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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31] Pamukkale, Turkey
지난 6월 올해 휴가는 어딜 갈까 이런 저런 검색을 하다가 눈에 띈 저렴한 이스탄불행 항공권. 세금 포함 76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하지만 악명높은 아에로플로트(러시아 항공), 게다가 모스크바 경유에 경유 시간도 좀 길었다. 갈때는 5시간 반, 올때는 15시간. 그래서 러시아 비자도 받고 해서 올때는 모스크바를 한나절 돌아보는 것으로 일정을 짜서 여행을 준비했었다. 싼 맛에 예약을 했었는데 일정은 11월. 언제 오나 했었는데 시간은 가긴 가더라.

원래 터키는 대학시절 배낭여행때 가려고 했었지만 일정이 너무 짧아 그리스까지만 다녀와서 내내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거의 15년이 지나 가게 되었다. 아에로플로트 항공사의 안좋은 점 중 하나는 이스탄불 도착 시간이 밤 1시 30분이라는 점. 그래서 아예 공항에서 밤을 새고 아침 비행기로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파묵칼레 (Pamukkale). 하지만 파묵칼레에는 공항이 없다. 그래서 데니즐리 (Denizli)로 가서 버스를 타고 가야 했다. 터키 항공 국내선으로 이동했는데 프로모션 가격으로 편도 7만원정도였던 것 같다. 데니즐리 공항은 시내에서 좀 떨어져 있는 외딴 곳에 있는데 도착하면 공항 앞에 셔틀 버스가 대기하고 있어서 이 버스를 타고 시내 오토갈 (Otogar, 버스 터미널)까지 갈 수 있다. 요금은 15리라(약 9,500원)였다. 1시간정도 걸린다. 오토갈에서 파묵칼레 행 소형버스인 돌무쉬(Dolmus)를 타면 된다. 버스 앞에 'Pamukkale' 라고 써 있다. 요금은 3리라. 30분정도 걸렸던 것 같다.

파묵칼레에 도착해서 그날 저녁 괴레메로 이동할 버스를 예약하고 숙소를 잡았다. 잠은 안 자고 한나절만 있을꺼라서 칼레 호텔의 도미토리를 선택했다. 밤에 떠난다니 원래 요금 15리라에서 10리라로 깎아 줬다. 원래 칼레 호텔은 한국사람이 운영한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예전에 비해 평도 많이 안 좋아졌다. 솔직히 나도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한국음식을 제공하는데 난 한국 떠난지 하루라 그냥 그랬지만 좀 오랜 여행자에게는 괜찮은 맛일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버스는 Suha 버스로 예약을 했는데 그냥 무난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칼레 호텔 바로 옆에 파묵칼레 버스회사가 있던데 파묵칼레 버스가 제일 좋은 듯 했다. 괴레메행 Suha 버스는 40리라였다. 인터넷에서는 45리라다.

호텔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느긋하게 일정을 시작했다. 3시간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오후에 올라가 해 지는 것을 보고 내려올 계획이었다.

파묵칼레는 석회붕과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라는 신전이 유명하다. 원래 파묵(Pamuk)이 목화라는 뜻이고, 칼레(Kale)가 성이란다. 그래서 목화성. 그 앞에 조그만 호수가 조성되어 있는데 오르기 전에 전경을 찍어봤다. 가을햇살에 반사되어 더욱 하얗게 보였다.


오른쪽 오르막길로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인다. 입장료는 20리라. 매표소부터 정상에 오르기까지의 석회붕에서는 신발을 벗고 맨발로 가야 한다. 석회붕 보호를 위한 조치인 듯 하다.


날씨는 좀 쌀쌀하긴 한데 물은 따뜻했다. 고여있는 물 속으로 들어가면 석회가루가 바닥에 깔려있어 꽤나 미끄럽다.



고여 있는 물에서는 푸른 빛이 난다. 하얀 석회에 맴도는 푸른 빛이 아름답다.



날씨는 쌀쌀했지만 물이 따뜻해서인지 수영복을 입은 관광객들도 간혹 보였다. 여름 시즌이었으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랬을 듯 하다.



물이 충분하지 않아서 말라 있는 곳도 꽤 있었다.


내가 올라가기 시작할 때만해도 사람들이 별로 없었는데 내 뒤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역시 이 곳은 오후에 많이 붐비나보다.



위에 올라와 그 반대편으로 가도 비슷한 지형을 볼 수 있다. 주변의 산들과 어우러져 더 멋진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석회봉 위에는 히에라폴리스(Hierapolis)라는 고대 그리스 도시가 있는데 많이 회손되긴 했지만 예전에 가 본 아크로폴리스가 연상되었다.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몇몇 사람들의 모습도 보였다.


언덕을 오르면 원형 경기장에 도착한다. 정말 아크로폴리스와 비슷한 면이 많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겠지만...




돌에 새겨진 문자들이 역사를 말해주는 듯 하다.


해가 질 무렵 다시 찾은 석회봉.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의 해질 무렵의 풍경이 멋지다는 얘기들을 했었는데 노을이 그리 붉지 않아서 아쉬움이 좀 남았다. 하지만 인상적인 곳이었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파묵칼레는 만족스러웠지만 그 곳을 지키는 경비원들은 아니었다. 난 주로 혼자 여행을 다니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삼각대를 가지고 다니는데 여기서는 삼각대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물론 석회붕에서 금지시키는건 이해가 간다. 하지만 히에라폴리스에서까지 그러는건 좀 이해가 안간다. 이곳을 돌아다니면서 대여섯 경비원들을 만났는데 삼각대를 들고 다니기만 해도 나를 보고 'No Tripod'라고 말을 건넨다. 그래서 석회붕에서 그러는건 이해가 가는데 히에라폴리스 더구나 돌길에서 뭐가 문제냐 하고 되물어도 'Tripod, problem'이라는 똑같은 대답만 들려온다. 경비원들이 영어를 못하는건지... 나에게 추가적인 답을 준 경비원이 딱 한명 있었다. 하지만 그 경비원의 대답이 더 가관이었다. 'No Professional Photo!' 참 기가막혀서... 삼각대 들고다니면 다 전문적인 사진이 찍히나... 그럼 사진작가들은 파묵칼레 오면 안되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물론 그게 실제 이유인지 아니면 그 경비원의 개인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참 이해하기 힘든 답변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위쪽을 둘러보고 내려와서 삼각대를 이용해서 야경 한번 찍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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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23] 동강, 칠족령, 고병계곡
지난주에 비가 온 후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다. 가을을 느끼기도 전에 겨울이 이미 성큼 다가온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단풍도 볼 겸, 좋은 공기도 마실 겸 해서 휴일을 이용해 동강과 민둥산 고병계곡을 다녀 왔다.

일요일 아침이라 가는 길은 여유로웠다. 단풍철이라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 등 단풍을 즐기기 좋은 곳에 가 있는 듯 했다. 이번 여정은 평창 동강의 민물고기 생태관에서 시작되었다.  동강을 끼고 길게 난 길을 걸으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날씨가 그리 좋지는 않아 구름이 많이 낀게 좀 아쉽긴 했다.






문희마을을 지나면 백운산 등산로가 시작된다. 초반엔 약간 가파른 길이지만 조금 지나면 하이킹하기 어렵지 않은 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지난주에 온 비로 길에 쌓인 낙옆이 아직 젖어 있어서 미끄러워 어느정도 조심해야 했다.



올해 여름은 비도 많이 오고 날씨도 그리 좋지 않아서인지 이번 단풍은 좀 아쉬움이 남았다. 사실 백운산은 단풍이 많은 산은 아닌 듯.



1.6km를 가면 칠족령 전망대가 나오는데 이 곳에서 동강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산을 내려와 제장마을의 강변을 걸어가며 비경을 느껴봤다.





동강을 뒤로하고 민둥산으로 이동, 다음 코스인 고병계곡으로 향했다..



고병계곡 하이킹은 삼내약수에서 시작되었다.


이곳도 비로 인해서 바위들이 비끄럽고 거기다 이끼까지 끼어 있어서 쉽지 않은 코스였다. 아마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곳이어서 길이 잘 나아있지 않은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함께 했던 사람들은 코스를 마치고 이구동성으로 고병계곡이 아니라 고생계곡이었다는 얘기들을 했다. 물론 좀 힘든 길이긴 했지만 난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럽고 운치있는 계곡 탐방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길을 나와 가벼운 걸음으로 산을 내려오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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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5] 마룬 5 (Maroon 5) 내한공연
현재 가장 스타일리쉬한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들중의 하나인 마룬 5 (Maroon 5). 그들의 2번째 내한 공연이 지난 5월 25, 26일 이틀에 걸쳐서 서울과 부산에서 열렸다. 국내에 2번째 내한공연을 한 그들은 의례적으로 부산에서도 콘서트를 개최했다. 그만큼 그들의 인기가 크다는 것일 것이다. 이제야 늦는 후기를 올리게 되는데 다시 한번 그때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 하다.
 
평일 공연이라 퇴근하자 마자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대형 내한 공연은 평일 공연이 꽤나 되는 편인데 그건 아마도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본 공연을 하게 되면서 한국 공연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아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주말 공연은 일본, 그 전이나 후의 평일 공연은 한국. 그도 그럴 것이 일본과 한국의 음반 시장이 비교가 안되니 그런 아티스트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마룬 5 (Maroon 5)의 공연장은 1층은 스탠딩, 2층부터는 지정석이다. 난 어차피 스탠딩석을 구매해도 일찍 갈 수가 없는 상황이니 그냥 편하게 지정석을 예매했다. 하지만 첫곡이었던 'Misery'의 반주가 나오자마자 앉아있을 수 없어 2시간 내내 일어서서 박자 맞추고 따라 부르며 흥겨운 밤을 보냈다. 그들의 히트곡들은 워낙에 신나는 곡들이 많아서 거의 쉬지 않고 총 17곡을 불러 주었다. 공연 전에는 팬클럽에서 준비한듯한 종이 비행기를 관객들에게 나누어 주었는데 그들이 최고의 히트곡 중 하나인 'She Will Be Loved'를 부를 때 날려 주었다.

공연중에 보컬인 Adam Levine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얘기하면서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한국인 룸메이트 얘기를 하기도 했다. 아직 미혼이라며 페이스북 주소를 관객들에게 알려주는 열의(?)도 보여 주었다.

마룬 5 (Maroon 5)는 최근에 Christina Aguilera와의 싱글 'Moves Like Jagger'로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한동안 해체설이 돌기도 했었는데 공식적인 언급은 없으니 앞으로도 계속 좋은 음악 들려 주었으면 좋겠다.

2011년 5월 25일 8:00 내한공연 Set List
1. Misery 
2. If I Never See Your Face Again 
3. Harder to Breathe 
4. Give a Little More 
5. The Sun 
6. Won't Go Home Without You 
7. Never Gonna Leave This Bed 
8. If I Ain't Got You 
9. She Will Be Loved 
10. Wake Up Call 
11. Shiver 
12. Stutter 
13. This Love 
14. Sweetest Goodbye 
15. Hands All Over 
16. Makes Me Wonder 
17. Sunday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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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2] 지리산 둘레길 1구간
1일의 화진포에 이어 2일에는 지리산 둘레길. 여러 구간이 있지만 이번에 간 곳은 1구간, 주천~운봉 코스이다. 원래는 주천에서 시작해서 운봉에서 끝나는 것이 정상코스인데 인솔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정상코스로 하면 초반에 오르막길이 길어서 생각보다 힘든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길은 반대코스였다.

저 나무들 사이에 춘향전에 등장하는 그네가 있다.


우암공가족묘원이 보이고 오르막길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걷기가 시작된다.


둘레길 구간 곳곳에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빨간 화살표는 정상 코스, 검은 화살표는 반대 코스 방향을 알려 준다.


묘원에 핀 동백꽃.


묘원을 지나 산길이 시작된다.


길지 않은 산길이 끝나고 평지를 좀 걸어가면 노치마을이 보인다.



노치마을을 지나 누랗게 벼가 익은 평야를 지나가면 왠지 모를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길.


뿌리가 다른 두 나무가 엉켜있는 희귀한 모습의 나무가 눈에 띈다. 사랑은 하나이어라...


산에서 바라본 누렇게 익은 평야가 가을의 운치를 더한다.



산길이 끝나고 도착한 내송마을의 고추밭. 올해는 날씨때문에 고추농사가 좋지 않았다는게 한눈에 보기에도 느껴진다.


황금빛 평야. 날씨가 좋았다면 더더욱 빛났을텐데...



가을이면 빠질 수 없는 코스모스.


여기가 바로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의 시작점. 하지만 나의 여행에서는 도착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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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1] 화진포, 건봉사
작년 겨울 회사에서 단체로 당일 걷기 여행 상품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목적지에 도착해 3~4시간정도 걷기를 하고 점심 먹고 돌아오는 코스였다. 그때의 느낌이 참 좋았다. 더구나 차도 없고 운전도 안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딱 좋은 상품이었다. 산악회처럼 어떤 단체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뒷풀이 같은것도 없어서 더욱 좋았다. 그래서 나중에 다른 상품도 이용해 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잊고 지내다가 가을이 되어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져서 그 홈페이지를 다시 찾았다. 그래서 선택한 여행이 화진포와 지리산 둘레길이었다. 10월 1~3일이 연휴라 1일에는 화진포 2일에는 지리산 둘레길 1구간을 다녀 왔다.

화진포 구간은 거진 해수욕장에서 시작되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넓게 펼쳐진 바닷가가 날 맞이해 준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씨였지만 그게 오히려 더 멋진 풍경을 선사해 주었다. 어차피 해수욕할 건 아니었으니까...




바다의 풍경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걷기 여행이 시작된다. 요즘 전국적으로 걷기 구간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 곳에도 그런 분위기에 맞게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서 표지판을 잘 보이도록 설치해 놓았다.



항구도시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풍경들.



등대가 있는 언덕으로 올라가면 거진읍의 전경을 볼 수 있다.


화진포 호수로 가는 길에 오른쪽으로는 멋진 동해안의 풍경이 펼쳐진다.






산길이 끝나고 평지가 나온다.


호숫가에 피어 있는 해당화 한 컷.


화진포호수에 있는 김일성 별장 옆의 바닷가. 조금은 쌀쌀하고 비도 몇방울 떨어지기도 했는데 나름 가을 바다가 운치있다.




화진포 호수. 생각보다 꽤 넓고 잔잔하다. 바다 바로 옆의 호수라...조용히 휴양하기 참 좋은 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경치좋고 공기 좋고...



화진포 호수를 둘러보고 점심 식사 후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건봉사.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고 있는 곳인데 일반인들에게도 공개하고 있다. 언제봐도 단청은 너무나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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