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418)
게이샤의 추억 : 게이샤가 없는 게이샤 영화

벌써 몇년 전에 김윤진이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들 것이라고 해서 더 화제가 되었던 영화. 하지만 결국 김윤진은 그 역을 고사했고 TV드라마 '로스트'로 전화위복의 계기를 만들었으며 스필버그도 제작만 하고 감독은 '시카고'의 롭 마샬이 맡게 되었다.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이 영화는 영화 자체보다 그 외의 가십들이 더 화제가 된 듯 하다. 중국계 배우들이 게이샤 역으로 캐스팅 되었던 것도 그렇고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상영 금지까지 되었다는데...

그럼 영화는 어땠을까... 개인적으론 좀 지루했다. 홍콩 배우들의 게이샤 연기도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었고 또 게이샤에 대한 단편적인 묘사도 좀 아쉬웠다. 공리나 장지이, 양자경 같이 멋진 배우들이 기모노를 입고 영어로 연기하는 모습이 어찌나 어색하던지... 하기야 뭐 미국 사람들이 그들이 중국계 배우인지 일본계 배우인지 따질리도 만무하고 또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을 것을 생각하니 좀 착잡하기까지 했다. 그들에겐 중국계든 일본계든 한국계든 모두 아시아인일 뿐일테니까...
  Comments,     Trackbacks
무극 : 중국영화는 어디로 가는가...

와호장룡과 영웅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중국영화의 경향이 그 비슷한 영화들을 계속 양산해 내고 있는 듯 하다. 이안, 장예모에 이어 이제 챈 카이거까지 가세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젠 더 이상 이런 비슷한 영화들에 대한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나 비슷 비슷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는 화려한 화면들을 2시간동안 보고 있노라면 이제 식상해지지까지 하다. 한국배우 장동건이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단점이 덮여질 수는 없다. 더구나 '파이란'의 그 청순했던 장백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Comments,     Trackbacks
야수 : 그들의 비애에 동참할 수 없다

사실 그리 보고 싶은 영화는 아니었다. 두 주연배우에게 그리 마음이 가지 않았다. 게다가 '태양은 없다'의 감독인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동명이인 감독이라니... 하지만 봤다. 그래서 실망했다... -_-;;

일단 난 두 주인공에게 전혀 감정이입이 되지가 않았다. 그렇다보니 영화 내내 왜 저들은 저렇게 행동할까... 하는 의구심뿐이었다. 배우들에 대한 내 개인적인 느낌때문이었을까... 하지만 손병호씨의 연기는 역시 멋졌으며 결말도 식상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었다.
  Comments,     Trackbacks
왕의 남자 : 작품성, 배급, 개봉시기의 3박자가 기록을 만들다

개봉하길 손꼽아 기다렸던 영화... 그래서 개봉하자마자 극장으로 달려가 관람했고 역시 기다렸던 만큼 만족스러웠다. 그렇지만 그때만해도 사실 지금의 현황처럼 1000만을 넘고 최고의 흥행 기록을 깨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로서 보면 참 흥미롭고 잘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 영화에는 몇가지 약점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첫째로 사극이라는 점이고 둘째로 동성애 코드가 전반적으로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약점조차도 그동안 보아오지 못했던 흔하지 않은 소재라는 강점으로 전환이 되어버린 분위기다. 또한 이런 소재들의 영화가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지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사실 사극이나 동성애 코드의 소재들은 최근들어 조금씩 메이저 영화들속으로 도입되었다. '왕의 남자'가 아마도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킬 듯 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영화 자체의 작품성, 배급의 힘, 개봉 시기의 적절함 이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져 아마도 앞으로 한동안은 깨기 힘든 흥행 기록을 낼 것이 거의 확실하다.
  Comments,     Trackbacks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 시작이 좀 약하다

이 시리즈도 앞으로 남은 시리즈를 기대해 봐야 할까... 첫 작품은 많이 지루했다... 또 많이 유치했다... 너무나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의식한 듯... 그런데 7편 모두 만들어지기나 할까...
  Comments,     Trackbacks
킹콩 : 킹콩에게 남우주연상을!

이제 앞으로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어떻게 볼까... 이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피터 잭슨의 꿈의 프로젝트 '킹콩'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스토리는 거의 알고 있는 이 영화를 그가 리메이크한다고 했을 때 좀 의아한 느낌도 들었다. 과연 어떻게 새로운 '킹콩'을 보여줄 수가 있을까... 결과는 대성공이다. 이런 결과는 아마도 현재의 영화제작 기술이 얼마나 발전되었는지도 보여 주는 것일 것이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도 골룸을 연기했던 앤디 서키스가 이번엔 영화에 출연도 하지만 역시 킹콩을 연기했다. 특히 CG로 탄생한 킹콩의 모습은 영화의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사실감을 가지고 있으며 복잡한 감정을 얼굴 표정 하나 하나로 잘 표현하고 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감이다.
  Comments,     Trackbacks
해리 포터와 불의 잔 : 벌써 다음편이 기다려진다

시리즈가 진행됨에 따라 기대감이 떨어지지 않는 아니 오히려 작품에 대한 만족감은 더 높아지는 흔치 않은 시리즈인 것 같다. 사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볼때만 해도 많이 지루했었는데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다음 영화가 기다려진다. 1,2편을 제외하고 계속 감독이 바뀌고 있는데 다음편의 데이빗 예이츠는 어떤 해리 포터 시리즈를 보여줄까...
  Comments,     Trackbacks
나의 결혼원정기 : 크고 작은 웃음들속에 담겨진 현실에 대한 풍자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남자 배우가 2명 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있는 황정민과 바로 정재영. '아는 여자'에서의 그의 모습도 좋았지만 속되게 말해 그에게 뻑간 것은 '귀여워'의 첫장면이었다. 팬티 하나 달랑 걸친채로 담배를 피워대는 그의 모습은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었다.
아무튼 이 영화에서 역시 그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아는 여자'에서의 동치성과는 비슷하면서 또 다른 만택의 모습을 통해서 각박하게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잊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내내 크고 작은 웃음을 주고 있기도 하지만 그 내면에는 농촌 총각들의 현실에 대한 실날한 풍자도 은근히 내재되어 있다. 그래 맞다. 영화는 그 시대를 반영한다...
뜬금없이 '수퍼스타 감사용'이 생각이 난다. 영화는 정말 좋았지만 관객은 많이 들지 않았던... '광식이 동생 광태'에 묻혀 그리 흥행은 되지 못했지만 정말 맛갈스런 감칠맛이 나는 그런 영화였다.
다 자빠트려!
  Comments,     Trackbacks
이터널 선샤인 : 늦깍이 개봉한 시대의 명작 중 하나

짐 캐리는 이제 진정한 연기자이다. '트루먼 쇼'에 이어 또 한번 그의 명연기를 볼 수 있다. 그 뿐 아니다 '타이타닉' 이후 잊혀져 가던 케이트 윈슬렛 마져도 그녀의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 준다. 이 두 배우의 명연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가슴이 벅찬데 영화 또한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한번 보아도 좋지만 2번 3번 본다면 더더욱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영화... 다시 한번 보고 싶다...
내 기억에서 지울 사람은 누구일까...
  Comments,     Trackbacks
월래스 앤 그로밋 - 거대토끼의저주 : 그래도 조금은 단편 시절이 그립다

이미 3편의 단편으로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크게 사랑을 받았었다. 이제 장편으로까지 제작이 되었다.

영화의 스토리는 역시 기존 단편 시리즈처럼 월래스와 그로밋이 좌중우돌하며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주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 만큼 기존의 단편보다는 세련된 화면과 기술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쉬운 것은 단편에서 보여주었던 참신함은 그리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치 기존 단편 중 '전자바지 소동'과 '양털 도둑'을 합쳐서 장편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래도 난 이 귀여운 강아지 그로밋과 그의 조금은 어리숙한 월래스를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다음번엔 새롭고 톡톡 튀는 단편으로 다시 볼 수 있길...
  Comments,     Trackbacks
유령신부 : 비틀주스와 크리스마스의 악몽이 만나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 역시나 팀 버튼의 기괴하고 때로는 판타지적인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비해선 조금 점잖아지기도 했지만 '난 팀 버튼이 만든 영화 맞아'하며 관객들에게 그의 작품에 대한 이미지를 각인시키고 있다. '비틀 주스'와 '크리스마스의 악몽'의 만남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론 '월래스 앤 그로밋 - 거대 토끼의 저주'보다 좀 더 나은 점수를 주고 싶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에서 느꼈던 약간의 아쉬움을 단번에 날려준 작품.
  Comments,     Trackbacks
오로라 공주 : 친절한 순정씨의 슬픈 살인의 추억

맨 처음 이 영화의 제목을 접했을 때는 그 흔하디 흔한 공주병 걸린 여자의 로맨틱 코미디이겠거니 했었다. ^^? 하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고 전혀 분위기가 다른 범죄 스릴러 영화의 시놉시스가 눈에 들어왔다. 우리나라에서 범죄 스릴러 영화라... 거기다 엄정화가 주연이라구?

엄.정.화.
사실 배우로서 그녀만큼 과소평가 받았던 인물도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좋아하는 가수이자 배우이다. ^^;;) 요즘에야 가수와 연기자 활동을 병행하는 연예인들이 많아졌지만 엄정화가 '눈동자'라는 곡을 부르며 TV드라마에서도 얼굴을 디민 1993년 당시만 해도 가수 겸 연기자 연예인은 그리 흔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후 엄정화의 연예 활동은 연기자보다는 가수쪽에 치우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사실 그녀의 실질적인 데뷰는 1992년 영화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에 가야 한다'이다. 물론 그 전에 MBC합창단 활동을 하긴 했지만) 그래서 많은 대중들은 그녀를 배우보다는 가수로서 더욱 기억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그녀의 활동은 가수보다는 배우로서 치중하고 있는 듯 하며 이제 대중들도 가수 엄정화보다는 배우 엄정화를 더 선호하는 듯 하다. 그녀를 배우로서 강하게 각인 시킨 작품은 아마도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TV 드라마 '아내'였을 것이다. 이 두작품을 통해서 엄정화는 기존의 섹시 가수 이미지를 벗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과 눈물 마를 날이 없는 비련의 여주인공을 넘나들며 배우로서의 영역을 넓혀 갔다. 이런 그녀의 프로필에 '오로라 공주'는 어쩌면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 있을만한 작품이 될 것 같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엄정화라는 배우가 중심이 된 영화이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만 해도 과연 그녀가 원톱으로서 한 영화를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보기좋게 이런 걱정을 잊게 해 주고 있다. 매우 복잡하고 미묘한 정순정이라는 캐릭터를 통하여 때로는 신비스럽게 때로는 섬뜩하게 때로는 애처롭게 그녀는 관객들의 감정을 이끌어가고 있다. 방은진 감독의 연출 또한 그녀의 다중인격적인 캐릭터를 기괴하고 복잡하지 보여주기보다는 단순하고 절제된 모습으로 표현해 주고 있다. 그래서 관객들은 영화를 보며 왜 그녀가 그렇게 잔인하게 여러명을 죽일 수 밖에 없었는지 공감하게 만들면서 그녀를 연쇄살인범으로 보기 보다는 억울하게 죽어간 아이의 엄마로 각인시킨다. 이런 요소는 아마도 이 영화의 가장 큰 요소가 아닐까 생각된다. 스릴러라는 장르를 택했지만 결국은 드라마적인 성격이 부각되어 헐리우드 범죄 스릴러에 비해 국내의 감성에 좀 더 접근할 수 있을 듯 하다. 관객들은 첫장면에서는 잔인한 살인장면에 깜짝 놀라기도 하지만 결말에 가서는 자신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고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방은진 감독은 배우로서의 경력을 뒤로 하고 처음으로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잘 짜여진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스토리를 진행지키며 관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감정 조절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범죄 스릴러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는 처음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관객들에게 알리고 시작한다. 그래서 관객들이 과연 범인이 누군지를 궁금해하고 추리해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인의 이유를 의문시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감독은 정순정을 통하여 현실에 대한 차가운 시선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베이시스 출신의 정재형의 영화 음악도 이런 감독의 의도에 맞게 영상을 잘 받쳐주고 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형사들의 수사에 관한 연출의 디테일이었다. 단적인 예로 요즘 CSI같은 시리즈물도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는 마당에 범죄 현장에서 장갑도 끼지 않고 이것 저것 만지며 둘러보는 형사들의 모습이라니...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걸까?

아무튼 이 영화를 보고 예전에 '여고괴담'을 처음 봤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당시만 해도 국내 영화 시장에 공포영화의 비중이 높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고괴담'은 한국적인 한의 정서를 공포영화에 적용하며 헐리우드나 일본의 공포영화와는 다른 모습으로 우리 관객들에게 어필하여 이젠 여름에는 거의 어김없이 3~4편의 한국 공포영화들이 선보이고 있다. '오로라 공주' 또한 한국 범죄 스릴러의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무섭지는 않고 슬프기만 한 영화가 양산되고 있는 한국 공포영화계의 요즘의 모습과는 달리, '오로라 공주'의 아류작들이 아닌 다양한 형식의 범죄 스릴러를 많이 만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Comments,     Trackbacks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 당신으로 인해 행복한 누군가가 있나요?

이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 많은 사람들은 또한 다들 각자의 삶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으며 또 그 속에 가지각색의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인간과 관계된 영원한 테마일 수 밖에 없는 사랑. 그 여러가지 사랑들 중 여섯커플의 일주일간의 모습을 엿보자. (사실 영화 광고시에는 4~5커플이 주가 되어 홍보가 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여섯 커플(?)의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1. 나두철(황정민)과 허유정(엄정화) - 소년 소녀를 만나다
'Opposite Attract', '반대가 끌리는 이유'같은 팝이나 가요들도 있듯이 의외로 서로 정반대되는 사람들끼리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은 것 같다. 두철과 유정은 그 전형적인 케이스로 초반의 티격태격 대립하던 관계가 점점 사랑의 감정으로 발전하게 된다. 코믹적인 요소가 가장 많아서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영화 전편에서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황정민의 캐릭터가 참 흥미롭다. 유정에게서 전남편이 게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말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반문하는 그의 모습은 '로드 무비'에서 정찬과 격렬한 정사장면을 연출했던 그가 생각나 어이없는 웃음이 나 버렸고, 유정과 데이트하며 본 영화는 바로 황정민 자신이 출연한 '달콤한 인생'이었고 더구나 그가 출연한 장면이 보여진다. 그만큼 이 영화에서 그의 비중과 매력은 매우 컸으며 이미 제작 당시부터 어쩌면 이런 반응을 의도적으로 만들려고 했었는지도 모르겠다. 유정역의 엄정화도 이제는 가수보다는 배우로서의 모습이 훨씬 어울려보인다.

2. 김창후(임창정)와 유선애(서영희) - 낭만파 부부
과연 이 세상은 사랑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는 것일까? 현실과 이상사이의 괴리감을 이 커플을 보면서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더구나 경기가 좋지 않은 요즘이라 그런지 더더욱 그들의 처지가 공감이 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이 애처럽게 보이면서도 너무나 흐뭇한 것은 역시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현실은 조금은 제쳐두고 꿈을 꾸고 싶어해서인가보다. 게다가 이 커플의 애정표현은 정말 닭살이다. 어쨌든 로맨틱 코미디 답게 밝은 미래를 예상하게 만드는 결말이 위안이 된다.


3. 박성원(김수로)과 진아 - 천사의 도전
흔한 모성애 대신 이 영화에는 부성애 이야기가 등장한다. 사랑때문에 최고의 농구선수에서 퇴출당해버린 후 신용불량자들에게 전화로 돈 갚을 것을 닥달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던 성원에게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그의 딸은 그동안 잊고 있었던 사랑의 감정을 다시 밝힌다. 그리고 그 딸을 위해서 마지막 슛을 날린다. 참, 하지원의 출연은 카메오 치고는 꽤 비중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김수로와 하지원의 커플로의 모습은 글쎄... ^^;;



4. 유정훈(정경호)과 임수경(윤진서) - 소녀의 기도
글쎄... 개인적으로는 가장 엉뚱했던 에피소드였다.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세속의 사랑을 포기하고 종교적인 사랑을 선택한다는... 내가 그리 종교적인 사람이 아니어서인지 동감할 수는 없지만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은 든다. 그나저나 뒤늦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된 정훈만 불쌍하다. 그러고 보니 이 영화에서 결국 홀로 남게 되는건 정훈뿐이네... -_-;;




5. 곽회장(주현)과 오여인(오미희) - 곽씨네하우스
로맨스 그레이. 사랑은 젊은 사람들만의 감정이 아니다. 50이 되었든 60이 되었든 사랑의 감정은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들은 그런 사실을 가끔은 간과하는 것 같다. 곽회장은 나이답게 감정 표현에 익숙하지도 않고 게다가 고집불통이기까지 하지만 결국은 그의 마지막 사랑이 될 수 있을 한 여인에게 더 늦기전에 그의 평생 우상이었던 오드리 햅번보다도 더 아름답게 만년 배우지망생인 그녀의 모습을 필름에 담아 그의 영화관에서 그녀를 관객으로 두고 평생 단 한번의 상영을 한다. 그래, 사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 사랑의 고백을 주저하지 말자.

6. 조사장(천호진)과 그의 친구 그리고 남자 가정부(김태현) - 아메리칸 불독
최근들어 국내 영화에도 동성애에 대한 소재가 간혹 보이기는 했지만 이런 상업성이 짙은 옴니버스 영화에 한 에피소드로서 소개된 것은 어찌보면 매우 파격적이다. 물론 이 에피소드가 이 영화를 소개하는 주요 에피소드 4~5개에 포함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하지만 민규동 감독의 전작이었던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면 어느정도 수긍이 가는 소재 선택이란 생각도 든다. 현실에서는 거의 인정받을 수 없는 동성애. 그래서 사랑했던 친구와의 관계도 지속되지 못했고 현실에 타협하며 각자 가정을 이루고 살아갔지만 결국 조사장은 이혼을 하게 되고 그의 친구는 사업에 실패한 후 조사장에게까지 버림받고 결국은 자살을 택한다. 그나름대로 방식으로 조사장을 사랑했던 친구의 편지를 품에 안고 오열하던 조사장의 모습을 떠올리면 아직도 눈가에 눈물이 맺힌다. 아내도, 아들도, 친구도 떠나고 홀로남은 조사장에게 과연 사랑은 존재할까? 아니 이제 다시 따뜻한 피가 돌기 시작한 조사장의 마음을 누가 더 뜨겁게 지펴줄까? 감독은 이 에피소드의 결말에서 조금은 대중을 의식한 듯 하다. 아직은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서인지 상당히 절제되어 있는 마무리를 보여주어서 좀 아쉬운 느낌도 있다. 게다가 각종 홍보매체에도 이 에피소드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다. 아무튼 개인적으론 이 영화에서 가장 슬픈 에피소드였다.

이 영화가 기획될 때부터 많은 화제가 되었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규동 감독의 6년만의 영화라는 것도 그랬지만 한국판 '러브 액츄얼리'라는 타이틀이 입에 오르 내리면서 과연 어떤 영화가 탄생할지 궁금증을 끌어 모았다. 이제 영화는 공개되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굳지 외국 영화제목을 들먹이지 않아도 될 만큼 아니 그보다 더 진지하고 사랑스러우며 현실적이다.

9개월동안 시나리오 작업을 했다는 감독의 노력 덕분에 자칫 산만해지기 쉬운 옴니버스 영화의 단점을 잘 극복하며 각 에피소드들간의 연결도 매우 자연스러웠다. 배우들 또한 영화의 분위기에 맞는 캐릭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가 말하고 싶은 모든 것은 아마도 두철이 선애에게 했던 말로 모두 설명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 당신으로 인해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당신은 살 가치가 있는 것이다.
  Comments,     Trackbacks
웰컴 투 동막골 :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좋은 영화

각박한 현실에서 떠나 어느 깊은 산골 마을에서 아무런 걱정없이 살고 싶어하는 건 아마도 누구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구나 그 현실이 전쟁상황이라면 더욱 더 하겠지.

웰컴 투 동막골은 한국전쟁 당시 우연히 강원도 깊은 산속에 있는 동막골이라는 부락에 도착하게 된 국군, 인민, 연합군과 부락 사람들에 대한 영화이다. 원래는 이 작품은 대학로에서 오랫동안 상연되었던 장진 감독이 연출했던 연극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박광현 감독은 첫 장편 영화 연출이긴 하지만 매우 안정적이고 세련되게 연극적이며 환타지적인 원작의 요소들을 스크린 화면으로 옮겨 놓았다. 전쟁이라는 배경 속에서 너무 심각하게 접근하기 보다는 원작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환타지 형식으로 매우 밝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요소는 특별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영화 곳곳에 적절하게 사용된 CG효과가 큰 몫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비극적인 결말 조차도 뜨거운 눈물과 따뜻한 미소를 함께 짓게 만든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매우 인상적이었다. 한두명의 주연배우들이 부각되기 보다는 출연하고 있는 모든 배우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서 안정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구수한 강원도 사투리도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는 중요한 요소였다. 화제가 되었던 히사이시 조의 음악은 음악 자체로는 훌륭했지만 기대에 비해서는 일부 장면과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미 무료, 유료 시사회로 개봉 전에 23만이나 이 영화를 봤다는 기사를 접했다. 그만큼 제작사에서도 이 영화에 대해 자신이 있기에 입소문을 믿는 듯 하다. 과연 그 입소문은 믿을만 한 것이었고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좋은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 관람시 받은 OST를 들으며 다시 한번 감동에 빠져 볼까?
  Comments,     Trackbacks
아일랜드 : 마이클 베이에게 뭘 더 바라겠어

사실 그리 기대하진 않았다. 아니 그래도 혹시나 이번엔 좀 다르지 않을까 하는 바램은 있었다. 그러나 역시나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마이클 베이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역시 난 그의 영화와 맞는 것 같진 않다. 아무리 박스오피스 최고의 흥행력을 과시한다고 해도 난 그의 영화를 보고 나면 착찹한 마음이 들곤 했다. 물론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임을 알고 보았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래도 '나쁜 녀석들'이나 '더 록'은 괜찮았었는데...

그의 영화에 대한 아쉬움이 '아일랜드'처럼 컸던 적이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그의 영화들은 여름용 블록버스터 답게 단순한 소재를 가지고 통쾌하고 시원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화면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아일랜드'는 블록버스터 치고는 너무 진지한 소재를 택했다. 인간의 DNA로 부터 복제된 클론이라...

일단 블록버스터 영화로서의 '아일랜드'는 손색이 없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액션과 추격장면은 2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을 금새 지나가게 한다. 중반까지는 두 주인공의 자아를 찾게 되는 과정이 긴박감있게 그려지지만 그들이 탈출하여 LA로 이동한 후에는 전반부의 진지함은 모두 사라져 버리고 총탄과 폭발, 폭력과 학살이 난무하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로 변모한다. 차라리 전반부의 분위기를 좀 더 살려 미스테리 스릴러적인 영화가 되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사실 난 처음 '아일랜드'의 시놉시스를 접했을 때 미국주의 영화의 대표 감독 중 하나인 마이클 베이 감독이 부시 대통령을 위해서 영화를 만드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까지 들었다. 아무튼 인간 복제라는 민감한 소재로서 단순히 때려부수기만 하는 영화를 만들어낸 것은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소재도 이제 갈 때까지 가 보자는 심산인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소재에 대한 나의 민감한 반응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가 '블레이드러너'여서인지도 모르겠다.

클론들을 위해 모든것을 아니 목숨까지 희생하는 맥코드나 방금 전까지만해도 눈 깜짝하지 않고 클론을 처형하던 알버트가 갑자기 돌변해서 클론들을 위해서 싸우는 것도 내 상식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캐릭터 설정이었다. 링컨 6 에코와 톰 링컨이 만나게 되는 장면에서도 어찌 그리 자신을 클론을 직접 보게되는 것이 간단한 문제일 수 있는 것인지... 게다가 마지막의 마이클 베이 특유의 어설픈 감동주기까지...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에 뭘 더 바라냐고?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Comments,     Trackbacks
우주전쟁 : 스필버그, 당신의 능력은 어디로 갔나요.

인류에게 3차 대전이 일어난다면 그건 인간간의 전쟁이 아니라 인간과 외계인과의 전쟁이 될지도 모르겠다. 외계인과의 전쟁이라... 지금에도 과연 일어날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데 벌써 100년도 전인 1898년에 '우주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소설을 썼으니 H.G. 웰즈는 정말 천재였던 것 같다. 아시모프와 함께 가장 유명한 SF 소설가 중 한명인 그의 작품들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기고 있으면서 영화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우주 전쟁'은 이미 50년대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는 고전 중 하나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톰 크루즈까지 이 작품에 관심을 보여 영화로 만들어졌으니 많은 영화팬들은 기대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하지만 기대는 단지 기대일 뿐이다.

스필버그의 '우주 전쟁'은 외계인이 왜, 어떻게 지구를 침략하는지는 관심이 없다. 엄청난 위력을 보이던 외계인들이 갑자기 무기력하게 된 것도 모건 프리먼의 단 몇마디 나레이션으로 알려준다. 이 영화의 주제는 인간과 외계인과의 전쟁이 아니라 한 가족의 유대관계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시작되면 이혼하여 혼자 살고 있는 존재감이 상실되어버린 가장 레이에게 아들과 딸이 맡겨진다. 그리고 그들에게 아니 인류에게 닥치는 외계인의 지구 침공이 시작된다. 엄청난 제작비에 걸맞는 화려한 볼거리와 특수효과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런 대재앙속에서 레이는 그의 아들과 딸을 보호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그리고 결국은 가장으로서의 위치를 다시 확인시키고 그의 두 자식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이미 언급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원작에서의 외계인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나 인간들의 필사적인 대항은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외계인의 침공에서 외계인들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의 모습도 보여진다. 이런 과정에서 스필버그 감독은 이야기 전개의 당위성이나 치밀한 구성보다는 파괴되어가는 지구의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그로 인해 결말의 허무함은 피할 수 없어보인다. 사실 스필버그의 최근 영화들이 예전에 비해서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보이곤 한다. 벌어놓은 일을 수습하지 못하고 대충 마무리한다고나 할까... 또한 번뜩이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보다는 기존 작품이나 실제 일어났던 일들을 바탕으로 하는 영화들이 많아진 듯 하다. 이젠 그의 창조적인 상상력에도 한계가 온 것인지.

개인적으로 이런 비슷한 류의 재난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아니지만 '딥 임팩트'이다. 이 영화에는 인류에게 닥친 재앙을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고, 또 너무 감상적일 수도 있지만 그 재앙속에서 다시금 피어나는 사람들간의 유대감과 인류애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우주전쟁'을 보고 나니 과연 한 가장의 존재감을 회복시켜주기 위해서 그렇게 엄청난 전쟁을 보여줬어야 했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난 이 영화에 공감할 수 없었다. '조스', '인디아나 존스', '칼라 퍼플', '태양의 제국'같은 영화들을 만들때의 스필버그가 그립다.
  Comments,     Trackbacks
배트맨 비긴즈 : 최고의 배트맨 시리즈

최근 들어 헐리우드에서는 널리 알려진 시리즈물들의 프롤로그 성격의 작품이 종종 만들어지고 있다. 즉 시리즈의 1편의 전 이야기들을 후속 영화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터미네이터 3', '엑소시스트 : 비기닝' 등... '스타워즈' 시리즈도 성격은 약간 틀리지만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현상은 헐리우드 영화 뿐만이 아니다. '링', '무간도' 처럼 아시아 영화 또한 그러했다. 이제 또 다른 한편의 프롤로그 영화가 개봉한다. 바로 '배트맨 비긴즈'

팀 버튼 감독의 '배트맨'이 공개되었을 때 많은 관객들은 음흉한 고담시에 어울리는 컬트적인 분위기에 열광했다. 이런 여세는 역시 팀 버튼이 감독한 '배트맨 리턴'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조엘 슈마허 감독이 연출한 '배트맨 & 로빈'과 '배트맨 포에버'는 기존의 두작품에 비하면 외형만 커지고 내용은 없어져 버린 그져 그런 후속작이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추락하던 '배트맨' 시리즈가 '배트맨 비긴즈'를 기점으로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처음 '배트맨'의 후속작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과연 어떤 감독과 배우가 선택될지 매우 궁금했었다. 결국은 '메멘토'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과 '아메리칸 사이코'의 크리스찬 베일이 캐스팅 되었다. 나처럼 아마도 많은 관객들은 캐스팅에 어느정도 만족을 했을 것 같다. 또 한편으로는 과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블록버스터 영화를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지금 그것은 기우였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영화는 브루스 웨인의 어린 시절로부터 시작된다. 그리하여 박쥐에 대한 공포와 부모님의 죽음에 대한 복수, 그리고 배트맨으로 변해가는 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이 영화에서도 역시 최근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탐구, 아시아권 무술의 접목, 또한 슈퍼 히어로가 아닌 고뇌하는 인간적인 영웅상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 더이상 무작정 때려 부수는 영화는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영화의 중반부까지는 브루스 웨인의 내적인 갈등을 중심으로 보여주다 보니 다소 긴장감은 떨어진다. 하지만 히말라야의 멋진 설경과 수련 과정, 아버지와의 드라마적인 요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중반 이후부터는 전형적인 블록버스터 영화로 변모한다. 배트맨의 의상과 배트카가 제작되고 악당을 물리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 이런 과정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속의 배트맨은 거미에 물린 '스파이더맨'이나 유전자변이가 이루어진 '엑스맨', 외계에서 온 '슈퍼맨'처럼 초인간적인 인물이 아니라 상처를 입고 피도 흘리며 멍도 드는 매우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배트맨으로 출연한 크리스찬 베일은 그 역을 충분히 소화해 내고 있다. '머셔니스트'이후에 다시 몸 만드는게 그리 쉽지는 않았을텐데 정말 자기 관리는 철저한 배우라는 것이 느껴졌다. 그 외에도 마이클 케인, 리암 니슨,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만 등의 멋진 노장배우들의 연기가 여름용 블록버스터 영화이긴 하지만 너무 가볍지 않게 이 영화를 지탱해 주고 있다. 비중이 크지는 않았지만 브루스 웨인의 아버지 역으로 출연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라이너스 로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나 어둡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이 영화가 마음에 드는지도 모르지만...) 물론 배트맨의 탄생 과정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보여 지기도 하지만 조금은 기존 시리즈의 히스테릭칼하고 유머러스한 악당의 모습이 그리워지기도 했다.

앞으로 계속 후속 시리즈가 만들어진다면 과연 어느 시점부터 다시 시작이 될까? 참고로 '배트맨 비긴즈'는 '배트맨' 1편의 바로 전 시점까지 이어진다.
  Comments,     Trackbacks
혈의 누 : 진실은 인간의 탐욕속에 사라지는가

2001년 특이한 이름의 영화 하나가 개봉했다.
번지 점프를 하다...
영화에 대한 별다른 정보도 없이 시사회에서 본 이 영화는 당시로선 나에게 상당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결국은 사랑이라는 진부한 주제였지만 매우 논란이 될 수도 있는 소재로 이렇게 감각적이고 신선하게 그리고 섬세하게 표현해 내었던 감독의 연출력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지금 김대승 감독은 전작과는 전혀 다른 모습의 영화로 다시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사실 개봉이 되기 전부터 난 이 영화에 대한 은근한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감독을 믿었기에...

감독은 국내영화에서는 아직은 활성화되지 않은 사극을 택했다. 더구나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미스테리 스릴러 형식과 외국의 슬래쉬 영화에서나 봄직한 유혈이 낭자하는 충격적인 장면들도 보여진다. 하지만 역시 전작처럼 이 영화에서도 사랑이란 주제는 빠지지 않는다.

영화를 보고 나면 과연 인간은 재물에 대한 욕망 앞에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나를 진저리치게 깨닷게 된다. 또한 영화의 배경인 후기 조선시대의 신분계급간의 갈등도 엿볼 수 있다.

걱정을 했었던 차승원의 연기는 기존의 코믹한 캐릭터를 극복하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하지만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동안 그리 활발한 활동을 보이지 않았던 박용우의 무게감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올가미'에서 보여주었던 마마보이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잠깐 등장했던 오현경씨의 강렬한 연기도 잊을 수 없다. 상당히 신경을 쓴 흔적이 보여지는 역사 고증과 배경 세트는 이 영화에 대한 믿음감을 더욱 갖게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나 많은 것들을 이야기하려다 보니 스릴러라는 장르에 대한 재미를 기대한다면 긴장감이 조금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에 범인이 누구인지에 대한 스포일러가 한동안 인터넷에서 퍼져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물론 범인이 누구냐라는 것이 이 영화에 대한 흥미를 극대화시키는데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어쩌면 범인이 누구인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해답을 몰라도 감독이 말하고 하던 인간의 잔혹함은 충분히 느낄 수 있으니까... 또한 이 영화의 진정한 반전은 어쩌면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원규의 행동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러 사람들이 살고있던 조용한 섬을 피비가 내리는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인간의 탐욕, 이기심과 잔혹성. 이것을 느꼈다면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된 것이리라...
  Comments,     Trackbacks
레이 : 그는 갔지만 그의 음악은 영원하리

2004년 미국 음악계에서는 커다란 별 하나를 잃었다. 바로 소울음악의 대부 레이 찰스의 죽음이 그것이었다. 그는 그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기도 한 이 영화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미국의 흑인음악을 논하면서 그의 이름을 제외한다면 어쩌면 그 어떤 얘기도 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음악은 현재의 흑인음악 아니 미국 팝음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이런 그의 일생을 테일러 핵포드 감독은 영화화하기로 했었고 그의 최고의 영화라고 불릴 수 있을 만한 작품으로 선보였다.

테일러 핵포드 감독은 '사관과 신사', '어게인스트', '백야' 등을 통해서 영화 속 음악에 대한 탁월한 연출력을 보여주었었다. 그의 능력은 이 영화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음악인의 전기 영화 답게 영화 전편에 그의 음악들이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맹인이며 흑인으로서 넘어야 했던 한계들도 잘 표현해 주었다.

이 영화를 말할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제이미 폭스의 연기이다. 그의 모습은 실제 레이 찰스보다도 더 레이 찰스답다. 이 영화로 그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까지 거머쥐었다. 과연 덴젤 워싱턴의 뒤를 이을만한 멋진 배우인 듯 하다.

P.S : 내가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레이 찰스의 앨범은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1990년작 'Would You Believe?'이다. 이 앨범을 샀던 이유는 단 하나 'Elly, My Love'. 물론 Southern All Stars의 원곡도 좋지만 난 레이 찰스의 곡을 더 좋아한다. 뽀얀 먼지가 쌓인 그 앨범을 다시 꺼내 봐야 겠다.
  Comments,     Trackbacks
마파도 : 그 섬에 가고 싶다

사실 이 영화의 개봉 소식이 전해졌을 때 보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과연 흥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은 좀 들긴 했었다. 하지만 개봉 첫주도 모자라 2주째까지 박스 오피스에서 1위를 했다. 3주째인 이번주도 기대가 되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아마도 이 영화가 틈새 시장을 잘 노려 마케팅을 한 것이 적중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카데미 시상식 후 극장가에는 작품성을 위주로 한 수상작들이 속속 개봉되었다. 이런 시장 상황 속에 그리 심각하지 않은, 웃으면서 편히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독특한 홍보로 일반 관객들에게 알린 것이 크게 작용한 듯 하다. 물론 아무리 그렇더라고 해도 영화 자체가 받혀주지 못했다면 성공하지는 못했겠지...

일단 영화는 재미있게 볼 수 있다. 통쾌한 웃음도 있고 잔잔한 감동도 있다. 특히 원로 여배우들의 원숙하고 걸죽한 연기와 이문식, 이정진의 매력이 잘 어우러진다. 물론 이제는 너무나 정형화 되어 있는 웃음 뒤의 감동이 조금은 식상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은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의 덕분이었던 것 같다.
  Comments,     Trackbacks
애비에이터 : 마틴 스콜세지식의 블록버스터?

난 하워드 휴즈가 누구인지 잘 모른다.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단지 이번 아카데미상에서 가장 많은 후보에 올랐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많은 부분을 수상했지만 주요부문은 모두 탈락하고 말았다. 사실 이 영화가 이번 아카데미 주요부문들을 수상했었다면 난 참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만큼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나 할까...

영화는 한마디로 잘 만들어진 영화이다. 멋진 연기력을 보여주는 여러 배우들과 그들을 조화롭게 보여주는 감독이 있으니 글의 이름만으로도 기본은 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거의 3시간이 되는 상영시간도 그리 길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적당한 감동도 주며, 주인공에 대한 연민도 느끼게 하며, 기존 마틴 스콜세지 영화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블록버스터한 화면들도 제공한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아쉬운 것은 감독의 색깔보다는 배우의 성격이 너무 강하게 나타난 듯하기 때문이다. 제작에까지 참여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그의 이 영화에 대한 영향력이 너무 컸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때문인지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라는 느낌이 그리 느껴지지 않는다. 그냥 잘 만들어진 너무나 전형적인 한 인물의 자전적인 영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어쩌면 내가 하워드 휴즈에 대해서 잘 모르고 또 그리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마틴 스콜세지는 다음 작품으로 '무간도'의 헐리우드 리메이크 판을 준비하고 있다. 홍콩 느와르의 부활을 보여준 작품을 과연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스타일로 바꿀지 기대가 된다.
  Comments,     Trackbacks
숨바꼭질 : 훌륭한 연기가 아깝다

로버트 드 니로와 다코타 패닝. 연령 차이는 엄청나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 만큼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일 것이다. 이 두 배우가 만났으니 멋진 연기 대결을 보여 주겠지... 더구나 스릴러물인데...

역시나 두 배우의 연기는 훌륭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 외의 요소들이 그들의 연기를 받혀주질 못했다. 허술한 시나리오는 영화 조반부에 벌써 결말을 예상할 수 있게 하여 반전의 효과를 그다니 느끼지 못하게 하고 말았다. 더구나 그 반전이 밝혀지는 것도 영화의 후반부이긴 하지만 좀 빠른 듯 하고... 구성 면에서도 일단 전반부가 너무 지루하게 전개된다. 물론 감독의 의도는 서서히 조여오는 듯한 긴장감을 줄려고 했겠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그러기에는 전개가 너무 늘어졌다는 것이다. 또한 주인공인 두 캐릭터에만 너무 집중이 되어 그 외의 캐릭터들을 잘 살리지 못한 점도 아쉽다. 특히 옆집에 사는 부부의 캐릭터를 좀 더 잘 이용했다면 반전을 좀 더 극대화할 수 있었을 듯 하다.

두 주연 배우들 외에 에이미 어빙, 엘리자베스 슈, 팜케 얀센 등 실력있는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고 있지만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이용하는데는 실패한 것 같다.

다코타 패닝의 모습을 보며 멋진 연기에 놀라움을 갖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미 너무나도 어른스러운 이 소녀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여 성인이 될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생기는 것은 왜일까...
  Comments,     Trackbacks
공공의 적 2 : 통쾌한 만큼 회의적인 현실

형사에서 검사로 다시 돌아온 강철중. 그는 역시 이번에도 이땅의 불의를 물리치기 위해 고전분투한다. 다만 전편과의 차이점이 보인다면 강철중이 상당히 깔끔하게 보인다는 것. ^^;;

전작과 마찬가지로 극렬하게 보여지는 악한 캐릭터와의 갈등과 대립을 통하여 영화의 긴장감을 끌어 나가고 있다. 또한 1편에 비해서 드라마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상영시간이 거의 2시간 반이나 되어 버렸다. 물론 영화의 흐름을 따라 가다 보면 그리 지루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상영시간이 긴 만큼 좀 더 간결한 시나리오와 편집이 아쉽고 또 너무 감성적으로 표현되지 않았나 하는 장면도 눈에 띈다.

설경구와 정준호의 연기에는 모두 합격점을 주고 싶다. 설경구는 자타가 공인하는 연기력을 이 영화에서도 역시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너무나 전형적이라 설경구만의 강철중의 모습이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준호는 기존의 코믹한 이미지에서 악역으로의 변신을 시도했고 어느정도 성공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역전의 명수'에서의 그의 1인2역의 모습이 기대가 된다. 전편에 등장했던 조연들 중 다수가 다시 2편에 참여하였다. 특히 강신일은 전편에 이어 이번에도 강철중을 적극 지원하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요즘 '쾌걸 춘향'으로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엄태웅 역시 큰 비중은 아니지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영화를 보고 나서 통쾌한 결말에 속이 시원해 지는 느낌도 들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영화를 보면서 그런 감정을 가져야 하는 영화같지는 않는 현실을 생각하니 오히려 더욱 더 현재에 대한 회의가 드는 것은 왜일까...
  Comments,     Trackbacks
아산 스파비스에 다녀 왔다
어제 친구와 함께 온천에 다녀 왔다. 아산에 있는 스파비스에 갔었는데 이번이 2번째 방문이었다. 한 2년전 쯤 역시 겨울에 갔었는데 역시 온천은 겨울에 가야 제맛인 것 같다. 작년 여름에도 속초에 있는 워터피아에 갔었지만 겨울의 온천보다는 그 느낌이 덜 했었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온천물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니 그동안 쌓였었던 피로와 스트레스들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듯 했다. 그렇게 한 몇일 아무 생각 없이 쉴 수 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난번보다 스파비스를 가는게 조금은 쉬워 졌다. 천안까지 지하철이 연결되면서 두정역에서 스파비스까지 하루2~3번의 셔틀버스가 운행을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 맞추어 전철패키지 여행 상품도 등장했다. 그래서 좀 더 저렴한 비용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한가지 문제는 스파비스에서 두정역으로 오는 길에 시내 교통량이 많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던 것이다. 하지만 서울까지 지하철을 이용하니 전체 시간은 2시간 반정도 걸린 듯 하다.

온천은 토요일 오후에 연휴를 시작한 사람들이 많은지 많은 사람들로 붐비었다. 대부분 가족단위였고 친구들끼리 연인들끼리 온 사람들도 꽤 눈에 띄였다. 마음이 맞고 친한 사람들과라면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즐거운 것 같다. 정말 가끔은 그렇게 재충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7일에 한번씩은 일요일이 있고 1년에 한번씩은 휴가를 가지나보다. 나도 마음 편하게 휴일은 휴일답게 휴가는 휴가답게 지낼 수 있도록 올 한해 열심히 노력해야 겠다.
  Comments,     Trackbacks
말아톤 : 세상과의 소통을 시작하는 초원이의 환한 미소

말아톤 (2005)
개봉일 : 2005년 1월 27일

자폐아라는 소재는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영화로 만들기에는 매우 좋은 소재 중 하나인 것 같다. 더구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면 더욱 그렇겠지. 또한 배우라면 한번쯤은 욕심을 내어 볼 만한 배역이기도 하다. 연기력에 대해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까...

이 영화는 비선수로서 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완주하는 서브 쓰리를 성공한 실제의 주인공인 배형진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소재 자체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인간승리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인위적인 감동을 주고 교육적으로 풀어가려고 하기 보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을 바라보고 있다.

이 영화를 얘기할 때 주인공인 조승우의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그동안 여러 작품들을 통하여 이미 연기력은 인정받고 있었다. 더구나 최근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서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가 이 영화에서 보여준 초원이의 모습은 기존의 연기보다도 더 한단계 성숙해진 느낌이다.

물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초원이긴 하지만 그의 어머니 또한 매우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가르침 모두가 초원이 세상속에서 살아갈 수 있고 또 그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이 되었으리라. 그리고 그는 어머니의 손을 놓고 활짝 웃으며 세상과의 만남을 시작한다.

영화를 보면서 개인적으로는 작년에 매우 인상깊게 보았던 '슈퍼스타 감사용'이 많이 생각이 났다.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던 작품들. 이 두 영화를 비교하면서 보는 것도 묘한 재미을 준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초원이 몸매는 끝내줘요!
  Comments,     Trackbacks
월드 오브 투모로우 : 흑백영화와 마블 코믹스에 대한 세련된 오마쥬

월드 오브 투모로우 (Sky Captain and The World of Tomorrow, 2004)
국내 개봉일 : 2005년 1월 13일

기네스 팰트로우, 주드 로, 안젤리나 졸리. 이정도면 그래도 호화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한 화려한 화면은 충분히 화제가 될만한 요소이다. 하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리 기대를 하지는 않았던 작품이었다. 더구나 모 과자CF에 이 영화가 사용되면서 오히려 더 기대감이 줄어들었었다. 그런데 기대를 안해서였는지 의외로 괜찮게 본 작품이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엔 과거를 배경으로 한 전쟁 SF 블록버스터 정도 되겠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고 나니 '인디아나 존스'류의 어드벤처물에 더 가까왔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스타일리쉬한 화면이다. 1930년대의 뉴욕을 재현해 낸 화면은 마치 무성영화 시절의 흑백 영화를 보는 듯 빛이 바래 있으며 메카닉의 디자인들 또한 저패니메이션과 마블 코믹스의 영향을 받은 듯 하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적인 면에 치중하다 보니 자연적으로 스토리에 대한 비중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거의 모든 장면을 블루 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했었을 배우들을 생각하니 연기가 조금은 어색한 듯 한 느낌도 든다.

이 작품을 연출한 케리 콘랜 감독은 벌써 다음 작품을 준비 하고 있다고 한다. 과연 첫 작품인 '월드 오브 투모로우'에서 부족했던 것들을 두번째 작품에서 만회할 수 있을런지... 역시나 장르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SF 환타지 영화가 될거라고 한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바탕이 되어 준다면 첫작품 못지 않는 스타일리쉬한 영화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Comments,     Trackbacks
썸머 스토리 (A Summer Story, 1988) : 애쉬턴과 메간의 슬프고 아름다운 사랑

고등학생 때였을까...
전 어찌하다 생긴 공짜 영화표를 가지고 당시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극장 중 하나였던 허리우드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티켓에 써 있었던 영화의 제목은 '썸머 스토리'였죠. 사실 이 영화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단지 공짜라는 이유때문에 영화를 보러 갔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엔 정말로 돈을 주고라도 몇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 대해서 자세히 소개하고 싶지만 자료도 별로 없고 또 제 기억력도 한계가 있는지라... 기억나는대로 알려드리자면 이 영화는 제임스 아이보리의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좀 더 섬세하고 잔잔한 면이 있는 듯 합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존 갈스워시의 '사과 나무'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원작 소설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영화처럼 아름답고도 슬픈 그런 작품이리라 생각됩니다.

줄거리는 대충 이렇습니다.
애쉬턴이란 의대생이 어느 시골에 머물다가 그 곳에서 만난 메간이란 처녀에게 마음이 끌리게 되죠. 그들은 금방 사랑에 빠지게 되고 둘은 함께 시골을 떠날 약속을 합니다. 하지만 애쉬턴은 약속장소에 나가지 못하게 되고 메간은 홀로 남게 됩니다. 그리고... 먼 훗날 애쉬턴은 노인이 되고 예전 그 마을을 다시 방문하게 되고 저 멀리서 자신의 젊었을때의 모습과 너무나 닮은 한 청년의 모습을 보게 되죠.

영화 중간 중간에서도 그랬지만 전 마지막 장면에서 참고 있었던 감정이 폭발해 버리듯 눈물을 흘리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했죠. 아직도 그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집니다.

'모리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애쉬턴 역의 제임스 윌비와 메간 역의 이모진 스텁스의 모습도 너무나 아름다웠고 그들의 슬픈 사랑 또한 너무나 애처로웠죠.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본 후 당시 AFKN에서도 몇번 방영을 해 줘서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봤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말 보기 힘든 영화 중에 하나가 되어 버렸습니다. 비디오 대여점에도 거의 없는 것 같구요.

혹시 비디오 가지고 계시거나 근처 대여점에서 보신 분 저한테 복사 하나만 해 주세요. ^^;;
  Comments,     Trackbacks
샤크 : 화려하고 요란한 90분짜리 뮤직 비디오

'슈렉'의 성공 이후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전략이 혹시 '패러디'로 굳혀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 사실 '슈렉' 전의 애니메이션들은 몇편을 제외하곤 흥행이 그리 잘 된 편은 아니었지만 디즈니와는 다른 좀 더 높은 연령층을 위한 작품들이 많았다. '개미', '이집트의 왕자', '치킨 런', '엘도라도', '신밧드', '스피릿'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었다. 특히나 3D애니메이션 작품들은 모두 디즈니의 작품들을 의식하며 만들어졌다는 것이 느껴진다. '개미'와 '벅스 라이프', '슈렉'과 '몬스터 주식회사', 그리고 '니모를 찾아서'에 대한 반격 '샤크'.

우선 '샤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초호화 배우들의 참여일 것이다. 윌 스미스, 르네 젤위거, 로버트 드 니로,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거기에 연출력 못지 않은 연기력도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까지. 이쯤하면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론 윌 스미스의 입담도 좋았지만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감초역할이 의외로 더 인상에 남았다. 더구나 그의 눈썹을 그대로 보여준 샤익스 캐릭터도 재미있었다. 한스 짐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저스틴 팀버레이크, 숀 폴, 미시 엘리엇 등이 참여한 OST도 영화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려준다.

화면 또한 '니모를 찾아서' 못지 않는 기술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디테일은 좀 부족한 것 같고 그 대신 더 화려하게 바다 속을 표현하고 있다. 패러디 역시 화면 여기 저기 눈치를 챌 수 있다. 단지 좀 아쉬운 것은 '슈렉'을 생각하면 너무나 단편적은 것들만 보여진다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화려한 볼거리이다. 화면 자체도 그렇지만 스토리를 전해줄려고 하기 보다는 멋지고 감각적인 것을 보여주는 데 더 치중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눈과 귀는 즐겁지만 보고 나오면 조금 긴 댄스 뮤직 비디오를 보고 나온 듯 한 느낌도 든다.

최고 수준의 중요한 요소들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정작 그런 것들을 조합시키는 데는 실패한 것 같다. 스토리는 20대후반 이상을, 화면은 20대 초,중반을, 캐릭터는 10대를 겨냥한 듯 하지만 그런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지 않고 제각기 보여지고 있다.

'슈렉'이나 '니모를 찾아서'와 비교가 되어 조금은 아쉬움이 느껴지는 하지만 그래도 화려한 볼거리와 유명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는 오락영화로서 충분한 즐거움을 주고 있다.
  Comments,     Trackbacks
카운터 버그인가?
갑자기 방문자수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블로그 오픈한지 몇일 되지도 않았구 논란이나 화제가 될 만한 글을 올린 것도 없는데...
새로 검색 엔진에 등록된 것두 아니구 (원래 등록되어 있었으니)...
관리자페이지의 통계자료를 봐도 설명이 안 되는데...
카운터 부분에 버그가 있나?
아님 내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 놨던 사람들이 갑자기 다들 방문했던 건가?

이유가 어쨌든간에 그래프 곡선이 상승세를 그리고 있어서 좋긴 하지만 언제 곤두박질 칠지 모르니 심히 불안하군...
  Comments,     Trackbacks
이소라 6집 : 믿음을 주는 그녀의 음악

신보 소식이 들리면 주저없이 앨범을 사게 만드는 가수들이 몇 있다. 그 중에 한명이 '이소라'.

얼마전 그녀의 신보 출시 소식을 모 음반쇼핑몰에서 보게 되었고 싸인판을 준다는 문구에 주저 없이 예약 주문을 했었다. 예정되어 있었던 출시일이 하루 이틀 늦추어지긴 했었지만 아무튼 오랜만에 CD를 더구나 싸인판으로 받게 되었다.

우선 자켓을 보면 보라색 벨벳 느낌의 고급스러운 천으로 만들어졌다. 정면에는 초생달(그녀의 표현으로는 '눈썹달')이 6개의 별과 함께 새겨져 있다. 책자형식으로 된 자켓을 넘기면 북클릿과 디지팩으로 되어 있는 케이스에 CD가 보관되어 있다.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 자켓의 색이 2가지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보라색과 회색. 내가 받은 보라색이 더 나은 듯. 아무튼 그녀의 앨범은 4집 '꽃'부터 자켓에도 많은 신경을 쓴다. 물론 약간 보관하기 힘든 점은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팬들에 대한 배려를 한다는 것이 흐뭇하다.

실려있는 곡들에 대해서 얘기하자면 역시 이번 음반에도 여러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다. 'The Story'의 이승환, '불독 맨션'의 이한철, '러브홀릭'의 강현민. '시나위'의 신대철,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까지... 각기 개성이 다른 아티스트들로 부터 곡을 받긴 했지만 앨범의 모든 곡들을 그녀는 자신의 것으로 완벽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앨범 전체의 가사를 그녀가 직접 쓰기 때문일까?

음악이 좋은 건 말할 것도 없지. 오랜동안 기다려온 만큼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특징이라면 기존에 간혹 들려 주었었던 듀엣곡도 없고 경쾌한 리듬의 곡도 없다. 어찌보면 철저하게 이소라 그녀 자신만의 음반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발'같이 정말 가슴 시리게 애절한 곡은 없지만 절제된 가사와 곡해석으로 그보다 더 찡한 감정을 불러 일으킨다. 어쩌면 이리도 이별의 아픔을 얄미우리만큼 가슴에 와 닿게 표현해 주고 있는지. 아마도 이별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공감을 할 듯 하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3번째 트랙인 '바람이 분다'. 기존의 이소라 스타일을 살리면서도 좀 더 세련되고 극적으로 구성된 곡이다. 그 외에도 '쓸쓸', '봄', 'Tears' 그리고 허밍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그 어떤 곡보다도 애절하고 슬픈 감성을 가지고 있는 'Siren' 등 단 한곡도 버릴 것이 없이 충실한 앨범이다.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