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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의 '마지막 전투'를 보고
21세기에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박진감 넘치는 편집에 익숙해진 덕분에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작품에 따라서 틀리겠죠.

이제는 헐리우드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뤽 베송의 첫 장편 영화 '마지막 전투'는 흑백 화면과 단 두 단어의 대사('봉 쥬르')를 가지고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초기 작품 답게 지금의 뤽 베송 작품 보다는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을 많이 느낄 수 있죠.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SF영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흑백으로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게다가 대사도 거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대사가 없다고 해도 관객들은 화면을 통해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묵시록 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 않죠.
오히려 밝고 유머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중요한 사랑이 담겨 있죠.
뤽 베송 작품 특유의 재미도 주고 있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 합니다.
대사가 없으니 표정과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죠.
재미있는 것은 뤽 베송의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장 르노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와 별루 다른 것 같지 않군요.
워낙에 수염도 많고 주름도 많아서 그런가...
음악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뤽 베송의 모든 영화에 참여한 에릭 세라가 음울하면서도 유머스러운 영화의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뤽 베송의 상업적인 작품을 보아왔던 분들에게는 그의 초기 작품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러나 저러나 '아틀란티스'는 언제 개봉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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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
제목 : 쉘 위 댄스 ? (Shall We Dance ?)
감독 : 수오 마사유키
주연 :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제작연도 : 1996 년
상영시간 : 136 분
개봉일 : 2000년 5월 13일
우리 춤 한번 땡길까여?

어쩌면 이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러브 레터'와 함께 개봉되기 전 불법 비디오로 엄청나게 돌고 돌았던 바로 그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하는 군요. 사실 꼬리동은 '러브 레터' 보다 이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는데...

40대의 한 샐러리맨이 사교춤장에서 춤추는 춤을 여자에게 빠져서 사교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전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우리나라 영화 '댄스 댄스'도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컨셉을 따오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죠.

일본의 국민 배우라고 불리는 야쿠쇼 코지, 원래 발레리나로 유명한 쿠사카리 타미요 두 주인공의 매력과 그 외의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작품입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여러 작품들을 누르고 미국의 역대 일본영화 상영작 중 가장 많은 관객 동원을 했죠. 게다가 일본 내에서는 이 영화가 히트한 후 한동안 많은 중년 남성들이 사교춤을 배우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도 그렇게 되려나?

아무튼 '러브 레터'에 이어서 다시 한번 일본 영화의 열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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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미 선데이'를 보고
어느나라 영화야?
독일 영화라구?
음...
첫 느낌은 좀 딱딱하구 재미 없는 영화가 아닐까 하고 꼬리동은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군요.
너무나 멋진 사랑 영화였습니다.
약간의 미스테리 분위기도 있구요.

헝가리의 어느 한 레스토랑.
한 유명인사가 그 곳을 오랜만에 찾아오고 그가 신청한 음악을 듣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킵니다.
그러면서 이 레스토랑에 얽힌 과거의 이야기가 시작되죠.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그곳 '자보 레스토랑'에는 자보라는 유대인과 일로나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였죠.
그러던 어느날 피아노 연주자인 안드라스가 그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일로나와 자보, 안드라스는 묘한 삼각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솔직히 그들의 삼각관계는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어떻게 두사람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지, 또 그 사랑을 공유할 수 있는지...
하지만 자보의 한 대사인 '당신을 잃어버리느니 반쪽이라고 같고 싶어' 하는 대사는 애절하게 느껴지더군요.

예상 외로 이 영화는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자와 3남자의 사랑과 배신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으로 빛을 바래고 있죠.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보았던 '움직이는 남자'에서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주인공 자보 역의 조아킴 크롤, '파리넬리' 이미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 낯익은 스테파노 디오니시, 그리고 묘한 매력을 풍기는 일로나 역의 에리카 마로잔.
정말 멋진 앙상블을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영화음악은 잊혀지질 않습니다.
영화 도중에 끈임없이 나오는 '글루미 선데이'의 선율은 정말 아름답고도 슬프더군요.
아마도 영화 사운드트랙이 나오면 많이 팔리지 않을까...

재미있는 것은 독일영화인데 이 영화에서 표현된 독일이나 독일인은 좀 비열하게 표현이 되어있더군요.
하기야 2차 세계대전 당시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전쟁을 배경으로 멋진 음악과 애틋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조화된 고급스러운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개봉하게 되면 어떤 제목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글루미 선데이'보다는 독일어 원제인 '사랑과 죽음의 노래'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꼬리동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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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 마지막 날
<미드나잇 스페셜 - 사탄 탱고의 밤>

국내 상영작 중 아마도 가장 상영시간이 긴 영화로 얼마간은 기록이 깨지기 힘든 영화가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의 마지막 미드나잇 스페셜로 상영되었습니다.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의 7시간 18분짜리 대 서사시 '사탄 탱고'입니다.
영화 상영 전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정성일씨가 무대에 나와서 입이 마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같은 일반인들이 좋아하기에는 너무 어렵더군요. -.-
이 영화는 헝가리 대평원 가운데 한 마을을 배경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을을 떠나려는 마을 사람들의 갈등과 환상 등을 다루고 있죠.
흑백으로 된 이 영화는 감독이 전 세계적으로 비디오 상영을 금지시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극장에서밖에 볼 수 없는 작품인데 세상에 7시간 18분짜리 영화를 상영할 극장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래서 아마도 극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비평가들의 평가는 대단해서 'Monsterpiece'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솔직히 꼬리동의 느낌은 지루했습니다.
마치 타르코프스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정말 왠만한 인내심 없이는 보기 힘들죠.) 게다가 등장 인물들의 극단적인 클로즈업, 심미적인 대사 등은 이 영화를 매우 관념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성일씨의 말은 처음 30분을 버티면 그 다음은 문제 없다고 했는데 꼬리동은 워낙에 피곤한 상태에서 영화를 봐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영화 도중 잠깐 졸기도 했었슴다. -.-
그래도 꿋꿋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벌써 해는 중천에 뜬 8시더군요.
세상에...
아마도 꼬리동 생애 다시 이렇게 긴 영화를 볼 수 있을런지...

영화제 마지막 날인 4일에는 극장마다 2회의 상영만을 했습니다.
꼬리동은 밤을 새서 영화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11시에 다시 영화를 보았죠.
대단한 꼬리동...

<쾌락의 공범자들>

그래서 본 작품은 영화제 2일째 단편 애니메이션을 소개해 드렸던 얀 스반크마이어의 '쾌락의 공범자들'이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장면보다 실사 영화장면이 더 많더군요.
6명의 남녀의 기괴한 마스터베이션 준비 과정과 실행이 주된 내용입니다.
정말 황당한 방법이 많더군요.
그런 방법이... 후후후~~~
독신남, 서점 주인, 우체부, 중년부인, 형사와 아나운서 부부.
이렇게 6명은 모두 마스터베이션을 통해서 연결이 되어있죠.
한번의 마스터베이션이 끝난 그들은 서로 방법을 바꾸면서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어지게 됩니다.
암튼 어떻게 본다면 현대인들의 숨겨진 욕구의 비 정상적인 표출이 아닌가도 생각되더군요.

<디지털 필름 워크숍>

이번 영화제 모토 중 하나인 디지털 영화를 위해서 영화제 측은 3달정도의 기간을 걸쳐서 자체적인 워크숍을 구성하여 디지털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그 중 6편을 영화제에서 선보였죠.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처음 디지털 영화작업을 하신 분들이라고 하더군요.
학생에서 부터 직장인들까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한 것 같았습니다.
3달을 준비해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이더군요.
6작품 모두 각각의 특색을 물씬 풍기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꼬리동두 욕심이 생기더군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음...
영화제 내내 횡설수설하는 꼬리동... -.-

<페막식>

이제 7일간의 영화여행도 끝났습니다.
메인 상영관인 전북대 문화관에서 예정보다 조금 늦은 7시 15분부터 페막축하공연이, 35분부터 페막식이 문성근, 방은진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제 1회 전주 국제 영화제의 시상 부분은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뉩니다.
시네마 스케이프의 전주 시민상, 아시아 인디 포럼의 우석상, N- 비젼의 디지털 모험상, 단편영화부분의 온고을 단편영화상이죠.
그럼 수상작을 보겠습니다.

전주시민상 : 오디션 (미케이 다카시, 일본)
우석상 : M/other (스와 노부히로, 일본)
디지털 모험상 : 폭동 (존 아캄프라, 영국)
온고을 단편영화상 : 가위 (이기천, 한국)

그런데 수상자가 직접 수상한 것은 온고을 단편영화상의 이기천 감독 뿐이었습니다.
다른 감독들은 참석을 못했다고 하더군요.
음...
실망...

암튼 수상작을 발표하고 우석상 수상작인 M/Other를 페막작으로 상영하고 영화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페막작 - M/Other>

이 작품은 테츠로의 전처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8살난 아들 슌이 동거중인 테츠로와 아키와 함께 한달을 지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면 테츠로와 아키의 관계에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게 되죠.
인디영화 답게 저예산영화이면서도 현대의 삶을 잘 반영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챠이밍량 감독의 스타일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났어요.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있지만 사실적인 촬영과 대사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 불이 켜지면 한 가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우리들이 얼마나 여유없이 현대를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되실꺼예요.

<영화제를 마치며>

꼬리동은 이번 영화제가 처음 참여하는 영화제였답니다.
그래서 기대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죠.
과연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진행은 잘 될까???

글을 쓰면서 몇번 언급을 하긴 했지만 제1회라는 이유때문인지 영화제 진행은 모자라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잦은 영사사고, 부족한 예매 창구, 노후한 상영관 시설 등등...
어떻게 보면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보다 나은 진행이 이루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진행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기분좋게 만들더군요.
매우 친절했거든요.
노력도 많이 하는 것 같았구요.
아마도 이번 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상영작들도 일반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제라구 작품성있는 영화만 하면 재미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관객 점유율도 생각보다 높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일본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 수상작에서도 나타나지만 '오디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등의 일본영화들이 큰 인기를 얻었죠.
애니메이션 역시 관심을 많이 끌었었습니다.
디지털 영화에 대한 영화제 측의 배려도 느낄 수 있었구요.

암튼 처음 시작된 영화제였지만 매우 알찼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앞으로 회를 거듭하게 되면 진행도 원활해지겠고, 프로그램 또한 더욱 더 좋아져서 좋은 영화 많이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영화제를 위해 수고하셨던 스탭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께 격려의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그럼 꼬리동의 제 1회 전주 국제 영화제 방문기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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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6일째 -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올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분의 상을 받은 작품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입니다.
꼬리동은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상영관으로 향했죠.
상영시간이 5분이 지났는데도 시작을 안 하더군요.
어제에 이어서 또 영사사고?
음...
진행자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죄송합니다. 필름이 아직 도착하질 않아서...'
헉!
이럴수가....
어제에 이어서 다시 같은 상영관에서 영사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어제 그렇게 관객들에게 혼이 났으면 신경 좀 쓸 것이지...
12시나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대신 12시까지 '유혹의 밤'과 '북풍이 보내준 고양이'라는 두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했습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12시 10분 경이 되어서야 본 상영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3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중 3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5편>

기대했던 '노인과 바다'가 처음으로 소개되었죠.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
아카데미상의 가치가 느껴지더군요.
섬세하고 훌륭한 그림, 역동감 넘치는 화면 구성과 편집, 그리고 화면에 잘 맞아 떨어지는 음악까지...
정말 나무랄 때 없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헤밍웨이의 소설이 인물의 묘사나 심리적인 변화, 갈등 등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템포가 느린 반면 애니메이션화 된 이 작품은 긴장감 있고 스케일 큰 대작으로 변모되었죠.
정말 왠만한 서사 영화 안 부러울 정도로 웅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바다에 대한 표현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적인 인물의 묘사도 좋았구요.
원래 이 작품은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이 되었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더 멋질 것 같은데...
암튼 1시간 10분을 기다렸었던 지루함이 이 한편을 보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혹시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비디오를 보신 적 있나요?
만약 그냥 지나치셨다면 멋진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편 놓치신 겁니다.
이 작품으로 유명한 프레데릭 밴 감독의 1993년작인 '위대한 강'이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였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역시 자연과 환경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몬트리올을 가로 지르는 성로렌 강을 매경으로 강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역사를 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얼마나 파괴하고 훼손시키고 있나를 강조해 주고 있죠.

'월레스와 그로밋'이라는 애니메이션 아시죠?
이 작품처럼 진흙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크레이(Clay)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크레이 애니메이션의 창시자가 윌 빈튼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그의 작품인 '어린 왕자'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생 땍쥐베리의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이죠.
내용은 다 아실테니 생략하구요, 일단 1979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 크레이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여러가지 효과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최근에 나오는 크레이 애니메이션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이번 영화제를 위해서 방문하기도 했었던 프레드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라픽 어페어'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어느정도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모았었죠.
한 여자가 PC통신에 섹스 파트너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리고 섹스를 나누죠.
그렇게 섹스를 위해서 계속 만나던 그들은 단순히 섹스 상대로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죠.
마침내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헤어지자고 합니다.
여자도 그를 잡고 싶어하지만 겉으로는 그의 말에 동의하죠.
제목만 보고 야한 장면들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꺼예요.
하지만 영화를보고 나시면 잘 봤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두 남녀간의 묘한 관계가 흥미를 자극하고 관계가 발전되는 과정 또한 매우 템포있고 위트있게 진행됩니다.
인터뷰장면의 삽입도 독특했구요.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하죠.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서로 헤어지게 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안타까워하게 됩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계신다면 솔직하게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랑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니까요.

<움직이는 남자>

영화제 기간 중 시민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영화 특별상영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꼬리동은 '움직이는 남자'라는 이상한 제목에 끌리더군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봤죠.
역시나 재미있더군요. ^.^

바람둥이 악셀이 여자친구에게서 쫓겨나고 우연히 만난 게이 발터를 통해서 알게된 노베르트의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간의 화합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더군요.
특히 게이인 노베르트의 모습은 영화속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악셀을 좋아하지만 그가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지만 악셀이 도움을 청할때는 기꺼이 도와주는 노베르트의 사랑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의 사랑보다도 진실되고 따뜻한 것이 아닐런지...
결국은 알셀도 노베르트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고 그와 친구가 되죠.
그가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

이제 내일이 폐막식이군요.
꼬리동은 마지막 미드나잇 스페셜에 참여하기 위해서 빨리 가 봐야 합니다.
'사탄 탱고'라는 영화를 상영하는데 상영시간이 7시간 18분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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