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제 기간 중 가장 화제를 몰고 온 상영작은 아마도 '링'시리즈 3편의 심야상영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인터넷이나 전화예매는 물론 당일 예매도 예매 시작 얼마 되지 않아서 입석까지 모두 동이 나 버렸다는군요.
그런 화제만큼이나 영화 시작 전 상영장 입구의 열기도 대단했습니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들어가야 겠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예매줄에서 취소한 티켓이라도 얻으려는 사람들도 수십명 되었죠.
다행히도 기다렸던 분들은 거의 모두를 입석으로라도 입장은 시켰다는군요.
하기야 12시에 영화 못 보면 어디로 가라구...

<소용돌이, 링1, 링2, 링0>

영화 사영 전 '소용돌이'의 제작자, 주연배우, 감독이 무대에 올라 한국말로 간단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질문을 받았죠.
'소용돌이'는 원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만화에는 몸이 뒤틀리고 꼬이는 등의 묘사가 많이 나오는데 영화화 하면서 그런 묘사의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하는 질문에 제작자와 감독은 배우들을 아주 철저히 연습, 훈련시켜서 촬영에 별 무리 없었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링1,2편의 감독인 나가타 히데오도 무대에 섰습니다.
'링3'를 만들 계획은 없냐고 한 관객이 물었는데 '링1,2'그리고 '링0'가 나왔으니 다음은 '링-1'이 나와야 되지 않을까 하는 농담을 하더군요.

간단한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소용돌이>

우리나라 매우 신은경이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던 일본영화입니다.
신은경은 리포터로 잠깐 출연한 후 처절한 결말을 맞이하더군요. 쯔쯔쯔...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답게 황당하고 기괴하며 그로테스크한 표현이 많더군요.
소용돌이모양에 몸과 마음을 모두 빼앗겨버린 한 박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화되면서 많은 부분이 생력된 듯 하고 스토리나 주제가 중심이 되기 보다는 감각적인 화면과 특스효과에 치중하여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링1,2,0>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었던 '링1'을 시작으로 링 시리즈가 연속 3편 상영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스즈키 코지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 아시죠?
공포의 비디오에 관한 영화입니다.
1편의 성공에 이어 2편은 소설을 기본으로 하는 '라센'과 시나리오가 다시 쓰여진 '링2'가 따로 제작되었죠.
결과는 '링2'가 좀 더 흥행에 성공했었습니다.

1편과 2편은 호러와 미스테리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2편이 1편보다 조금 더 무섭고 재미있고 호러 경향에 충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두편은 영화제 전에 이미 본 영화긴 하지만 다시 봐도 재밌더군요.
주변에서 종종 들리는 여자분들의 비명소리도 여전했구요.

이 3편에 비해서 '링0'는 감독이 바뀌어서인지는 몰라도 호러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가 매우 강조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1,2편에서 원한에 어린 존재로 묘사된 사다코의 얘기를 그리고 있는 '링0'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를 연상시키는 작품이었죠.
충분히 호러적이면서도 때로는 관객들의 눈에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기도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상영 전의 열기만큼이나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심야상영이 끝났습니다.
심야영화가 끝나고 나니 아침 7시더군요.
12시부터 다시 영화를 봐야 하는데...
게다가 오늘도 심야까지...
꼬리동은 어제 오늘 완전히 주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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