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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자유, 저항, 반항의 9일간의 축제
이제 부천영화제가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개막식이 진행된 부천시민회관은 개막식 시작 2,3시간 전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활발해 지더군요.
외국 영화제에서 많이 본 빨간 카펫트도 보였습니다.
검은 양복을 빼 입은 경호원분들도 보였구요.
개막식 시간이 가까워지자 여러 유명인사들이 도착했습니다. 많이 아실만한 분들을 몇 명 꼽아보자면, 영화배우 문성근, 박중훈, 강수연, 배두나(그녀는 이번 영화제 홍보걸이기도 하죠.), 서정, 허윤정, 영화감독 신상옥, 이장호, 음악인 남궁연 등...
예상보다는 그리 혼잡하지 않게 개막식장 입장이 진행되었습니다.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도 만만치 않았죠.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외국인사들은 그리 많이 보이질 않았다는 겁니다.
영화제가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앞으로를 기대해봐야 겠네요.

오후 7시.
홍은철 아나운서와 영화배우 이은주의 사회로 개막식은 시작되었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의 상영작들로 이루어진 영상들의 무대를 가득 메웠고 마침내 영화제 개막이 선언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박지원 문화부 장관 등의 여러 유명인사의 축사도 이어졌습니다.
축사가 끝난 후 피아노와 색소폰이 어루러진 퓨전공연이 관객들의 흥을 돋구기도 했죠.
이번 영화제 홍보걸인 영화배우 배두나도 무대에 나와서 앞으로의 영화제 기간동안의 홍보활동을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정초신, 송유진씨는 상영작들의 전체적인 성격과 특성을 간략하게 소개했죠.
화면에는 상영작들의 여러장면들이 보여졌는데 기대되는 영화들이 꽤 있더라구요.
특히 꼬리동은 심야영화에서 선보일 '링0'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장이신 신상옥감독도 무대에서 영화제의 성공과 심사기준에 대한 설명을 하셨죠.
그리고 사물놀이와 관현악단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개막식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개막식 중에 있었던 2가지의 공연이 모두 퓨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좀 특이했습니다.
피아노와 색소폰, 사물놀이와 관현악단...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묘한 어울림을 관객들에게 선사했죠.
아마도 이번 영화제 주제인 '자유, 저항, 반항'도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작인 '아메리칸 사이코'의 상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영화제 진행상의 미숙함이 좀 보이더군요.
개막공연 후 방송이나 간단한 멘트를 통해서 몇분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언제 개막작의 상영이 있을 것이라는 공지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방송이 없더군요.
그래서 언제까지 상영장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지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무튼 어느정도의 어수선함은 있었지만 무리없이 개막작 상영이 시작되어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개막작인 '아메리칸 사이코'는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못했지만 1996년 '나는 앤디 워홀를 쏘았다'로 선댄스의 화제를 몰고 왔던 매리 해런의 작품입니다.
하버드를 나오고 아버지 회사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하는 일이라곤 사무실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친구나 동료들과 마약과 술을 즐기는 것 뿐인 베이트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겉은 깔끔하고 멋진 엘리트죠.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선탠기로 살을 태우고 최고급 양복과 화장품으로 외모를 가꾸죠.
하지만 그의 본능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살인, 폭력, 섹스에 대한 그의 욕망은 조금씩 그 한계를 넘어 위험하게 변하죠.
친구인 폴 앨런을 살해하게 되면서 그의 본능은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살인행각은 점점 대담하고 잔인해지죠.
마침내 그 자신도 그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그의 변호사에게 사실을 말하게 되지만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죠.
영화는 마지막 반전으로 끝을 맸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주연인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일 것입니다.
여러 가지 성격을 보여주는 주인공 베이트먼의 묘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해 주고 있죠.
때로는 결벽증 넘치는 왕자병자로 때로는 히스테릭컬한 정신병자로 베이트먼의 성격을 만들어주고 있죠.
또 영화 전반에 흐르는 80년대 후반의 유행음악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New Order의 'True Faith'를 시작으로 Huew Lewis And The New의 'Hip To Be Square', Genesis의 'In Too Deep', Phil Collins의 'Sussudio'... 등등.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꼬리동이 음악을 제일 많이 듣던 시기의 노래들이라서 그런지 잠깐 옛날 추억에 잠기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옛기억을 되살리게 할 만한 것은 아니었죠.
아무튼 '아메리칸 사이코'는 이번 영화제의 '자유, 저항, 반란'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개막작으로의 선정은 이유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꼬리동은 내일 3편의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위치크래프트', '아티스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은 상영 후 시네록 나이트라는 이벤트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일은 어쩌면 광란의 밤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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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 왜 제목이 60초지?
헐리우드의 가장 흥행성을 갖춘 제작자 중 한명.
제리 브룩하이머.
그는 올 여름에도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우리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엄청난 물량공세와 볼거리로 여름 극장가를 강타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게 맘대루 될까???

1974년에 발표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룰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위기에 놓인 주인공 그리고 그의 애인, 그리고 멋지게 해결하는 엔딩.
게다가 차도둑에게서 인간미까지 느끼게 하다니...
모든 범죄는 인간미넘치는 주인공이 함으로써 다 용서받죠.
정말 미국은 좋은 나라야...
이렇게 하나의 오차도 없이 공식대로 흘러가고 있죠.

대신 뻔한 얘기를 화려한 화면과 숨가쁜 편집으로 승부합니다.
게다가 차도둑의 얘기를 그렸으니 멋들어진 명차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솔직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차들의 이미지는 기대했던 것 보다는 비중이 적었습니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나면 어떤 차들이 나왔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날 지경이더군요.
꼬리동만 그럴지두 모르지만...

아무튼 이 영화에서 짜임새있는 스토리나 멋진 러브스토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모순이겠죠.
그리구 제목이 왜 'Gone In 60 Seconds'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광고에는 60초당 한대의 차를 훔쳐야 된다는 것으로 보았지만 영화상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저 50대의 차들을 훔친다는 것 밖에...

일단 이 영화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데에는 어느정도 성공한 듯 싶습니다.
자동차 추격신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더군요.
특히 꼬리동은 영화 전체를 통털어서 가스통이 이리저리 튀면서 추격이 진행되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정말 가스통 잘두 튀대요.

110분간 그냥 아무 부담없이 눈으로 즐기고 극장문을 나올때면 모두 다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꼬리동이 그리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광란의 사랑'에서 'Love Me Tender'를 부르는 모습이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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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 살기위해 죽인다
'엑소시스트'로 유명한 윌리암 프레드킨 감독이 95년 '제이드'의 엄청난 혹평과 대중적인 실패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영화입니다.
아마도 그에게는 중요한 영화겠죠.
아무튼 신경을 상당히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원래 그는 스릴러나 호러, 범죄영화를 많이 만들었었죠.
'프렌치 코넥션','엑소시스트','알파치노의 광란자','늑대의 거리','가디안' 등등...
이번 영화는 기존의 그의 영화들과는 조금은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생각되네요.
전쟁과 법정영화를 혼합한 듯한 그리고 드라마적이 요소도 많이 있구요...

이 영화의 중심은 어쩌면 전쟁 중 많은 참전군들이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자신의 동료를 살리기 위해서 교전법칙을 어겨야 하는 갈등상황...
과연 꼬리동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이 영화의 칠더스대령과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 상황이 국가적인 문제와도 연결이 되어있다면...

어쩌면 이 영화의 결말은 뻔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헐리우드의 영화라고 하겠죠.
게다가 마지막에 전 베트남군이 칠더스대령에게 경례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상투적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이 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판결 후 미국과 예멘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군요.
국가간의 문제도 도입부에서는 중요한 소재 중의 하나였던 것 같은데...

하지만 주연, 조연 배우들의 호연과 감독의 무난한 연출은 괜찮은 영화를 보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죠.
마지막에 자막처리로 그 후의 얘기까지 들려주며 마치 실제있었던 이야기인 것 처럼 픽션을 논픽션화하는 것도 무난했던 것 같구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법정영화가 성공하기는 참 힘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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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2 : 톰 크루즈의 왕자병
미국 여름 블록버스터의 특징 중 하나는 아마도 잘생긴 주연 배우가 모든 악당을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물리치는 영웅담일 것입니다.
그렇게 헐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을 영웅화 시키죠.
유난히 '맨' 시리즈가 많은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확실히 미국사람들은 영웅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런데 꼬리동은 그렇지를 못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저에게 실망감밖에 남겨주지 않았습니다.
보기 전부터 그리 기대하지는 않았었지만요...

1편과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제작에 참여한 톰 크루즈는 그의 입김의 세기만큼이나 영화에서 놀라운 자기 영웅화에 성공합니다.
못하는 것이 없는 톰.
대역도 거의 쓰지 않고 직접 했다는 액션 연기는 마치 '매트릭스'의 키애누 리브스의 어설펐던 연기를 보는 듯 느껴졌습니다.
사실 키애누 보다는 좀 나았죠.
게다가 사랑도 한 눈에 빠지더군요.
역시 남자는 잘나고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왕자병은 언제까지 지속될려는지...
'매그놀리아'에서는 그의 연기를 감탄하면서 본 꼬리동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오우삼 감독은 여전히 그의 스타일을 뽐내고 있습니다.
홍콩식 액션 장면, 아직도 그리고 너무 많이 쓰고 있는 슬로우 모션, 예전 그의 영화에서 본듯한 장면들.(예를 들어서 '첩혈쌍웅'의 비둘기.)
정말이지 오우삼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멋지다고 하시겠지만 이젠 조금은 더 세련되고 새로운 시도도 해 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더군요.

또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꼬리동이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 영화속의 여자 주인공 니야는 너무나 남자들의 의해서 조종되고 힘겨워하고 또 구원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TV시리즈였던 '미션 임파서블(제 5전선)'를 꼬리동이 재미있게 보았던 이유중의 하나는 대원들간의 특색있는 성격의 조화를 통해서 무언가 같이 해 나간다는 협력의 묘미가 있었고 또 성취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진 두편은 오직 이단 헌터의 독무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군요.
물론 TV시리즈와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일수밖에 없지만 꼬리동은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더욱 그리워 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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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우리들 할머니의 인생사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건 어쩌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심성과 문화는 세계의 어디를 가든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던 우리나라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이 우리들의 피속에 흐르는 조상들의 삶과 시련, 한을 그린 작품이 많습니다.
'서편제',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름다운 시절' ...
배창호 감독이 오랜만에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정'을 보면서 이 영화도 앞으로 위에 나열한 영화들과 함께 생각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순이라는 어쩌면 우리들의 할머니, 할머니의 어머니의 모습이기도 한 한 여인의 인생을 통해서 우리들이 잊고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과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줍니다.
스토리만 생각한다면 언뜻 지루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이제는 중견 감독이 된 배창호 감독의 연출력은 관객을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울리면서 감정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계절마다 보여주는 화면이 주는 아름다움 또한 '아름다운 시절'과 비길 만 하더군요.
게다가 영화 곳곳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시집살이, 보쌈, 장화홍련전,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민요가락들...

'러브 스토리'에서는 실제 나이보다 너무 어린 연기를 해서 조금은 어색해 보였던 배창호 감독의 부인인 김유미씨도 이번 영화에서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충분히 화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죠.
김명곤씨는 특유의 구성진 목소리로 멋진 육자배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두여자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윤유선도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엄청난 물량공세 때문도 현란한 화면 때문도 아닐 것입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따뜻하고도 소중한 '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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