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분의 상을 받은 작품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입니다.
꼬리동은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상영관으로 향했죠.
상영시간이 5분이 지났는데도 시작을 안 하더군요.
어제에 이어서 또 영사사고?
음...
진행자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죄송합니다. 필름이 아직 도착하질 않아서...'
헉!
이럴수가....
어제에 이어서 다시 같은 상영관에서 영사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어제 그렇게 관객들에게 혼이 났으면 신경 좀 쓸 것이지...
12시나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대신 12시까지 '유혹의 밤'과 '북풍이 보내준 고양이'라는 두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했습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12시 10분 경이 되어서야 본 상영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3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중 3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5편>

기대했던 '노인과 바다'가 처음으로 소개되었죠.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
아카데미상의 가치가 느껴지더군요.
섬세하고 훌륭한 그림, 역동감 넘치는 화면 구성과 편집, 그리고 화면에 잘 맞아 떨어지는 음악까지...
정말 나무랄 때 없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헤밍웨이의 소설이 인물의 묘사나 심리적인 변화, 갈등 등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템포가 느린 반면 애니메이션화 된 이 작품은 긴장감 있고 스케일 큰 대작으로 변모되었죠.
정말 왠만한 서사 영화 안 부러울 정도로 웅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바다에 대한 표현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적인 인물의 묘사도 좋았구요.
원래 이 작품은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이 되었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더 멋질 것 같은데...
암튼 1시간 10분을 기다렸었던 지루함이 이 한편을 보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혹시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비디오를 보신 적 있나요?
만약 그냥 지나치셨다면 멋진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편 놓치신 겁니다.
이 작품으로 유명한 프레데릭 밴 감독의 1993년작인 '위대한 강'이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였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역시 자연과 환경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몬트리올을 가로 지르는 성로렌 강을 매경으로 강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역사를 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얼마나 파괴하고 훼손시키고 있나를 강조해 주고 있죠.

'월레스와 그로밋'이라는 애니메이션 아시죠?
이 작품처럼 진흙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크레이(Clay)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크레이 애니메이션의 창시자가 윌 빈튼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그의 작품인 '어린 왕자'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생 땍쥐베리의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이죠.
내용은 다 아실테니 생략하구요, 일단 1979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 크레이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여러가지 효과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최근에 나오는 크레이 애니메이션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이번 영화제를 위해서 방문하기도 했었던 프레드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라픽 어페어'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어느정도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모았었죠.
한 여자가 PC통신에 섹스 파트너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리고 섹스를 나누죠.
그렇게 섹스를 위해서 계속 만나던 그들은 단순히 섹스 상대로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죠.
마침내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헤어지자고 합니다.
여자도 그를 잡고 싶어하지만 겉으로는 그의 말에 동의하죠.
제목만 보고 야한 장면들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꺼예요.
하지만 영화를보고 나시면 잘 봤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두 남녀간의 묘한 관계가 흥미를 자극하고 관계가 발전되는 과정 또한 매우 템포있고 위트있게 진행됩니다.
인터뷰장면의 삽입도 독특했구요.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하죠.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서로 헤어지게 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안타까워하게 됩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계신다면 솔직하게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랑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니까요.

<움직이는 남자>

영화제 기간 중 시민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영화 특별상영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꼬리동은 '움직이는 남자'라는 이상한 제목에 끌리더군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봤죠.
역시나 재미있더군요. ^.^

바람둥이 악셀이 여자친구에게서 쫓겨나고 우연히 만난 게이 발터를 통해서 알게된 노베르트의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간의 화합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더군요.
특히 게이인 노베르트의 모습은 영화속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악셀을 좋아하지만 그가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지만 악셀이 도움을 청할때는 기꺼이 도와주는 노베르트의 사랑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의 사랑보다도 진실되고 따뜻한 것이 아닐런지...
결국은 알셀도 노베르트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고 그와 친구가 되죠.
그가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

이제 내일이 폐막식이군요.
꼬리동은 마지막 미드나잇 스페셜에 참여하기 위해서 빨리 가 봐야 합니다.
'사탄 탱고'라는 영화를 상영하는데 상영시간이 7시간 18분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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