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늘부터 부천영화제는 본격적인 영화상영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꼬리동이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는 '위치 크래프트'였습니다.
이번 영화제의 공식경쟁부분에 올라있는 영화죠.
제목인 '위치크래프트(마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중세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학교의 수석으로 졸업을 하게 된 리버랜드는 사제가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죽은 전 사제의 미망인과 결혼을 해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미망인은 그에겐 너무나 나이가 많은 상대죠.
리버랜드는 사제직을 맞게 되면서 자신의 침대 아래 악마의 주문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가져다 놓은 한 젊은이를 화형에 처하려 하고 그의 여동생인 투리더는 그를 구하기 위해 사제에게 애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제는 투리너에게 욕정을 느끼게 되죠. 과연 악마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일랜드 영화인데 중세적인 분위기는 그럴 듯 했지만 일단 영화의 진행이 좀 느려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도 해 주었습니다.
극적인 반전같은 것도 거의 없고 그저 물 흐르듯 진행이 되었습니다.
소재나 스토리로만 본다면 훨씬 음울하고 긴장감 넘치며 미스테리컬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위치 크래프트'를 본 후 우리나라의 설춘환 감독의 '아티스트(집착)'을 보았습니다.
한 남자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담은 조금은 진부하지만 표현방식은 그리 흔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기 힘든, 그리고 성공하기도 힘든 저예산 영화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보관하고 또 그의 모습을 유지하고 결국에는 그와 함께 영원한 사랑을 이루는 한 여인의 모습이 어둡지만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위치크래프트'처럼 보다 하드고어적이고 호러적이며 미스테리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상당히 절제되어 있고 오히려 여주인공인 사미경의 심리적인 상태 진행에 따라서 무미건조하고 느리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설춘환 감독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더군요.

관객들에게 가장 의문을 가지게 한 점은 바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어떤 장면인지 쓰면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될 때 허무하실 수도 있으니까 쓰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장면이었죠.
아무튼 이 마지막 장면은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의 완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티스트(집착)'은 원래 한달 쯤 후에 극장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늘 상영 필름은 영화제를 위해서 조금은 급하게 편집이 된 것이라서 완성작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조금 더 편집을 하고 음향이나 색 보정 작업이 있은 후 극장개봉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나중에 개봉하면 우리나라의 저예산 영화의 모습을 보실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이제 조금 후면 '록큰록 프랑켄슈타인' 상영과 시네락나이트 행사가 열립니다.
오늘 출연 밴드는 레이니 선,크라잉너트&쟈이로얄,시나위입니다.
그럼 꼬리동은 광란의 밤을 즐기기 위해 이만 여기서 줄입니다.
잠시 후 다시 찾아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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