주고, '존 커피'를 통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얼마나 삭막한지도 보여준다.

그러나 3시간이라는 긴 상영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지만 영화의 전개 부분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는다.
아마도 원작에 충실하거나 죽음에 이르는 머나먼 길을 표현하고자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때문에 극의 템포가 좀 쳐지는 감이 없지 않다.
또 '존 커피'라는 인물에 좀 더 촛점이 맞춰 주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톰 행크스의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훌륭한 것 같지도 않다.

'쇼생크 탈출'과의 비교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론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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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카모토 신야가 카인과 아벨을 만든다면...

츠카모토 신야가 '철남'을 발표하면서 불러일으킨 충격은 대단한 것이었다.
저예산 영화로서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 '철남'은 개인적으로는 데이빗 린치의 '이레이져 헤드'보다도 더 충격적인 영화였다.

이제 츠카모토 신야는 메이져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많이 점잖아지기는 했지만 그의 신선한 감각은 무시할 수 없다.

데이빗 크로넨버그(그는 '데드 링거'라는 쌍둥이에 대한 영화를 이미 만든 적이 있기도 하다)의 육체적 변이, 데이빗 린치의 기괴함에 일본 특유의 괴담 분위기가 더해진다.
버려진 쌍둥이 동생과 그의 가족에 대한 복수.
한 여자를 사이에 둔 두 형제의 미묘한 욕망.

전반부에 보여지는 화면의 긴장감과 공포감은 역시 츠카모토 신야구나 하는 느낌을 준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공포의 대상은 영화를 더욱 괴기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그 공포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후 부터는 두 형제의 갈등과 욕망의 대립으로 촛점이 모아지면서 긴장감이 늦추어진다.
그리고는 너무나 평이한 결말을 보여준다.

일인 이역을 소화해 낸 모토키 마사히로는 '시코 밝고 말았다'와 '쉘 위 댄스'같은 영화들에서 보여주었던 연기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모델 출신이라는 (우리나라의 변정수와 많이 닮았다.)료의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이 영화는 츠카모토 신야가 메이져 영화 감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영화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앞으로 그의 영화가 더욱 더 기다려지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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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프 픽션'과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가 만난다면...

하룻밤 사이에 그들에게는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마치 옴니버스 영화처럼 이 영화에는 등장인물들마다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펄프 픽션'이나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스'같은 영화들을 이미 접한 관객들에게는 그렇게 크게 어필할 만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다름대로의 신선함을 간직하고 있는 듯 하다.
게다가 영화 곳곳에서 젊은 감각이 느껴진다.
어디로 뛸지 모르는 탁구공같은 변화물쌍함...
하지만 좀 불건전한(?) 내용도 보인다.
마약이라든지 섹스라든지...
게다가 하나같이 너무나 무모한 결정들을 내린다.
그 결과는 정말 종잡을 수 없다.

젊은 영화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화면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모습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배우들이 우리나라에는 별로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이미 TV를 통해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스타들이다.
음악 또한 분위기에 걸맞게 멋진 록과 테크노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Tragic Kingdom 앨범의 대성공 후 한동안 휴식을 가졌었던 No Doubt의 'New'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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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
사랑하는 이와 함께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산책을...

특별한 기교나 기승전결 없이 잔잔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영화들을 가끔 만나곤 한다.
'산책'이 바로 그런 영화들 중 한편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이 영화는 취미로 포크그룹을 만들어서 일년에 한번씩 공연을 하는 30대의 네남자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려내고 있다.
레코드점 주인, 학교 선생님, 공무원, 강사일을 그만두고 출판사를 하려는 한 친구.
이 네 남자를 통해서 우리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30대들의 모습을 바라본다.
직장생활로 고민하고, 누군가를 만나고, 조금씩 사랑을 느끼고, 아이를 돌보고...
이 영화에 나오든 인물들은 모두 우리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소시민들이다.
아마도 그래서 더욱 정감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
이 영화는 바로 우리들 그리고 우리들의 이웃들이 살아가는 모습인 것이다.

감정의 변화가 거의 없이 흐르는 극의 진행이 어떻게 보면 너무 단조롭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아기자기한 이야기꺼리와 적당한 유머스러움이 템포를 늦추지 않게 한다.
김상중, 박진희 등의 배우들의 연기 또한 부담없이 차분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감미로운 포크음악도 자연적인 영화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주고 있다.
잠깐씩 등장하는 유호정, 김광석 밴드 등의 모습도 감칠맛 난다.
오랜만에 스크린에 나타난 진영미의 모습도 반갑게 느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엔딩을 조금은 더 세련되게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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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라이 픽션
사무라이인가 개그맨인가...

사무라이 영화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나 '요짐보' 같은 영화를 상상할 것이다.
그만큼 일본인들에게 아니 세계적으로 사무라이라는 이미지는 무사로서의 남자답고 정의로운 면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무라이 픽션'에 나오는 사무라이들은 뭔가 잘못되어 보인다.
겁 많고 칼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게다가 하는 일마다 사고를 일으킨다.
정말 사무라이 치고는 이상한 면이 너무나도 많다.

뮤직비디오 감독 출신 답게 신선하고 율동적인 화면은 관객들로 하여금 한 순간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많은 뮤직비디오 출신의 감독들이 스타일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내용에 충실하지 못한 반면 나카노 히로유키 감독은 이 두가지를 훌륭하게 조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기타를 맨 사무라이로 직접 영화에 등장하는 호테이 토모야스의 감각적인 음악은 그런 효과를 더 해준다.

기존의 통념을 완전히 뒤엎으면서 진행되는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신세대들의 감각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기성세대의 고리타분함을 꼬집고 있는지도 모른다.

배우들과 소재는 다분히 일본적이지만 그 스타일이나 화면은 충분히 헐리우드적인 매우 독특하면서도 매력있는 그런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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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더
'라스트 모히칸'으로 사람들에게 인지되고 '히트'로 주목받은 마이클 만 감독이 오랜만에 공개한 '인사이더'는 현재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있다.
그만큼 이제 마이클 만 감독의 영화 하면 어느 정도 이상의 수준은 기대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에는 아마도 작품을 고르는 데 신중하고 또 다작을 하지 않는 감독 자신의 노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에는 '60 Minutes'라는 시사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를 모델로 삼아서 우리나라에도 많은 TV시사 프로그램이 생겼다.
그 프로에서 몇년 전 일어난던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영화는 진행되고 있다.
극중의 인물들의 이름도 실명 그대로 나타난다.
프로의 진행자인 '마이크 월레스'는 배우 유명한 앵커이다.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모습은 실제의 마이크 월레스와 정말 닮아 있다.

강제 퇴직당한 한 중역과 회사의 보이지 않는 대립과 싸움을 소재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LA 컨피던셜' 이후 조용했던 러셀 크로우가 다시 한번 멋진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같이 출연한 대배우 알 파치노와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보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다.
특히 심리적인 갈등이나 고뇌를 표현하는 그의 표정은 정말 절묘하다.
2시간 20분의 런닝타임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 화면과 편집도 높이 사줄 만 하다.

궁극적으로 이 영화는 사회 특히 대기업이 얼마나 이기주의적이며 교활한가 하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런 속에서 몇몇의 개인의 희생은 어떻게 보면 당연히 예견되어진 사실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거기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자에겐 그만큼의 댓가가 돌아오겠지...
물론 그런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또 영화속에서도 주인공은 결국은 보통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으로 되돌아간다.
그렇다고 집단속에서의 개인은 희생만 강요당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한 개인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어가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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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카터
나의 아버지는 젊으셨을 때 권투를 하신 적이 있으셨다.
그래서 스포츠중에 유난히도 권투를 좋아하셨다.
하지만 난 권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규칙이 있다고는 하지만 서로 때리고 맞으며 승패를 내야 하는 권투가 내게는 그저 싸움구경으로밖에는 여기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각의 링에서 벌어지는 각 라운드의 경기는 어떻게 보면 우리들의 인생에서 겪어야 할 많은 시련들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권투나 권투선수를 다룬 영화들은 그들의 인간 승리적인 면에 중심을 맞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노만 쥬이슨 감독의 '허리케인'도 그런 경향을 지니고 있다.

유명한 흑인 권투선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명성에 비해서 그다지 인상적인 작품을 내지 못했던 노만 쥬이슨 감독의 최고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감동적이다.
특히 덴젤 워싱턴의 연기는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에 이어서 아카데미상도 넘볼 만큼 훌륭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드라마에 충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별로 꾸미려고도 하지 않으며 과장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한 복서의 인생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런데도 충분히 극적이며 흥미롭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편견으로 가득찬 경직된 사회를 꼬집고 있다.

이미 예상할 수 있는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도 그렇게 허탈하지 않는 것은 아마도 인간미가 풍기는 따뜻한 시선이 이 영화에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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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뷰티
과연 우리들의 가정은 지금 어떤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한 중년 부부가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아마 우리나라도 곧 저렇게 될꺼예요.'
난 '그래 그렇게 되겠지...' 하며 씁쓰름한 미소를 지었다.

이 영화속에서 보여지는 모든 인물들은 미국의 여러 현실들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 하다.
소외당하는 가장, 부모와 자식의 대화 단절, 불륜, 마약, 훔쳐보기, 동성애...
이런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영화는 그리 어둡지 않다.
아니 오히려 매우 경쾌하다.
그러면서도 여러가지 문제를 동시에 매우 비중있게 신중히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영화이다.
이런 점은 아마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연극무대 출신인 샘 멘데스 감독은 정말 멋진 연출력을 보여준다.
각 인물들에 대한 설정, 비중, 표현은 세심하며, 극의 전개 또한 짜임새 있다.
레스터의 공상 장면은 다분히 그의 연극적인 배경을 짐작하게 하며 그의 감각적인 표현력을 느낄 수도 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훌륭하다.
특히 케빈 스페이시와 아테트 베닝은 그들의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다.
게다가 미나 수바리, 도라 버치, 웨스 벤틀리 같은 신세대 배우들의 연기도 중년배우들의 연기와 어우러져 신선함을 더해 준다.

영화를 보고 극장 문을 나오면 우리들은 우리들 자신과 가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게 된다.
그러면서 일상속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삶의 향기를 너무나도 쉽게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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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울지 않는다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고 여자는 남자를 사랑한다.
하지만 남자도 남자를 사랑하며, 여자도 여자를 사랑한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죄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상대가 동성일 경우에는 죄가 되기도 하나보다.

많은 젊은 감독들이 퀴어 영화에 관심을 갖거나 제작한다는 사실은 어떻게 보면 그만큼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예전처럼 적대적이지는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퀴어영화를 주로 찍는 감독들이 나타나고 여러 메이져 영화들 속에서도 많은 동성애자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동성애에 관한 사회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은 것 같다.
그런 경향은 그 사회가 폐쇄적일 수록 또 후진국일 수록 더한 것 같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속의 주인공 티나는 여자이면서 여자를 사랑하기에 남장을 한다는 이유로 법적인 제재를 당하고 주변사람들에게 차가운 시선을 받는다.
하지만 티나가 사랑했던 라나는 티나가 여자인 것을 알게 된 후에도 그녀의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티나의 사랑을 받아드리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일까...

여류감독답게 킴버리 피어스 감독은 섬세하고 절제된 화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주인공 티나 역의 힐러스 스웽스는 정말 놀라운 연기를 보여 주고 있는데 그녀는 실제로도 영화촬영 중 실생활에서도 남장을 하고 남자로 행동했다고 한다.
과연 골든 글로브 여우 주연상 수상이 일리가 있고 아카데미상도 충분히 기대해 볼 만 하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결국은 사랑이다.
이성을 사랑하든 동성을 사랑하든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몸으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마음으로 하는 것이다.
그 마음을 어느 누구도 강제로 바꾸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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