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남자가 앞집에 사는 여자의 몰래 카메라를 찍기 위해서 빌려 놓았던 비디오테입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여자가 살해되게 되고 그 장면이 그대로 찍히게 되죠.
살인자는 자신이 찍힌 테입을 찾기 위해서 남자를 뒤쫓습니다.
남자는 비디오테입을 비디오가게에 반납하게 되고 살인자는 그 테입을 찾기 위해 모든 비디오테입을 빌려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영화감독을 꿈꾸게 되죠...

히치콕 감독의 영화(너무 많이 안 사나이)에서 따온 제목이나 내용으로 보아서는 스릴러나 미스테리물 같죠?
그런데 전혀 스릴러물 같지 않군요.
정말 유쾌한 코미디 물입니다.

72년생인 손재곤 감독의 장편 데뷰작인 이 영화는 3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디지 베타 카메라로 찍은 이 영화는 원래 네오 아카데미 졸업 작품으로 준비하다가 만들어졌다는군요.
저예산의 한계를 독특한 아이디어와 소재, 재치있는 대사로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원래 '너무 많이 본 사나이'는 마지막 부분을 찍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장소 물색 등의 문제 때문에요.
그래서 감독은 마치 2부가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끝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한 영화 제작사에서 이 영화를 보고 2부를 만드는데 투자를 하겠다고 제의를 해 와서 2부를 준비했다고 하더군요.

거금(?) 500만원의 투자비로 탄생한 2부가 '감독 허치국'.
역시 히치콕의 냄새가 나죠?
1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조금 상쇄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익살스런 묘사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드디어 1부의 살인자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콘티를 작성하고 배우들을 캐스팅합니다.
그러던 중 엉뚱한 한 경찰은 살인자를 찾아나서게 되구요.
과연 허치국 감독은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인가...

극중에서 허치국 감독은 외칩니다.
'이건 코미디가 아니야, 스릴러라구.'
하지만 그렇게 외치는 그의 모습까지도 웃기게 보여지더군요.

저예산 영화이니 만큼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조금은 어색하고 서툰 면이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신선한 감각으로 1,2부 각각 1시간 정도의 런닝타임동안 정말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가져다 주었던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극장개봉을 해도 많은 관심을 끌 것 같더군요.
35만원의 제작비로 얼마나 많은 상영 수입을 올릴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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