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272)
PIFAN2000 - 씨어터 :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몇명의 사람들이 심야영화를 보러 영화관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화면에 이상한 문구가 보이는군요.
영화상영이 끝나기 전에 여러분은 하나둘씩 죽을 것이며 마지막 살아남은 한명만이 나갈 수 있다.
과연 영화관 안에 있는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

이번 영화제에서는 우리나라의 저예산 영화가 몇편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중 `씨어터`는 B급 스플래터 호러영화를 표방하고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사실 미국의 경우 호러영화의 뿌리는 B급 영화에서 찾을 수 있죠.
요즘은 메이저 영화사에서도 많은 호러를 만들고 있긴 하지만요.

B급영화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경우 호러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호러영화 장르는 상당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는 분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보았었던 여러 시리즈를 극장판으로 만들어도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아무튼 이 영화는 정말 한국영화에서 보기힘든 피튀기는 장면들을 많이 담고 있습니다.
손톱을 뽑고, 목을 자르고, 배를 가르고...
B급 영화의 한계때문인지 좀 어설픈 면도 보이긴 했지만요.

아이디어나 새로운 시도는 높이 사고 싶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나 연출면에서 좀 문제가 있는 것 같더군요.
일단은 눈치가 조금 있는 관객이라면 처음 장면을 보면 마지막 반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이죠.
그리고 대사들도 좀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들었구요.
화면이나 편집도 좀 거친 것 같았습니다.

감독은 극장개봉을 위해서 따로 극장판을 만들 생각도 있다고 하더군요.
조금만 더 신경쓰면 좋은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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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게이커플
독특한 제목의 작품이죠?
게이 커플과 레즈비언 커플이 아이를 가질 계획을 세운다는 단편 애니메이션영화입니다.
레고 장난감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 장난감 모양만큼이나 정말 앙증맞고 위트있고 재미있더군요.

영화 상영 후 연출자인 알렌 브로커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습니다.
이 작품은 원래 8부작으로 계획되어져 있고 앞으로 7개의 에피소드가 계속 제작될 것이라고 하더군요.
감독은 자신이 게이라고 당당하게 밝혀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레고랜드측에서 자신의 작품을 보고 자사의 CF를 만들어 달라는 제의를 받아서 승락했다고 하더군요.

꼬리동은 우연히 다른 영화 상영장에서 알렌 브로커 감독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간단한 인터뷰를 했죠.
전 과연 그도 영화에서처럼 아이를 가지고 싶은지 궁금했습니다.
가지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결혼 생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러니까 결혼 생각은 없고 영화에서처럼 미국에서는 레즈비언과의 관계를 통해서 아이를 갖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아직 남자친구(?)는 없다는 그의 모습은 매우 자신감있고 성실하게 보였습니다.
내년 영화제때는 그의 다음 작품들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를 갖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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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X등급 영화의 은밀한 여행
이번 영화제에서 `링나이트`다음으로 인기와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 바로 이 영화입니다.
아마도 제목때문이겠죠.
평일인데도 상영관은 관객들로 붐비더군요.

대그 잉베송 감독이 포르노 영화의 촬영장을 다니며 관계자들과 배우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영화는 노출이 심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그리 야하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아마도 다큐멘터리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인가 봅니다.

포르노 배우들은 그들이 하는 일을 하나의 직업으로 인정해 주길 바랍니다.
아마도 미국에서는 거의 그런 경향으로 가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어떨지...

그들은 영화를 찍으면서 에이즈에 대해서 걱정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안정된 가정을 가지며 살아가기도 합니다.
가족들도 그들의 일을 받아들이구요.
포르노 배우들을 한 인간의 모습으로 접근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꼬리동은 이 영화를 보러 들어가다가 입장제지를 당했답니다.
몇년생인지 물어보더군요.
기가 막혀서...
이 영화는 제한구역부분의 상영작으로 만 21세 이하는 볼 수 없는 작품이었거든요.
그럼 꼬리동은 21살도 안 되 보이는 것일까?
어리둥절했지만 한편으로는 기분 좋더군요.
실제 나이보다 10살이나 어리게 보다니...
하기야 제가 옷을 입고 다니는 스타일이 좀 아동틱하거든요.
아직 철이 없어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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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위험한 아이 홀기 : 엽기적인 아이
여자들에게 몸을 팔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으른 형 맥스와 함께 농장에서 단둘이 살아가고 있는 홀기.
그러던 어느날 맥스의 여자친구 로사가 그들과 같이 살게 되고 홀기와 로사간의 신경전이 벌어진다.
그러면서 예전에 가출한 엄마에 대한 비밀도 서서히 밝혀지는데...

독일 영화인 이 작품은 역시 독일 영화였던 '양철북'이 많이 생각나는 영화였습니다.
거기에 '나홀로 집에'같은 영화가 가미되었다고 할까요?

홀기역의 콘스탄티노 프로코스키는 이 영화로 판타스포르토 국제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까지 받았다고 하더군요.
맥스역의 마르코 건스는 막스 오퓔스 영화제에서 역시 남우주연상을 받았구요.
역시 두 배우의 연기는 일품입니다.
감독의 연출도 훌륭하더군요.
이 작품은 판타스포르토 영화제의 작품상 후보에도 올랐던 영화입니다.

익살스러움과 엽기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고 그 속에서 관객들을 웃기게도 하고 놀라게도 하는 아주 독특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정 내의 아동 학대에 관한 문제도 은근히 꼬집고 있는 듯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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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아트 오브 다잉 : 과연 난 죽은 것인가?
스페인에서 찾아온 틴에이지 호러 영화 '아트 오브 다잉'.
4년전 죽은 나초의 신분증을 가지고 있던 부랑자가 발견되면서 영화는 시작됩니다.
그러면서 나초의 친구들은 엄청난 비밀을 들킨 양 긴장하게 되죠.
그들은 무엇때문에 그렇게 초조해 하는 것일까요?

처음 몇분을 보았을때 '나는 네가 지난 여름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아류작이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떻게 보면 '스크림'이나 '나는 네가...'같은 영화들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보아도 그렇게 무리는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끝까지 보고 나면 그와는 전혀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열거 했던 영화들에 '식스 센스', '오픈 유어 아이즈'까지 가미되면 바로 이 영화같은 작품이 나올 것 같더군요.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현실과 초현실을 오가는 화면 덕분에 종반부 반전은 관객들의 허를 찌릅니다.
그러면서 감독은 친구들과의 유대관계에 대한 중요성도 은근히 말하고 있죠.

'스크림'의 속편들이나 '나는 네가 ...' 같은 영화들에서 힌트를 얻었지만 그런 영화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오히려 훨씬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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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너무 많이 본 사나이 : 스릴러? 코미디!
한 남자가 앞집에 사는 여자의 몰래 카메라를 찍기 위해서 빌려 놓았던 비디오테입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여자가 살해되게 되고 그 장면이 그대로 찍히게 되죠.
살인자는 자신이 찍힌 테입을 찾기 위해서 남자를 뒤쫓습니다.
남자는 비디오테입을 비디오가게에 반납하게 되고 살인자는 그 테입을 찾기 위해 모든 비디오테입을 빌려보게 됩니다.
그러다가 영화감독을 꿈꾸게 되죠...

히치콕 감독의 영화(너무 많이 안 사나이)에서 따온 제목이나 내용으로 보아서는 스릴러나 미스테리물 같죠?
그런데 전혀 스릴러물 같지 않군요.
정말 유쾌한 코미디 물입니다.

72년생인 손재곤 감독의 장편 데뷰작인 이 영화는 35만원의 적은 비용으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정말 놀랍습니다.
디지 베타 카메라로 찍은 이 영화는 원래 네오 아카데미 졸업 작품으로 준비하다가 만들어졌다는군요.
저예산의 한계를 독특한 아이디어와 소재, 재치있는 대사로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원래 '너무 많이 본 사나이'는 마지막 부분을 찍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장소 물색 등의 문제 때문에요.
그래서 감독은 마치 2부가 있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며 끝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한 영화 제작사에서 이 영화를 보고 2부를 만드는데 투자를 하겠다고 제의를 해 와서 2부를 준비했다고 하더군요.

거금(?) 500만원의 투자비로 탄생한 2부가 '감독 허치국'.
역시 히치콕의 냄새가 나죠?
1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조금 상쇄되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익살스런 묘사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드디어 1부의 살인자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콘티를 작성하고 배우들을 캐스팅합니다.
그러던 중 엉뚱한 한 경찰은 살인자를 찾아나서게 되구요.
과연 허치국 감독은 영화를 찍을 수 있을 것인가...

극중에서 허치국 감독은 외칩니다.
'이건 코미디가 아니야, 스릴러라구.'
하지만 그렇게 외치는 그의 모습까지도 웃기게 보여지더군요.

저예산 영화이니 만큼 연출이나 배우들의 연기는 조금은 어색하고 서툰 면이 많이 보이기도 했지만 신선한 감각으로 1,2부 각각 1시간 정도의 런닝타임동안 정말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웃음을 가져다 주었던 아주 재미있는 영화였습니다.
극장개봉을 해도 많은 관심을 끌 것 같더군요.
35만원의 제작비로 얼마나 많은 상영 수입을 올릴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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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콘벤트 : '이블데드'의 2000년 버전 업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소개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었다는 '콘벤트'가 16일 심야상영 첫 작품으로 선택되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지금까지 꼬리동이 본 영화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영화입니다.

'록키 호러 픽쳐쇼', '이블 데드', '황혼에서 새벽까지' 등의 영화들을 2000년에 분위기에 맞게 버전 업한 것 같은 영화더군요.
1959년 한 수녀원에서 한 여학생이 신부와 수녀를 모두 사살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40년 후 졸업파티를 앞두고 외딴 곳에 있는 수녀원에서 페인트로 낙서를 하기 위해 여러 학생들이 모이게 되고 그들은 수녀원에서 하나 둘 좀비로 편해갑니다.

숨가쁘게 진행되는 스토리와 왠만한 스플래터 호러를 능가하는 피범벅이의 장면들, 그리고 감각적이고 자극적인 화면은 어떻게 보면 '스크림'으로 시작된 틴에이지 호러가 좀 더 하드고어화 되고 스플래터화되는 경향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물론 B급 영화이기에 이런 영화가 가능했겠죠.
그런 탓에 특수효과가 좀 유치(?)하기도 했지만요.

이 영화에는 젊은 층들이 즐길 수 있는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
현란한 테크노, 숨가쁜 편집, 그리고 나이트장을 연상하는 형광물질들...
과연 선댄스에서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고 또 올해의 '블레어위치'라는 광고도 일리있어 보이더군요.
사실 '블레어 위치'보다는 '콘벤트'가 훨씬 더 재치와 유머, 위트 그리고 상상력을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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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유죄 :'무언의 목격자' 감독의 최신작
'무언의 목격자'라는 영화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신 영화팬들이 꽤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그 영화의 감독 안소니 월러의 신작 '유죄'가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습니다.

영화제에서 상영중인 영화들 가운데서 아마도 가장 호화 캐스팅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인디팬던스 데이'의 '빌 풀먼','데스티네이션'의 데본 사와, '여인의 향기'의 가브리엘 앤워가 열연하고 있습니다.

변호사 크레인은 새로 들어온 비서 소피와 함께 술을 마시다 그녀를 강강하게 되고 소피는 복수를 준비합니다.
한편 그레인의 숨겨진 아들 네이던은 그를 찾아 나서게 되죠.
그러면서 그들의 운명은 얼키고 설켜서 조금씩 복수와 파멸의 길로 접어듭니다.
과연 이 세사람과 주변인물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잘 짜여진 시나리오와 깔끔한 연출력, 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를 매우 인상 깊게 만듭니다.
특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종반부는 등장인물들의 미래를 예측하기 힘들게 하죠.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같던데 흥행이 기대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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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데몬스 : 악마와의 한판승
피터 잭슨 덕분인지는 몰라도 뉴질랜드의 공포영화 하면 왠지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꼬리동은 뉴질랜드 영화인 '데몬스'를 보기로 했죠.
비슷한 제목의 비디오도 아마 많이 보시긴 하셨겠죠?

유사종교에 대해서 견구하는 해리 박사에게 어느날 비디오 테입이 배달되고 괴한들에게 납치되면서 악마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암울한 분위기를 풍기며 현실과 초현실을 넘나들며 진행되고 있죠.

이 영화는 여러 SF, 호러 영화들이 교잡되어 구성된 듯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긴장감을 주는 편집과 무난한 특수효과로 관객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영화지만 다분히 헐리우드 호러 스릴러 방식으로 만들어진 재미있는 오락영화라고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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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소용돌이, 링1,2,0 심야상영
이번 영화제 기간 중 가장 화제를 몰고 온 상영작은 아마도 '링'시리즈 3편의 심야상영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인터넷이나 전화예매는 물론 당일 예매도 예매 시작 얼마 되지 않아서 입석까지 모두 동이 나 버렸다는군요.
그런 화제만큼이나 영화 시작 전 상영장 입구의 열기도 대단했습니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들어가야 겠다는 마음만을 가지고 예매줄에서 취소한 티켓이라도 얻으려는 사람들도 수십명 되었죠.
다행히도 기다렸던 분들은 거의 모두를 입석으로라도 입장은 시켰다는군요.
하기야 12시에 영화 못 보면 어디로 가라구...

<소용돌이, 링1, 링2, 링0>

영화 사영 전 '소용돌이'의 제작자, 주연배우, 감독이 무대에 올라 한국말로 간단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가지 질문을 받았죠.
'소용돌이'는 원래 동명 만화를 영화화한 것으로 만화에는 몸이 뒤틀리고 꼬이는 등의 묘사가 많이 나오는데 영화화 하면서 그런 묘사의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 하는 질문에 제작자와 감독은 배우들을 아주 철저히 연습, 훈련시켜서 촬영에 별 무리 없었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어서 링1,2편의 감독인 나가타 히데오도 무대에 섰습니다.
'링3'를 만들 계획은 없냐고 한 관객이 물었는데 '링1,2'그리고 '링0'가 나왔으니 다음은 '링-1'이 나와야 되지 않을까 하는 농담을 하더군요.

간단한 관객과의 대화를 마치고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소용돌이>

우리나라 매우 신은경이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던 일본영화입니다.
신은경은 리포터로 잠깐 출연한 후 처절한 결말을 맞이하더군요. 쯔쯔쯔...
만화를 영화화한 작품답게 황당하고 기괴하며 그로테스크한 표현이 많더군요.
소용돌이모양에 몸과 마음을 모두 빼앗겨버린 한 박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화되면서 많은 부분이 생력된 듯 하고 스토리나 주제가 중심이 되기 보다는 감각적인 화면과 특스효과에 치중하여 젊은 층에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링1,2,0>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했었던 '링1'을 시작으로 링 시리즈가 연속 3편 상영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스즈키 코지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 아시죠?
공포의 비디오에 관한 영화입니다.
1편의 성공에 이어 2편은 소설을 기본으로 하는 '라센'과 시나리오가 다시 쓰여진 '링2'가 따로 제작되었죠.
결과는 '링2'가 좀 더 흥행에 성공했었습니다.

1편과 2편은 호러와 미스테리 구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엔 2편이 1편보다 조금 더 무섭고 재미있고 호러 경향에 충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두편은 영화제 전에 이미 본 영화긴 하지만 다시 봐도 재밌더군요.
주변에서 종종 들리는 여자분들의 비명소리도 여전했구요.

이 3편에 비해서 '링0'는 감독이 바뀌어서인지는 몰라도 호러적인 면도 있긴 하지만 드라마적인 요소가 매우 강조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1,2편에서 원한에 어린 존재로 묘사된 사다코의 얘기를 그리고 있는 '링0'는 브라이언 드 팔마의 '캐리'를 연상시키는 작품이었죠.
충분히 호러적이면서도 때로는 관객들의 눈에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기도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튼 상영 전의 열기만큼이나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심야상영이 끝났습니다.
심야영화가 끝나고 나니 아침 7시더군요.
12시부터 다시 영화를 봐야 하는데...
게다가 오늘도 심야까지...
꼬리동은 어제 오늘 완전히 주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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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록큰롤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시네락 나이트
오늘 오후 7시 30분부터 공식 상영관인 시민회관에서는 '록큰록 프랑켄슈타인'상영과 시네락 나이트 행사가 이어졌습니다.

<록큰록 프랑켄슈타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이 상영되기 전 연출자인 브라이언 오하라 감독이 무대에 나와서 간단한 인사와 영화에 대한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그는 영화에 등장하기도 하는 요상한(?) 콘돔을 관객들에게 뿌려서 나누어 주며 무대 인사를 마쳤죠.
몇일 후 그와의 메가토크시간이 있는데 기대됩니다.
시간이 되면 꼬리동도 가 볼까 합니다.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은 매우 유머러스하고 황당하며 재치있는 영화였습니다.
예전에 비디오로 보았던 '킬러 콘돔'하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죠.
'킬러 콘돔'은 삭제된 장면이 많은 것 같긴 하지만 비디오가 출시되어 있으니 한번 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네요.
한 음반제작자가 록계의 슈퍼스타를 만들기 위해서 지미 헨드릭스, 엘비스 프레슬리 등의 시체 중 한 부분씩을 합하여 새로운 영웅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런데 실수로 짐 모리슨의 성기 대신에 게이인 리버라체의 성기를 이식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종잡을 수 없게 변모합니다.

제목은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이지만 록적인 면보다는 퀴어적인 면을 많이 느끼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몸은 남자를 원하고 이성은 여자를 원하고...
본능을 이성으로 참으려 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고...
결국 주인공은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합니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충분한 웃음과 재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무거운 주제이기도 한 동성애를 기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표현력으로 보여주고 있죠.
거기다가 연예계의 비인간적인 이기심, 조물주와 피조물과의 묘한 갈등도 약하긴 하지만 묘사되고 있습니다.

<시네락 나이트>

영화의 상영을 마치고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오늘의 하일라이트인 시네락 나이트가 벌어졌습니다.

제일 먼저 무대에 오른 그룹은 레이니선.
초반부에는 좀 가라앉은듯한 분위기의 노래를 불렀지만 'Under My Skin'을 부르면서 분위기는 조금씩 활기를 얻기 시작했습니다.
레이니선의 보컬은 터프가이 최민수를 능가할 정도의 말투를 가지고 있더군요.
그가 다음곡을 소개할 때마다 관객들은 자지러졌답니다. ^_^

다음 무대는 크라잉 너트.
그들이 무대에 나오자 마자 그때까지 자리에 조용히 앉아있던 관객들은 모두 일어섰고 많은 관객들은 무대 바로 앞까지 자리를 옮겨서 그들의 음악을 즐겼습니다.
'서커스 매직유랑단'을 시작으로 '말달리자'를 부를 때 실내는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중간에 쟈니 로얄이 나와서 하드코어와 힙합스타일이 뒤섞인 몇곡을 불렀고 다시 크라잉 너트가 무대로 나왔죠.
그들은 '빨대맨'을 멋지게 무르며 무대를 내려왔습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그룹은 이제는 노장(?) 그룹이 된 시나위였습니다.
역시 관록답게 멋진 연주와 무대를 보여주었죠.
귀에 익은 음악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데뷰앨범에서 임재범이 허스키한 목소리를 뽑내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 서태지의 은퇴시기하고 이상하게 맞아 떨어진 '은퇴선언', 비틀즈의 명곡 'Come Together' 등...
멋지게 연주를 들려주고 그들은 무대를 내려갔지만 관객들은 아쉬운지 계속 앵콜을 외쳤습니다.
사실 꼬리동도 외쳤지요.
그들은 다시 무대에 올라서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시나위의 '아니 벌써'를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제 첫 시네락 나이트는 막을 내렸죠.

시네락 나이트는 17일까지 매일 계속됩니다.

토요일 아마도 오늘보다는 많은 관객들이 상영관을 찾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꼬리동은 내일 4편의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올빼미의 성', '최후의 연인들', '피버', '소용돌이/링1/링2/링0(심야영화)'.
아마도 꽤나 바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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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마녀에 대한 집착
이제 오늘부터 부천영화제는 본격적인 영화상영에 들어갔습니다.
우선 꼬리동이 처음으로 선택한 영화는 '위치 크래프트'였습니다.
이번 영화제의 공식경쟁부분에 올라있는 영화죠.
제목인 '위치크래프트(마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는 중세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학교의 수석으로 졸업을 하게 된 리버랜드는 사제가 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죽은 전 사제의 미망인과 결혼을 해야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미망인은 그에겐 너무나 나이가 많은 상대죠.
리버랜드는 사제직을 맞게 되면서 자신의 침대 아래 악마의 주문으로 여겨지는 물건을 가져다 놓은 한 젊은이를 화형에 처하려 하고 그의 여동생인 투리더는 그를 구하기 위해 사제에게 애원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제는 투리너에게 욕정을 느끼게 되죠. 과연 악마는 어떤 모습일까요?

아일랜드 영화인데 중세적인 분위기는 그럴 듯 했지만 일단 영화의 진행이 좀 느려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지루함을 느끼게도 해 주었습니다.
극적인 반전같은 것도 거의 없고 그저 물 흐르듯 진행이 되었습니다.
소재나 스토리로만 본다면 훨씬 음울하고 긴장감 넘치며 미스테리컬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영화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군요.

'위치 크래프트'를 본 후 우리나라의 설춘환 감독의 '아티스트(집착)'을 보았습니다.
한 남자에 대한 영원한 사랑을 담은 조금은 진부하지만 표현방식은 그리 흔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기 힘든, 그리고 성공하기도 힘든 저예산 영화의 시도를 보여주고 있더군요.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를 보관하고 또 그의 모습을 유지하고 결국에는 그와 함께 영원한 사랑을 이루는 한 여인의 모습이 어둡지만 애절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 역시 '위치크래프트'처럼 보다 하드고어적이고 호러적이며 미스테리적으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상당히 절제되어 있고 오히려 여주인공인 사미경의 심리적인 상태 진행에 따라서 무미건조하고 느리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에서 설춘환 감독도 그 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더군요.

관객들에게 가장 의문을 가지게 한 점은 바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었습니다.
어떤 장면인지 쓰면 나중에 영화를 보게 될 때 허무하실 수도 있으니까 쓰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장면이었죠.
아무튼 이 마지막 장면은 감독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의 완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하더군요.

'아티스트(집착)'은 원래 한달 쯤 후에 극장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늘 상영 필름은 영화제를 위해서 조금은 급하게 편집이 된 것이라서 완성작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조금 더 편집을 하고 음향이나 색 보정 작업이 있은 후 극장개봉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나중에 개봉하면 우리나라의 저예산 영화의 모습을 보실 수도 있을 것 같군요.

이제 조금 후면 '록큰록 프랑켄슈타인' 상영과 시네락나이트 행사가 열립니다.
오늘 출연 밴드는 레이니 선,크라잉너트&쟈이로얄,시나위입니다.
그럼 꼬리동은 광란의 밤을 즐기기 위해 이만 여기서 줄입니다.
잠시 후 다시 찾아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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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AN2000 - 자유, 저항, 반항의 9일간의 축제
이제 부천영화제가 개막식을 시작으로 공식적인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개막식이 진행된 부천시민회관은 개막식 시작 2,3시간 전부터 조금씩 분위기가 활발해 지더군요.
외국 영화제에서 많이 본 빨간 카펫트도 보였습니다.
검은 양복을 빼 입은 경호원분들도 보였구요.
개막식 시간이 가까워지자 여러 유명인사들이 도착했습니다. 많이 아실만한 분들을 몇 명 꼽아보자면, 영화배우 문성근, 박중훈, 강수연, 배두나(그녀는 이번 영화제 홍보걸이기도 하죠.), 서정, 허윤정, 영화감독 신상옥, 이장호, 음악인 남궁연 등...
예상보다는 그리 혼잡하지 않게 개막식장 입장이 진행되었습니다.
취재진들의 취재 열기도 만만치 않았죠.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국제영화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외국인사들은 그리 많이 보이질 않았다는 겁니다.
영화제가 이제 막 시작되었으니 앞으로를 기대해봐야 겠네요.

오후 7시.
홍은철 아나운서와 영화배우 이은주의 사회로 개막식은 시작되었습니다.
1회부터 3회까지의 상영작들로 이루어진 영상들의 무대를 가득 메웠고 마침내 영화제 개막이 선언되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 박지원 문화부 장관 등의 여러 유명인사의 축사도 이어졌습니다.
축사가 끝난 후 피아노와 색소폰이 어루러진 퓨전공연이 관객들의 흥을 돋구기도 했죠.
이번 영화제 홍보걸인 영화배우 배두나도 무대에 나와서 앞으로의 영화제 기간동안의 홍보활동을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정초신, 송유진씨는 상영작들의 전체적인 성격과 특성을 간략하게 소개했죠.
화면에는 상영작들의 여러장면들이 보여졌는데 기대되는 영화들이 꽤 있더라구요.
특히 꼬리동은 심야영화에서 선보일 '링0'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심사위원장이신 신상옥감독도 무대에서 영화제의 성공과 심사기준에 대한 설명을 하셨죠.
그리고 사물놀이와 관현악단이 어우러진 공연으로 개막식은 막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개막식 중에 있었던 2가지의 공연이 모두 퓨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좀 특이했습니다.
피아노와 색소폰, 사물놀이와 관현악단...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묘한 어울림을 관객들에게 선사했죠.
아마도 이번 영화제 주제인 '자유, 저항, 반항'도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관객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개막식이 끝나고 개막작인 '아메리칸 사이코'의 상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영화제 진행상의 미숙함이 좀 보이더군요.
개막공연 후 방송이나 간단한 멘트를 통해서 몇분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지고 언제 개막작의 상영이 있을 것이라는 공지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런 방송이 없더군요.
그래서 언제까지 상영장 안으로 들어와야 하는지 어리둥절했습니다.
아무튼 어느정도의 어수선함은 있었지만 무리없이 개막작 상영이 시작되어서 영화를 관람했습니다.

개막작인 '아메리칸 사이코'는 우리나라에는 소개되지 못했지만 1996년 '나는 앤디 워홀를 쏘았다'로 선댄스의 화제를 몰고 왔던 매리 해런의 작품입니다.
하버드를 나오고 아버지 회사에서 부회장직을 맡고 있지만 하는 일이라곤 사무실에서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친구나 동료들과 마약과 술을 즐기는 것 뿐인 베이트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겉은 깔끔하고 멋진 엘리트죠.
운동으로 몸을 만들고 선탠기로 살을 태우고 최고급 양복과 화장품으로 외모를 가꾸죠.
하지만 그의 본능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살인, 폭력, 섹스에 대한 그의 욕망은 조금씩 그 한계를 넘어 위험하게 변하죠.
친구인 폴 앨런을 살해하게 되면서 그의 본능은 표면적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살인행각은 점점 대담하고 잔인해지죠.
마침내 그 자신도 그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되고 그의 변호사에게 사실을 말하게 되지만 믿어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그가 지금까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죠.
영화는 마지막 반전으로 끝을 맸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바로 주연인 크리스찬 베일의 연기일 것입니다.
여러 가지 성격을 보여주는 주인공 베이트먼의 묘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해 주고 있죠.
때로는 결벽증 넘치는 왕자병자로 때로는 히스테릭컬한 정신병자로 베이트먼의 성격을 만들어주고 있죠.
또 영화 전반에 흐르는 80년대 후반의 유행음악들을 듣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New Order의 'True Faith'를 시작으로 Huew Lewis And The New의 'Hip To Be Square', Genesis의 'In Too Deep', Phil Collins의 'Sussudio'... 등등.
정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노래들이 많이 나오더군요.
꼬리동이 음악을 제일 많이 듣던 시기의 노래들이라서 그런지 잠깐 옛날 추억에 잠기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분위기는 옛기억을 되살리게 할 만한 것은 아니었죠.
아무튼 '아메리칸 사이코'는 이번 영화제의 '자유, 저항, 반란'의 성격을 잘 표현하고 있고 그런 이유로 개막작으로의 선정은 이유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꼬리동은 내일 3편의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위치크래프트', '아티스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
'록큰롤 프랑켄슈타인'은 상영 후 시네록 나이트라는 이벤트도 함께 준비되어 있습니다.
내일은 어쩌면 광란의 밤이 될지도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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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 왜 제목이 60초지?
헐리우드의 가장 흥행성을 갖춘 제작자 중 한명.
제리 브룩하이머.
그는 올 여름에도 니콜라스 케이지와 함께 우리들에게 찾아왔습니다.
엄청난 물량공세와 볼거리로 여름 극장가를 강타하기 위해서...
하지만 그게 맘대루 될까???

1974년에 발표된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했다는 이 영화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전형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의 룰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위기에 놓인 주인공 그리고 그의 애인, 그리고 멋지게 해결하는 엔딩.
게다가 차도둑에게서 인간미까지 느끼게 하다니...
모든 범죄는 인간미넘치는 주인공이 함으로써 다 용서받죠.
정말 미국은 좋은 나라야...
이렇게 하나의 오차도 없이 공식대로 흘러가고 있죠.

대신 뻔한 얘기를 화려한 화면과 숨가쁜 편집으로 승부합니다.
게다가 차도둑의 얘기를 그렸으니 멋들어진 명차들이 등장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하지만 솔직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차들의 이미지는 기대했던 것 보다는 비중이 적었습니다.
게다가 영화를 보고 나면 어떤 차들이 나왔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날 지경이더군요.
꼬리동만 그럴지두 모르지만...

아무튼 이 영화에서 짜임새있는 스토리나 멋진 러브스토리를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모순이겠죠.
그리구 제목이 왜 'Gone In 60 Seconds'인지 잘 모르겠더군요.
광고에는 60초당 한대의 차를 훔쳐야 된다는 것으로 보았지만 영화상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저 50대의 차들을 훔친다는 것 밖에...

일단 이 영화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데에는 어느정도 성공한 듯 싶습니다.
자동차 추격신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가더군요.
특히 꼬리동은 영화 전체를 통털어서 가스통이 이리저리 튀면서 추격이 진행되던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더군요.
정말 가스통 잘두 튀대요.

110분간 그냥 아무 부담없이 눈으로 즐기고 극장문을 나올때면 모두 다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꼬리동이 그리 좋아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니콜라스 케이지의 '광란의 사랑'에서 'Love Me Tender'를 부르는 모습이 그리워지는 것은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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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스 오브 인게이지먼트 : 살기위해 죽인다
'엑소시스트'로 유명한 윌리암 프레드킨 감독이 95년 '제이드'의 엄청난 혹평과 대중적인 실패 이후 오랜만에 선보인 영화입니다.
아마도 그에게는 중요한 영화겠죠.
아무튼 신경을 상당히 많이 쓴 흔적이 보입니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하려는 듯...

원래 그는 스릴러나 호러, 범죄영화를 많이 만들었었죠.
'프렌치 코넥션','엑소시스트','알파치노의 광란자','늑대의 거리','가디안' 등등...
이번 영화는 기존의 그의 영화들과는 조금은 스타일이 다르지 않나 생각되네요.
전쟁과 법정영화를 혼합한 듯한 그리고 드라마적이 요소도 많이 있구요...

이 영화의 중심은 어쩌면 전쟁 중 많은 참전군들이 부딪힐 수 있는 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자신의 동료를 살리기 위해서 교전법칙을 어겨야 하는 갈등상황...
과연 꼬리동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아마도 이 영화의 칠더스대령과 비슷한 행동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하지만 그 상황이 국가적인 문제와도 연결이 되어있다면...

어쩌면 이 영화의 결말은 뻔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야 헐리우드의 영화라고 하겠죠.
게다가 마지막에 전 베트남군이 칠더스대령에게 경례하는 장면은 감동적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상투적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그리고 스토리 진행이 좀 진부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판결 후 미국과 예멘과의 관계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군요.
국가간의 문제도 도입부에서는 중요한 소재 중의 하나였던 것 같은데...

하지만 주연, 조연 배우들의 호연과 감독의 무난한 연출은 괜찮은 영화를 보았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죠.
마지막에 자막처리로 그 후의 얘기까지 들려주며 마치 실제있었던 이야기인 것 처럼 픽션을 논픽션화하는 것도 무난했던 것 같구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법정영화가 성공하기는 참 힘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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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2 : 톰 크루즈의 왕자병
미국 여름 블록버스터의 특징 중 하나는 아마도 잘생긴 주연 배우가 모든 악당을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물리치는 영웅담일 것입니다.
그렇게 헐리우드에서는 배우들을 영웅화 시키죠.
유난히 '맨' 시리즈가 많은 것도 그것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확실히 미국사람들은 영웅을 좋아하나 봅니다.
그런데 꼬리동은 그렇지를 못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는 저에게 실망감밖에 남겨주지 않았습니다.
보기 전부터 그리 기대하지는 않았었지만요...

1편과 마찬가지로 2편에서도 제작에 참여한 톰 크루즈는 그의 입김의 세기만큼이나 영화에서 놀라운 자기 영웅화에 성공합니다.
못하는 것이 없는 톰.
대역도 거의 쓰지 않고 직접 했다는 액션 연기는 마치 '매트릭스'의 키애누 리브스의 어설펐던 연기를 보는 듯 느껴졌습니다.
사실 키애누 보다는 좀 나았죠.
게다가 사랑도 한 눈에 빠지더군요.
역시 남자는 잘나고 봐야 하는 것 같습니다.
그의 왕자병은 언제까지 지속될려는지...
'매그놀리아'에서는 그의 연기를 감탄하면서 본 꼬리동이었는데 이번에는 정말

오우삼 감독은 여전히 그의 스타일을 뽐내고 있습니다.
홍콩식 액션 장면, 아직도 그리고 너무 많이 쓰고 있는 슬로우 모션, 예전 그의 영화에서 본듯한 장면들.(예를 들어서 '첩혈쌍웅'의 비둘기.)
정말이지 오우삼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너무 멋지다고 하시겠지만 이젠 조금은 더 세련되고 새로운 시도도 해 봐야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들더군요.

또 한가지 아쉬웠던 것은 꼬리동이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이 영화속의 여자 주인공 니야는 너무나 남자들의 의해서 조종되고 힘겨워하고 또 구원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TV시리즈였던 '미션 임파서블(제 5전선)'를 꼬리동이 재미있게 보았던 이유중의 하나는 대원들간의 특색있는 성격의 조화를 통해서 무언가 같이 해 나간다는 협력의 묘미가 있었고 또 성취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진 두편은 오직 이단 헌터의 독무대로밖에 느껴지지 않는군요.
물론 TV시리즈와 영화를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일수밖에 없지만 꼬리동은 예전에 TV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더욱 그리워 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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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 우리들 할머니의 인생사
흔히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고 말합니다.
그건 어쩌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심성과 문화는 세계의 어디를 가든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던 우리나라 영화들을 보면 대부분이 우리들의 피속에 흐르는 조상들의 삶과 시련, 한을 그린 작품이 많습니다.
'서편제', '아제아제 바라아제', '아름다운 시절' ...
배창호 감독이 오랜만에 우리들에게 보여주는 '정'을 보면서 이 영화도 앞으로 위에 나열한 영화들과 함께 생각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영화는 순이라는 어쩌면 우리들의 할머니, 할머니의 어머니의 모습이기도 한 한 여인의 인생을 통해서 우리들이 잊고 살아가는 사람과 사람과의 따뜻한 정을 느끼게 해 줍니다.
스토리만 생각한다면 언뜻 지루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지만 이제는 중견 감독이 된 배창호 감독의 연출력은 관객을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울리면서 감정의 강약을 적절히 조절시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계절마다 보여주는 화면이 주는 아름다움 또한 '아름다운 시절'과 비길 만 하더군요.
게다가 영화 곳곳에서 한국적인 정서를 물씬 느낄 수 있습니다.
시집살이, 보쌈, 장화홍련전, 그리고 잔잔히 흐르는 민요가락들...

'러브 스토리'에서는 실제 나이보다 너무 어린 연기를 해서 조금은 어색해 보였던 배창호 감독의 부인인 김유미씨도 이번 영화에서는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충분히 화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고 있죠.
김명곤씨는 특유의 구성진 목소리로 멋진 육자배기를 들려주기도 했고, '두여자 이야기'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윤유선도 제 몫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엄청난 물량공세 때문도 현란한 화면 때문도 아닐 것입니다.
그건 아마도 우리들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는 따뜻하고도 소중한 '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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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우 미 러브 : 틴에이지 퀴어 ?
몇년 전까지만 해도 동성애라는 주제는 언더영화들에서나 볼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많이 바뀌었죠.
많은 메이져 영화들에서 주인공으로 또는 조연으로 동성애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긍정적으로 때로는 부정적으로 또 때로는 있는 그대로...

지난해 제4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기도 했던 '쇼우 미 러브'는 소재면에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틴에이져 영화이면서도 동시에 퀴어영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이제 성인의 영역을 넘어서 하이틴 영화에서도 퀴어영화를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어쩌면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그만큼 긍정적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꼬리동은 이 영화를 보면서 올 초에 보았던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많이 생각이 나더군요.
분위기는 많이 틀리지만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모두 여자 동성애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그녀가 사랑하는 상대가 결국은 주인공의 본심을 깨닫고 진실로 서로 사랑하게 되죠.
하지만 결말은 정반대로 이루어집니다.
10대들의 모습을 그려서인지 이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고 있죠.

이 영화는 크게 동성애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단지 동성애라는 단순한 주제에 머무르기 보다는 성장기에 있는 청소년들의 성주체성에 대한 혼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 그리고 그들의 사랑과 갈등을 표현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네요.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아그네스라는 인물은 동성애자를 너무 의존적인 모습으로 그리지 않았나 하는 것입니다.
에린의 행동에 따라 너무나도 쉽게 마음을 바꾼다는 것이죠.
하기야 사랑하면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

아무튼 두 주인공의 상큼한 매력도 볼만 했고 또 꼬리동이 한동안 참 많이 들었었고 엔딩 타이틀 곡으로 흘러나왔던 Robyn의 'Show Me Love'의 경쾌한 음악도 좋았던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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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레디에이터'를 보고
꼬리동이 제일 좋아하는 감독은 리들리 스콧.
제일 좋아하는 배우는 러셀 크로우.
이 두사람이 만났으니 이 영화를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죠.
결과물은 만족할 만 하더군요.

로마시대를 배경으로 막시무스라는 장군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속에서 사랑과 배신, 충성 등이 2시간 30분간 진행됩니다.
로마황제는 막시무스 장군을 후계자로 점찍지만 황세자인 코모두스는 아버지를 죽이고 막시무스를 처형하려 합니다.
막시무스의 가족들은 모두 죽고, 막시무스는 가까스로 살아나지만 검투를 하는 노예의 신분으로 전략하고 복수를 준비하죠.

미술학도 출신 감독답게 로마시대를 재현한 화면의 비주얼은 훌륭하더군요.
특히 블레이드런너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로마의 석양장면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효과를 사용했다고 하는 콜로세움 장면도 훌륭했구요.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전 영화들에 비해 더욱 빠른 전개와 긴장감을 줍니다.
'브레이브 하트'나 '벤허', '라이언 일병 구하기'같은 영화들에서 보았던 스케일 큰 장면들도 볼 수 있구요.
이런 화면에 잘 어울리는 한스 짐어의 영화음악도 기억에 남는군요.
게다가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신뢰, 배신 등의 이야기 구조와 감동적인 결말은 드라마적인 면에서도 만족할 만 합니다.
조아퀸 피닉스의 광기 어린 하지만 동정심도 느끼게 만드는 코모두스의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지만 꼬리동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러셀 크로우의 연기였습니다.
로마를 위해 충성을 다하며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서 복수를 다짐하는 그의 보습은 그의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여줍니다.
'인사이더'를 위해서 살을 불리고 다시 '글레디에이터'를 위해서 20kg을 감량했다는 그의 열의를 화면 곳곳에서 느낄 수 있죠.
그는 영화 내내 모든 이야기들을 중심이 되어서 이끌어가기 충분한 카리스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이를 영웅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가 가장 인간적인 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정의를 위해 싸울 줄 알고 불의를 인정하지 않으며 사랑하는 가족을 목숨과 같이 생각하는 그런 영웅...
어쩌면 영웅이라는 것은 누구나 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도 누구나 되기는 힘든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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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네이션 : 삶의 종착역 = 죽음
사람들은 누구나 죽음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죽음에 집착하다 보면 삶은 공포의 연속이 되겠죠.

영화는 시작부터 어두운 분위기로 일관합니다.
무언가 일어날 듯한 조짐들...
그리고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들을 태운 비행기는 폭발하고 몇명만이 비행기를 타지 않아서 살아남습니다.
알렉스의 예지력 덕분이죠.
그런데 이건 죽음의 계획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입니다.
남은 사람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이 전세계적으로 매니아층을 형성하면서 많은 영화들 특히 공포영화나 스릴러 영화들이 예전의 성인 관객들을 위주에서 청소년들을 겨냥하는 경향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스크림'을 시작으로 '패컬티', '캠퍼스 레전드' 그리고 '데스티네이션'.

이 영화의 소재는 어떻게 본다면 지금까지 많이 보아온 것들입니다.
예지력을 가진 주인공, 그리고 그는 주변사람들을 죽음에서 구하기 위해 노력하죠.
초현실적인 공포영화에서 많이 등장하는 내용이죠.
그런 흔한 소재지만 이 영화는 젊은 층을 겨냥해서인지 빠른 전개와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적절히 사용해서 감각적인 영화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건 아마도 감독이 'X-파일'의 극장판을 만들면서 가지게 된 스타일일지도 모르겠군요.

결국은 공포영화의 법칙에 따라서 주인공과 그의 여자친구는 살아남죠.
하지만 역시 이 영화의 결말도 끝은 아닙니다.
아직 죽음의 계획은 끝난 것 같지 않거든요.
그런데 조금은 허무하게 마무리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네요.

'캐스퍼'에서 마지막에 인간 캐스퍼로 잠깐 모습을 모였던 데본 사와의 어른스러워진 모습도 신선했고, '아메리칸 파이'의 숀 윌리암 스콧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깜짝 출연에 가까운 '캔디맨'의 토니 토드도 괴기한 분위기에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 영화는 작품성이 이렇다 저렇다 따지기 보다는 재미있는 오락영화로 볼 만 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를 다 보고 꼬리동은 급히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수원에 살기 때문에 열차가 많이 없거든요.
한 15분에 한대씩 있어서리...
근데 역에 거의 다 가서 뛰어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뛰어 갔더니 지하로 내려가자 마자 수원행 국철이 오는 거 있죠.
꼬리동두 이 영화의 알렉스처럼 예지력이 있나 봅니다.
후후후~~~
아마 이 글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앞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실꺼예요.
이것두 꼬리동의 예지력입니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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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의 '마지막 전투'를 보고
21세기에 흑백영화를 본다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모험일 수도 있습니다.
화려한 색감과 박진감 넘치는 편집에 익숙해진 덕분에 지루한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건 작품에 따라서 틀리겠죠.

이제는 헐리우드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는 뤽 베송의 첫 장편 영화 '마지막 전투'는 흑백 화면과 단 두 단어의 대사('봉 쥬르')를 가지고 우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초기 작품 답게 지금의 뤽 베송 작품 보다는 실험 정신과 도전 정신을 많이 느낄 수 있죠.
이 영화의 장르를 굳이 따지자면 SF영화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흑백으로 찍을 생각을 했다는 것도 특이하지만 게다가 대사도 거의 없으니까요.
하지만 지루하지 않고 대사가 없다고 해도 관객들은 화면을 통해서 이야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묵시록 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 않죠.
오히려 밝고 유머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역시 가장 중요한 사랑이 담겨 있죠.
뤽 베송 작품 특유의 재미도 주고 있구요.

배우들의 연기도 볼만 합니다.
대사가 없으니 표정과 행동으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죠.
재미있는 것은 뤽 베송의 많은 영화에 출연했던 장 르노의 예전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그와 별루 다른 것 같지 않군요.
워낙에 수염도 많고 주름도 많아서 그런가...
음악도 빼어놓을 수 없습니다.
뤽 베송의 모든 영화에 참여한 에릭 세라가 음울하면서도 유머스러운 영화의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뤽 베송의 상업적인 작품을 보아왔던 분들에게는 그의 초기 작품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러나 저러나 '아틀란티스'는 언제 개봉할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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쉘 위 댄스
제목 : 쉘 위 댄스 ? (Shall We Dance ?)
감독 : 수오 마사유키
주연 : 야쿠쇼 코지, 쿠사카리 타미요
제작연도 : 1996 년
상영시간 : 136 분
개봉일 : 2000년 5월 13일
우리 춤 한번 땡길까여?

어쩌면 이 영화를 이미 보신 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러브 레터'와 함께 개봉되기 전 불법 비디오로 엄청나게 돌고 돌았던 바로 그 영화가 드디어 개봉을 하는 군요. 사실 꼬리동은 '러브 레터' 보다 이 영화가 훨씬 재미있었는데...

40대의 한 샐러리맨이 사교춤장에서 춤추는 춤을 여자에게 빠져서 사교춤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영화는 전개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개봉했던 우리나라 영화 '댄스 댄스'도 어떻게 보면 이 영화에서 컨셉을 따오지 않았나 생각할 수 있죠.

일본의 국민 배우라고 불리는 야쿠쇼 코지, 원래 발레리나로 유명한 쿠사카리 타미요 두 주인공의 매력과 그 외의 조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는 영화의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크게 성공한 작품입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여러 작품들을 누르고 미국의 역대 일본영화 상영작 중 가장 많은 관객 동원을 했죠. 게다가 일본 내에서는 이 영화가 히트한 후 한동안 많은 중년 남성들이 사교춤을 배우기도 했다고 하더군요.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도 그렇게 되려나?

아무튼 '러브 레터'에 이어서 다시 한번 일본 영화의 열풍을 몰고 오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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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루미 선데이'를 보고
어느나라 영화야?
독일 영화라구?
음...
첫 느낌은 좀 딱딱하구 재미 없는 영화가 아닐까 하고 꼬리동은 생각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니더군요.
너무나 멋진 사랑 영화였습니다.
약간의 미스테리 분위기도 있구요.

헝가리의 어느 한 레스토랑.
한 유명인사가 그 곳을 오랜만에 찾아오고 그가 신청한 음악을 듣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킵니다.
그러면서 이 레스토랑에 얽힌 과거의 이야기가 시작되죠.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그곳 '자보 레스토랑'에는 자보라는 유대인과 일로나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이였죠.
그러던 어느날 피아노 연주자인 안드라스가 그곳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일로나와 자보, 안드라스는 묘한 삼각관계를 가지게 됩니다.

솔직히 그들의 삼각관계는 이해가 가질 않더군요.
어떻게 두사람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지, 또 그 사랑을 공유할 수 있는지...
하지만 자보의 한 대사인 '당신을 잃어버리느니 반쪽이라고 같고 싶어' 하는 대사는 애절하게 느껴지더군요.

예상 외로 이 영화는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여자와 3남자의 사랑과 배신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명연으로 빛을 바래고 있죠.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 보았던 '움직이는 남자'에서도 멋진 연기를 보여주었던 주인공 자보 역의 조아킴 크롤, '파리넬리' 이미 우리나라 영화팬들에게 낯익은 스테파노 디오니시, 그리고 묘한 매력을 풍기는 일로나 역의 에리카 마로잔.
정말 멋진 앙상블을 이루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영화음악은 잊혀지질 않습니다.
영화 도중에 끈임없이 나오는 '글루미 선데이'의 선율은 정말 아름답고도 슬프더군요.
아마도 영화 사운드트랙이 나오면 많이 팔리지 않을까...

재미있는 것은 독일영화인데 이 영화에서 표현된 독일이나 독일인은 좀 비열하게 표현이 되어있더군요.
하기야 2차 세계대전 당시를 정확하게 표현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전쟁을 배경으로 멋진 음악과 애틋한 사랑이야기 그리고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조화된 고급스러운 영화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개봉하게 되면 어떤 제목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글루미 선데이'보다는 독일어 원제인 '사랑과 죽음의 노래'가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 꼬리동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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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 마지막 날
<미드나잇 스페셜 - 사탄 탱고의 밤>

국내 상영작 중 아마도 가장 상영시간이 긴 영화로 얼마간은 기록이 깨지기 힘든 영화가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의 마지막 미드나잇 스페셜로 상영되었습니다.
헝가리 감독 벨라 타르의 7시간 18분짜리 대 서사시 '사탄 탱고'입니다.
영화 상영 전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정성일씨가 무대에 나와서 입이 마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저같은 일반인들이 좋아하기에는 너무 어렵더군요. -.-
이 영화는 헝가리 대평원 가운데 한 마을을 배경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을을 떠나려는 마을 사람들의 갈등과 환상 등을 다루고 있죠.
흑백으로 된 이 영화는 감독이 전 세계적으로 비디오 상영을 금지시켰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극장에서밖에 볼 수 없는 작품인데 세상에 7시간 18분짜리 영화를 상영할 극장이 얼마나 되겠어요.
그래서 아마도 극소수의 매니아들만이 이 영화를 보지 않았나 생각되네요.
비평가들의 평가는 대단해서 'Monsterpiece'라는 이름으로 불리운다고 하더군요.
그렇지만 솔직히 꼬리동의 느낌은 지루했습니다.
마치 타르코프스키의 작품을 연상시키는 듯한 카메라의 움직임(정말 왠만한 인내심 없이는 보기 힘들죠.) 게다가 등장 인물들의 극단적인 클로즈업, 심미적인 대사 등은 이 영화를 매우 관념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정성일씨의 말은 처음 30분을 버티면 그 다음은 문제 없다고 했는데 꼬리동은 워낙에 피곤한 상태에서 영화를 봐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영화 도중 잠깐 졸기도 했었슴다. -.-
그래도 꿋꿋이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벌써 해는 중천에 뜬 8시더군요.
세상에...
아마도 꼬리동 생애 다시 이렇게 긴 영화를 볼 수 있을런지...

영화제 마지막 날인 4일에는 극장마다 2회의 상영만을 했습니다.
꼬리동은 밤을 새서 영화를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11시에 다시 영화를 보았죠.
대단한 꼬리동...

<쾌락의 공범자들>

그래서 본 작품은 영화제 2일째 단편 애니메이션을 소개해 드렸던 얀 스반크마이어의 '쾌락의 공범자들'이라는 장편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사실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장면보다 실사 영화장면이 더 많더군요.
6명의 남녀의 기괴한 마스터베이션 준비 과정과 실행이 주된 내용입니다.
정말 황당한 방법이 많더군요.
그런 방법이... 후후후~~~
독신남, 서점 주인, 우체부, 중년부인, 형사와 아나운서 부부.
이렇게 6명은 모두 마스터베이션을 통해서 연결이 되어있죠.
한번의 마스터베이션이 끝난 그들은 서로 방법을 바꾸면서 다시 새로운 관계를 맺어지게 됩니다.
암튼 어떻게 본다면 현대인들의 숨겨진 욕구의 비 정상적인 표출이 아닌가도 생각되더군요.

<디지털 필름 워크숍>

이번 영화제 모토 중 하나인 디지털 영화를 위해서 영화제 측은 3달정도의 기간을 걸쳐서 자체적인 워크숍을 구성하여 디지털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그 중 6편을 영화제에서 선보였죠.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은 모두 처음 디지털 영화작업을 하신 분들이라고 하더군요.
학생에서 부터 직장인들까지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한 것 같았습니다.
3달을 준비해서 만든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이더군요.
6작품 모두 각각의 특색을 물씬 풍기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작품들을 보고 있으니 꼬리동두 욕심이 생기더군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음...
영화제 내내 횡설수설하는 꼬리동... -.-

<페막식>

이제 7일간의 영화여행도 끝났습니다.
메인 상영관인 전북대 문화관에서 예정보다 조금 늦은 7시 15분부터 페막축하공연이, 35분부터 페막식이 문성근, 방은진의 사회로 시작되었습니다.
제 1회 전주 국제 영화제의 시상 부분은 크게 4개 부분으로 나뉩니다.
시네마 스케이프의 전주 시민상, 아시아 인디 포럼의 우석상, N- 비젼의 디지털 모험상, 단편영화부분의 온고을 단편영화상이죠.
그럼 수상작을 보겠습니다.

전주시민상 : 오디션 (미케이 다카시, 일본)
우석상 : M/other (스와 노부히로, 일본)
디지털 모험상 : 폭동 (존 아캄프라, 영국)
온고을 단편영화상 : 가위 (이기천, 한국)

그런데 수상자가 직접 수상한 것은 온고을 단편영화상의 이기천 감독 뿐이었습니다.
다른 감독들은 참석을 못했다고 하더군요.
음...
실망...

암튼 수상작을 발표하고 우석상 수상작인 M/Other를 페막작으로 상영하고 영화제는 막을 내렸습니다.

<페막작 - M/Other>

이 작품은 테츠로의 전처가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8살난 아들 슌이 동거중인 테츠로와 아키와 함께 한달을 지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러면 테츠로와 아키의 관계에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게 되죠.
인디영화 답게 저예산영화이면서도 현대의 삶을 잘 반영해 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전 이 영화를 보면서 챠이밍량 감독의 스타일과 느낌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났어요.
조금은 지루한 느낌도 있지만 사실적인 촬영과 대사는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받습니다.
그리고 영화관에 불이 켜지면 한 가정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리고 우리들이 얼마나 여유없이 현대를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되실꺼예요.

<영화제를 마치며>

꼬리동은 이번 영화제가 처음 참여하는 영화제였답니다.
그래서 기대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죠.
과연 좋은 영화들을 많이 볼 수 있을까? 진행은 잘 될까???

글을 쓰면서 몇번 언급을 하긴 했지만 제1회라는 이유때문인지 영화제 진행은 모자라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잦은 영사사고, 부족한 예매 창구, 노후한 상영관 시설 등등...
어떻게 보면 조금 신경을 썼더라면 보다 나은 진행이 이루어질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하지만 진행 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기분좋게 만들더군요.
매우 친절했거든요.
노력도 많이 하는 것 같았구요.
아마도 이번 영화제에서 자원봉사자들의 역할이 매우 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상영작들도 일반인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영화제라구 작품성있는 영화만 하면 재미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관객 점유율도 생각보다 높았던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일본영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제 수상작에서도 나타나지만 '오디션', '아드레날린 드라이브' 등의 일본영화들이 큰 인기를 얻었죠.
애니메이션 역시 관심을 많이 끌었었습니다.
디지털 영화에 대한 영화제 측의 배려도 느낄 수 있었구요.

암튼 처음 시작된 영화제였지만 매우 알찼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앞으로 회를 거듭하게 되면 진행도 원활해지겠고, 프로그램 또한 더욱 더 좋아져서 좋은 영화 많이 많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믿습니다.
영화제를 위해 수고하셨던 스탭분들과 자원봉사자분들께 격려의 박수 보냅니다.
짝짝짝~~~

그럼 꼬리동의 제 1회 전주 국제 영화제 방문기는 이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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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6일째 -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올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 부분의 상을 받은 작품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입니다.
꼬리동은 그 작품을 보기 위해 상영관으로 향했죠.
상영시간이 5분이 지났는데도 시작을 안 하더군요.
어제에 이어서 또 영사사고?
음...
진행자가 무대로 올라왔습니다.
'죄송합니다. 필름이 아직 도착하질 않아서...'
헉!
이럴수가....
어제에 이어서 다시 같은 상영관에서 영사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어제 그렇게 관객들에게 혼이 났으면 신경 좀 쓸 것이지...
12시나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대신 12시까지 '유혹의 밤'과 '북풍이 보내준 고양이'라는 두편의 애니메이션을 상영했습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12시 10분 경이 되어서야 본 상영작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3편의 단편 애니메이션 중 3편을 소개할까 합니다.

<단편 애니메이션 5편>

기대했던 '노인과 바다'가 처음으로 소개되었죠.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
아카데미상의 가치가 느껴지더군요.
섬세하고 훌륭한 그림, 역동감 넘치는 화면 구성과 편집, 그리고 화면에 잘 맞아 떨어지는 음악까지...
정말 나무랄 때 없는 작품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헤밍웨이의 소설이 인물의 묘사나 심리적인 변화, 갈등 등을 주로 다루고 있어서 조금은 템포가 느린 반면 애니메이션화 된 이 작품은 긴장감 있고 스케일 큰 대작으로 변모되었죠.
정말 왠만한 서사 영화 안 부러울 정도로 웅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특히 바다에 대한 표현력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실적인 인물의 묘사도 좋았구요.
원래 이 작품은 아이맥스 포맷으로 제작이 되었었다고 하더군요.
아이맥스 영화관에서 보았으면 더 멋질 것 같은데...
암튼 1시간 10분을 기다렸었던 지루함이 이 한편을 보면서 깨끗이 사라졌습니다.

혹시 '나무를 심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비디오를 보신 적 있나요?
만약 그냥 지나치셨다면 멋진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편 놓치신 겁니다.
이 작품으로 유명한 프레데릭 밴 감독의 1993년작인 '위대한 강'이 이번 영화제에서 선보였습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역시 자연과 환경에 관한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몬트리올을 가로 지르는 성로렌 강을 매경으로 강의 시작부터 현대에 이르는 오랜 역사를 표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인간들이 자연을 얼마나 파괴하고 훼손시키고 있나를 강조해 주고 있죠.

'월레스와 그로밋'이라는 애니메이션 아시죠?
이 작품처럼 진흙을 이용한 애니메이션을 크레이(Clay) 애니메이션이라고 합니다.
바로 이 크레이 애니메이션의 창시자가 윌 빈튼 감독이라고 하더군요.
그의 작품인 '어린 왕자'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생 땍쥐베리의 원작을 애니메이션화 한 작품이죠.
내용은 다 아실테니 생략하구요, 일단 1979년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화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0% 크레이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여러가지 효과가 복합적으로 사용되고 있죠.
최근에 나오는 크레이 애니메이션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훌륭한 작품이었습니다.

<포르노그라픽 어페어>

이번 영화제를 위해서 방문하기도 했었던 프레드릭 폰테인 감독의 '포르노그라픽 어페어'는 제목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어느정도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모았었죠.
한 여자가 PC통신에 섹스 파트너를 구한다는 광고를 내고 한 남자를 만납니다.
그리고 섹스를 나누죠.
그렇게 섹스를 위해서 계속 만나던 그들은 단순히 섹스 상대로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정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동시에 서로를 사랑하게 되는 것을 두려워하죠.
마침내 여자는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헤어지자고 합니다.
여자도 그를 잡고 싶어하지만 겉으로는 그의 말에 동의하죠.
제목만 보고 야한 장면들을 기대하신다면 실망하실꺼예요.
하지만 영화를보고 나시면 잘 봤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두 남녀간의 묘한 관계가 흥미를 자극하고 관계가 발전되는 과정 또한 매우 템포있고 위트있게 진행됩니다.
인터뷰장면의 삽입도 독특했구요.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관객들이 쉽게 몰입할 수 있게 하죠.
그리고 그들의 의지와는 반대로 서로 헤어지게 되는 모습을 보며 정말 안타까워하게 됩니다.
지금 누군가를 사랑하고 계신다면 솔직하게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랑을 잃어버릴 지도 모르니까요.

<움직이는 남자>

영화제 기간 중 시민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영화 특별상영이 열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꼬리동은 '움직이는 남자'라는 이상한 제목에 끌리더군요.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봤죠.
역시나 재미있더군요. ^.^

바람둥이 악셀이 여자친구에게서 쫓겨나고 우연히 만난 게이 발터를 통해서 알게된 노베르트의 집에서 머물게 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간의 화합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지 않나 생각되더군요.
특히 게이인 노베르트의 모습은 영화속의 그 어느 누구보다도 인간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악셀을 좋아하지만 그가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다가가지 못하지만 악셀이 도움을 청할때는 기꺼이 도와주는 노베르트의 사랑은 영화에서 등장하는 그 어떤 인물의 사랑보다도 진실되고 따뜻한 것이 아닐런지...
결국은 알셀도 노베르트의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고 그와 친구가 되죠.
그가 이성애자냐 동성애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가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한번 일깨워주는 영화였습니다.

이제 내일이 폐막식이군요.
꼬리동은 마지막 미드나잇 스페셜에 참여하기 위해서 빨리 가 봐야 합니다.
'사탄 탱고'라는 영화를 상영하는데 상영시간이 7시간 18분이라나 뭐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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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라 메
제목 : 리베라 메(Libera Me)
감독 : 양윤호
주연 : 최민수, 차승원, 박상면,
제작연도 : 2000 년
상영시간 : 120 분
개봉일 : 2000년 11월 11일
우리나라에서도 어느때부터인가 블록버스터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수십억의 제작비가 들어가는 영화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죠. 이번에 개봉한 2편의 한국영화가 화제가 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블록버스터라는 이름을 걸고 상영되기 때문이었죠.

'리베라메'는 같은 날 개봉하는 '단적비연수'와 함께 관객들의 시선을 받고 있는 영화입니다. 몇주 전 개봉한 '싸이렌'처럼 불에 관한 영화. 하지만 '싸이렌'보다는 훨씬 볼만하더군요...

차승원이 분한 방화범의 행동도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 이 영화에서 특히나 중요한 화재장면도 '분노의 역류' 못지 않게 인상적입니다. 하지만 최민수의 캐릭터가 너무나 강조되어서 다른 소방대원들의 성격이 별로 살지 않아서 아쉬움이 남기도 했죠.

'유리'라는 아주 난해한 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왔던 양윤호 감독이 철저하게 상업적인 성격을 띤 영화로 우리에게 다가온 '리베라 메'. 과연 '단적비연수'와의 흥행대결에서 어떤 결과를 이룰지 궁금하네요. 꼬리동은 '리베라 메'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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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5일째 - 음지
꼬리동의 영화관람 캠페인

요즘 바쁘시죠? 학교, 직장, 또는 가정에서 왜 이리 할 것은 많은지..
게다가 날 찾는 사람들은 또 왜 이리 많은 것인지...(사실 꼬리동을 찾는 사람들은 몇 없슴다 -.-)
하지만 일단 좋은 영화 판편을 보기로 하셨으면 조금은 시간적인 여유를 가져보시는 것이 어떨까요?

상영시간 10분에서 20분 정도는 일찍 영화관에 도착해서 좌석을 확인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같이 온 친구나 애인과 같이 먹을 팝콘도 준비하구요.
그리고 영화관이 어두워지기 전에 편히 자리에 않아서 스크린이 밝아지기를 기다려 보세요.
참, 그냥 무작정 기다리지 마시구요 일단 휴대폰을 확인해 봅시다.
켜 있다구요?
음...
그럼 잠시 꺼두시는 것은 어떨까요?
아니면 음성사서함으로 자동으로 넘어가게 해 두시거나요.
스크린에서는 한참 심각한 장면이 나오는데 띠리리리~~~ 전화벨이 울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하잖아요.
'그래도 난 전화 받아야 돼!' 하구 고집을 부리실 분은 진동으로 선택하시고 전화가 오면 조용히 밖으로 나가셔서 통화하세요.

자 준비가 다 되었으면 영화를 보자구요.
어라, 근데 화면이 반밖에 안 보이네요.
앞에 커다란 언덕이 하나 있군요.
흐흐흐...
앞에 앉아계신 분은 면접 받으러 영화관에 오셨나?
왜 이리 어깨에 힘을 주고 앉아 계실까?
옆에 계신 여자분에게 멋지게 보이려고 그러시나?
그러지 마시고 편안한 자세로 앉아서 영화를 봐 주세요.
그래야 뒤에 앉은 분도 즐겁게 영화를 보실 수 있답니다.
2시간을 그렇게 힘주고 앉아 계시면 몸에 쥐 안나나요?

오늘 꼬리동이 영화제 얘기는 안 하구 횡설수설하고 있죠?
아직 잠이 덜 깬듯...
하지만 꼭 하고 싶은 얘기였습니다.
영화관에서 그런 분들이 꼭 있죠.
영화 시작이 30분이 지났는데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한 열의 거의 모든 사람들을 지나 자리를 잡으시는 분, '날 좀 보소'의 흥겨운 멜로디를 주변 분들에게 널리 들려주시는 멋진 분, 또 지금 영화 보고 있다고 전화로 친구들에게 크게 광고하는 분, 앉은 키 누가 크나 내기하시는 분...

이번 영화제 기간에서도 이런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국제 영화제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관람 예절은 실망스럽더군요.
물론 지난번에 썼던 것 처럼 영화제 진행도 미숙한 점이 많이 보였죠.
이런 것들은 소수의 사람들의 모습이지만 우리들 모두 조금씩만 더 여유를 갖고 한발 뒤로 물러서서 생각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구 옆에 있는 사람이 그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면 주변 사람들 모두 눈총을 팍팍 주자구요.
^.^

자 그럼 이제 영화얘기를 해 볼까요?
어제 심야영화까지 쉬지 않고 본 꼬리동은 오늘은 주금이었습니다.
아침 9시에 잠자리에 들어서 잠깐 잔 듯 했는데 일어나보니 오후 3시더군요.
배불리 늦은 점심을 먹고 고사동 영화의 거리로 향했습니다.
일요일날의 거리와는 느낌이 좀 다르더군요.
평일이라 그런지 좀 한산한 느낌이었고, 매표소의 줄도 많이 줄어 있었습니다.

꼬리동의 오늘 처음 선택한 영화는 필립 그랑드리외 감독의 '음지'입니다.
인형극을 하는 폴은 이곳 저곳을 여행하면서 만나는 여자들을 차례차례 살해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클레어를 만나게 되고 그녀만은 죽이지 못하죠.
왜일까요?

폴이 여자를 죽이는 이유는 명확히 설명되지는 않습니다.
꼬리동 생각은 사랑에 대한 미숙함,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기 못하는 성격적 결함, 성적으로 타락한 여자들에 대한 분노, 버림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뭐 이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폴이 조금씩 정을 느끼는 클레어라는 여자도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외로운 인물로 보여지고, 극중 동생의 말에 의하면 숫처녀이죠.
그래서 어쩌면 폴과 클레어는 막연한 동질감을 느끼게 되고 서로를 원하게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폴은 끝내 그런 감정을 거부하고 클레어를 떠나보내죠.
폴이 지나가던 차를 세우고 클레어를 태워 보내는 장면에서 꼬리동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어쩌면 폴과 클레어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독하고 부적응적이며 때로는 폭력적인 어두운 면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꼬리동은 오늘도 애니메이션을 보았습니다.
체코 출신 이지 바르타 감독의 '하메룬의 계약'과 '버림받은 자들의 밀실'이었죠.
한 마을에 쥐떼들이 나타나고, 한 사나이가 나타나 댓가를 약속받고 피리를 불어서 쥐들을 모두 없앤 후 약속했던 댓가를 요구하지만 거부당하죠.
그래서 그 사나이는 복수를 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보신 이야기죠.
바로 '피리부는 사나이'라는 서양 전설 이야기입니다.
송창식 아저씨의 노래가 아니구요. -.-

'하메룬의 계약'은 이 전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조금은 희망적인 결말을 만들어내고 있죠.
여기서 보여지는 마을사람들의 단조롭고 반복적인 생활은 현대인들의 일상과 대비되고 가진자들의 탐욕과 착취도 현실의 그것과 일맥상통하는 듯 합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대부분의 소재를 나무를 사용한 것 같더군요.
마을과 인물들의 각이 지고 그로테스크한 모습들은 중세시대의 도시 하메룬을 표현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버림받은 자들의 밀실'의 주인공은 마네킹들입니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마네킹들을 모아 놓은 창고.
그 곳에서 마네킹들은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동안 한가족처럼 그들의 일상을 영위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펑크족 마네킹들이 운반되어 오고 기존세력과 신세력간의 한판의 싸움이 시작되죠.
마치 영화 '마네킹'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 같은 이 애니메이션은 실제 마네킹을 써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때로는 에로틱하고 때로는 기괴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죠.
정말 애니메이션의 상상력과 표현력은 무궁무진한 듯 합니다.

어제 무리한 꼬리동은 오늘 많이 피곤하네요.
내일의 영화관람을 위해서 오늘은 빨리 자렵니다.
여러분도 좋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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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4일째 - 로망스, 그리고 아시아의 위험한 밤
영화제 4일째인 5월 1일.
꼬리동은 무리를 했습니다.
하루 4회를 상영하는데 2곳의 상영관을 오가며 3편의 영화 3편의 단편 영화와 8편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았거든요.
게다가 미드나잇 스페셜 3편까지...
영화가 많으니까 빨리 간단히 시작하겠슴다.

우선 '샤워'를 보았습니다.
영화에 대해 쓰기 전에 영사 사고에 대해서 써야 할 것 같네요.
원래 11시에 상영하기로 되어있었던 이 작품은 11시 50분이 되어야 제대로 상영할 수 있었습니다.
필름통의 순서와 내용의 순서가 달라서 중간부터 상영이 되었었거든요.
그래서 필름 순서대로 상영하느라고 그렇게 시간이 지체되었답니다.
이런 영사 사고가 다른 극장에서도 있었다고 하더군요.
제 1회 영화제여서 그런지 진행상 많은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듯 합니다.

'샤워'는 중국 영화인데 아주 따뜻한 영화였어요.
영화에서 많이 다루지 않는 부성애와 형제애를 중심으로 우리들이 점점 잊어가고 있는 것들을 마치 옛 사진들을 보듯 그리워하게 만들죠.
게다가 배경이 목욕탕이라는 것도 우리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만들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목욕탕 하니까 우리나라 영화인 '억수탕'두 생각 나시죠?
예전에는 일요일마다 목욕탕 가서 동네 사람들두 만나구 바나나 우유 한잔 마시는 것이 한주마다 있는 행사였잖아요.
요즘은 샤워시설이 있는 집들이 많아서 목욕탕에 잘 안 가지만...
암튼 몸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잘낫건 못난건 없이 모두 동등한 한 인간으로 돌아가는 평등의 공간, 목욕탕.
그 속에는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정을 나누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고....
마치 우리들 삶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렇게 본연의 인간으로 돌아가 정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안타깝네요.

'샤워'의 상영시작이 많이 늦추어 져서 다음 영화를 보기 위해서 100미터 달리기를 하듯 뛰어서 겨우 상영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본 것이 단편 11편.

우선 크리스티앙 부스타니의 3편의 단편영화 '과거에서 온 도시들 - 브루게, 시에나', 그리고 '항해' 이 3편은 마치 초현실주의의 그림이나 팝아트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으로 브루게, 시에나, 포르투칼의 일본 입항을 시대적 배경과 함께 독특하게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구미도 마눌리의 단편 애니메이션 4편은 재치와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작품입니다.
남성의 성기의 코믹하고 적나라한 표현 '포르노 천국', 성격의 우주적인 해석 '판타비블리컬', 남과 영의 역사에 대한 그럴듯한(?) 가설 'S.O.S' 그리고 유명 오페라들의 유머러스한 재해석 '못말리는 오페라'.
정말 황당하기까지 한 발상의 전환을 느낄 수 있었죠.

그리고 우리나라의 단편 애니메이션 4편을 보았습니다.
CF로도 유명한 김홍종 감독의 '할로윈 보이즈'는 '크리스마스의 악몽' 분위기 보다는 좀더 유쾌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는 조금은 기괴한 작품이었고, 역시 같은 감독의 '소나기'는 관객과의 대화 중 감독 자신이 직접 말한바와 같이 환경과 우리 학생들의 현실을 진지하게 보여줍니다.
'마스크' 는 사랑이라는 것이 단순이 남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환경과 권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고, '아빠하고 나하고'는 유아 성폭력문제를 미디어와 결부하여 표현하면서도 가정문제도 함께 제시합니다.

일본 영화인 '아드레날린 드라이브'는 지금까지 꼬리동이 본 영화중에서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작품입니다.
일단 재미있거든요.
우연히 아쿠자의 돈을 가지게 된 두 남여와 그 돈을 되찾으려는 야쿠자들의 추격전이 빠른 스피드로 펼쳐집니다.
시종일관 관객들에게 재미와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이 영화는 내용이나 스타일은 많이 틀리지만 재미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주유소 습격사건'을 연상케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에 많이 보아왔던 장면들이지만 그래도 기본에 충실해서인지 코미디 영화로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여주인공 시즈코의 놀랄만한 극중 변신도 인상적입니다.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거짓말'이 있었다면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는 '로망스'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이 영화는 출연배우들의 실제 정사 장면으로 화제가 되었고 그 덕분에 이번 영화제에서 티켓 예매가 가장 먼저 매진이 된 작품이라고 하더군요.
영화는 폴이라는 현재 애인에게 집착하는 마리의 나레이션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마리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집착하면서도 성적인 욕구를 위해서 다른 남자들과 만납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다시 폴에게 돌아오죠.
한편 폴은 마리에게 관심을 갖지 않다가 마리의 외도를 느끼기 시작하면서 마리를 받아들이게 됩니다
마리는 폴의 아이를 갖게 되지만 결국은 그를 죽이고 마는 광적인 사랑을 보여주죠.
정말 여자들의 심리는 이해하기 힘들더라구요.
여자들의 심리를 이해 못해서인지 영화두 잘 모르겠구요.
게다가 새디즘과 마조히즘은 정말 이해가 안되요...
하지만 그건 성향이니 제가 뭐라 할 처지는 못되죠.
암튼 성적인 노출이나 표현이 화제가 된 만큼 영화에서는 남녀의 성기가 적나라하게 노출되면 아이 출산 장면도 여과없이 보여집니다.
이 영화가 수입된다고 하던데 과연 어느정도까지 일반 상영때 보여질지 의문입니다.

정말 숨가쁘게 하루종일 영화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또 볼 영화가 남았군요.
바로 두번째 미드나잇 스페셜인 '아시아의 위험한 밤'입니다.

첫 상영작은 너무나도 유명한 츠카모토 신야의 '철남'.
영화 상영 전에 이번 영화제 프로그래머인 정성일씨가 그러더군요.
'아마도 전에 비디오로 이 영화를 보신분도 이곳에서 보시면 과연 내가 이 영화를 봤었나?'하고 느낄꺼라구요.
정말 그랬습니다.
비디오로 보았던 '철남'과는 차원이 틀리더군요.
끊임없이 들려오는 소음과 헤비한 사운드, 그리고 눈을 땔 수 없게 만드는 현란한 카메라 기술, 편집, 극단적인 클로즈 업은 과연 1988년 당시 새로운 형식의 영화이구나 하고 감탄하게 되죠.
이 영화는 츠카모토 신야 자신이 연출, 각본, 특수효과 등 1인 7역을 하며 만들어낸 아이디어러 승리한 저예산 영화입니다.
요즘들어서 츠카모토 신야 감독의 영화게 일반인들에게 많이 선보이고 있죠.
얼마전 개봉했던 '쌍생아',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총알발레'.
아마 '철남'도 곧 개봉을 할 것 같더군요.

두번째 상영작은 올해 일본에서 개봉했다는 '어나더 헤븐'입니다.
철저하게 헐리우드식으로 만든 일본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치 '세븐'이나 '신체 강탈자','다크 엔젤(Fallen)' 같은 영화들을 합쳐놓은 듯 한 스토리에 스피드있는 전개와 화면으로 젊은 관객들의 관심을 모으기엔 충분한 영화였죠.
게다가 음악을 인기그룹 'Luna Sea'가 맡고 있으니 인기가 없을 수 없는 영화겠죠.
이 영화는 공포영화라기 보다는 SF(?) 스릴러의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거기에 어느정도의 사랑 얘기가 곁들여지죠.
하지만 살인의 연관성에 관한 깊이나 극이 주는 긴장감은 좀 모자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게다가 마지막 결말은 마치 액션 영화의 종말을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거든요.
아마도 오락성이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르죠.
참고로 이 영화의 감독은 소설 '링2'를 영화화한 '라센'을 만들었던 이다 조지 입니다.

'사국'는 우리나라의 TV프로였던 '전설의 고향'을 생각나게 하는 작품이었습니다.
공포적인 면보다는 한 소녀의 애틋한 사랑이 더욱 강조되고 있죠.
이 작품의 배경이 된 시코쿠(死國)는 지명인 동시에 죽은 자의 나라라는 의미로 고대 신앙에서 모티브를 얻어왔다고 합니다.
한 소녀의 죽음과 사랑 그리고 죽은 딸을 살려내려는 어머니의 시도가 분위기를 점점 괴기스럽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앞의 '어나더 헤븐'과는 정반대로 철저히 동양적인 표현을 위주로 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아마도 비슷난 소재의 스티븐 킹 원작의 영화 '공포의 묘지(Pat Semetery)'와 비교해 보시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무언가 일어날 듯한 그러나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소름끼치게 고요한 분위기, 그리고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한 오싹한 느낌들, 산발을 한 여자 귀신, 그리고 죽은 여자의 애틋한 한과 사랑.
정말 우리나라 정서와 맞아 떨어지는 듯 하죠.


이렇게 '아시아의 위험한 밤'이 끝났습니다.
근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생기더라구요.
이건 '아시아의 위험한 밤'이 아니라 '일본의 위험한 밤'이잖아...
상영작이 모두 일본 영화였죠.
대만이나 필리핀, 아니면 우리나라 영화도 상영했었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태국 영화였던 '303 연쇄살인사건'같은 영화는 참 재미있었는데...

휴~~
다 썼다.
꼬리동은 지금 너무 너무 피곤하답니다.
지금 비몽 사몽간에 이 글을 쓰고 있어요.
그래두 좋은 영화 많이 많이 봐서 너무 좋았어요.
빨리 가서 푹 자구 또 좋은 영화 보구 글 올리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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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코만의 밤 그리고 셋째날
꼬리동은 말로만 듣던 로저 코만의 '흡혈식물 대소동'을 커다란 스크린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답니다.
이번 영화제의 '로저 코만의 밤'덕분이죠.
29일 밤 12시 전북대 문화관의 무대에는 B급 영화의 대부라고 불리는 로저 코만 감독이 직접 자리하여 관객들에게 상영작에 대한 설명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 전주 영화제 일정 중 첫 미드나잇 스페셜이 시작되었죠.

처음 상영된 영화는 '환각 특급'.
사이키델릭한 히피 문화의 중심시대였던 1967년에 만들어진 영화답게 그 시대의 젊은이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폴이 친구의 초대로 간 파티장에서 LSD를 하면서 화면은 현란한 문양과 환상으로 채워지죠.
마치 로저 코만 판 '트레인스포팅'같더군요.
'트레인스포팅'을 대니 보일 판 '환각특급'이라고 해야 하나?
이 영화에서는 피터 폰다와 데니스 호퍼의 젊은 시절의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이후 '이지 라이더'에서 다시 만나죠.
참, 이 영화의 각본은 잭 니콜슨이 썼답니다.

'기관총 엄마'는 실화를 바탕으로 그려진 영화입니다.
어렸을 적 가족들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던 케이트 바커와 그녀의 4명의 아들의 강도, 유괴행각을 그리고 있죠.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아들들 중 하나로 나온 젊은 로버트 드 니로의 모습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가 만들어진 1970년의 상황과 비교해 본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베트남 전에 대한 은근한 비판과 풍자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흡혈식물 대소동'은 프랭크 오즈 감독이 1986년에 뮤지컬로 리메이크하기도 했었고 브로드웨이에서 상영도 되었죠.
한 꽃집 점원이 피를 빨아먹는 식물을 키우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되죠.
로저 코만 감독은 이 영화를 2일만에 촬영을 끝냈다고 하더군요.
그는 거의 모든 영화 속에 그 시대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런점이 B급 영화들의 특성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요.
이 영화(1960년작)는 케네디 시대에 대한 풍자를 보여주죠.
영화 중간 중간의 화면에서도 볼 수 있구요.
아주 유쾌한 공포영화이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단 한장면에 나오면서도 매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잭 니콜슨의 연기였습니다.
그는 치과에서 치료를 받기를 원하며 아픔속에서 쾌감을 느끼는 마조히스트 역을 너무나도 익살스럽게 표현해주고 있습니다.

심야영화를 본 후 꼬리동은 숙소로 돌아와 깊은 단잠을 잤죠.
물론 밤을 샜으니 당연한 거겠죠...

한숨 잔 후 이번엔 애니메이션을 골랐습니다.
퀘이 형제와 얀 슈만크마이에르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았죠.
퀘이 형제의 작품은 좀 어렵더군요.
내러티브 보다는 이미지가 강한 애니메이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분위기도 기괴하고 음침하고 우울했습니다.
반면 안 슈만크마이에르의 작품은 풍자와 위트로 가득한 작품입니다.
상대편 선수를 죽임으로서 점수를 얻는 '살인 축구', 소련의 변화에 대한 풍자 '보헤미안의 스탈린', 그리고 현대인의 권력과 욕망의 초상 '죽음의 식탁'.
3편 모두 매우 재미있으면서도 실랄한 비판과 풍자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죽음의 식탁'은 매우 인상적이더군요.
아침, 점심, 저녁, 이렇게 3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아침에서는 패스트푸드로 점찰되는 현대인의 식성, 점심에서는 바쁜 웨이터들의 시중을 받지 못하여 무엇이든 먹어치우는 히스테릭한 현대인, 그리고 저녁에서는 온간 허세를 부리며 자신들의 몸의 일부까지도 요리해 먹는 현대인들의 사치를 풍자하고 있습니다.
얀 슈만크마이에르 감독의 애니메이션은 단편 말고도 '쾌락의 공범자들'이라는 장편도 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됩니다.
단편에 이어 장편도 보고 싶다는 기대를 하게 되더군요.

이번 전주 국제 영화제에서는 디지탈 영화를 선보입니다.
영화제 측에서 제작 지원했다는 3편의 디지탈 영화가 공개되었죠.
박광수 감독의 '빤스벗고 덤벼라', 김윤태 감독의 '달세뇨 - 밤의 이름', 장 위엔 감독의 '진 싱 화일' 입니다.
영화에 대한 느낌 보다는 디지탈 영화를 본 느낌에 대해서 몇자 적을까 합니다.

일단은 기대했던 것 보다는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물론 이번에 상영된 영화에 사용된 디지탈 6mm 카메라는 디지탈 영화 장비 중 최하급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화면의 느낌은 TV화면을 크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화질은 TV화면보다는 좋겠죠.
하지만 초당 프레임 수는 일반 영화에 비해 좀 적지 않을까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제로는 차이가 안난다고 하던데...
해상도도 좀 떨어지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디지 베타 카메라를 쓰면 고화질 TV 수준의 깨끗한 화면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카메라를 쓴 작품도 상영이 됩니다.
하지만 전 아직 보질 못해서 뭐라 말씀드리긴 어렵군요.

암튼 여러가지 시도와 보완을 거친다면 디지탈 영화는 앞으로 영화 기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것은 틀림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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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국제 영화제 2일째 - 오디션
이제 본격적으로 전주 시내는 전주 국제 영화제 상영작들을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이 좋아야 한다는데 꼬리동의 영화제 참여 시작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아침 일찍(?) 예매를 위해서 ID카드도 받고 창구로 향했습니다.
한 50M 정도 줄을 서 있더군요.
음... 걱정...
하지만 꿋꿋이 기다렸습니다.
제 차례까지 오기는 한 1시간 반정도가 걸리더군요.
자신있게 ID카드를 내 밀었죠.
근데 이게 왠 날벼락.
'이 카드로는 예매가 안 되는데여?!'
헉!
억장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프레스 센터에서 무료 티켓을 마련해 주어서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답니다.

얘기가 나와서 전주 국제 영화제의 티켓 예매 시스템에 대해서 한마디 하겠습니다.
영화제의 티켓 예매는 전북대 문화관 외의 지정된 예매소에서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부스의 수도 부족할 뿐더러 예매 처리도 늦어서 관람객들에게 불만을 사고 있죠.
보통 평균 1시간 이상씩 기다려야 표를 예매할 수 있는 것 같더군요.
물론 오늘은 토요일이라는 상황이 어느정도 작용을 했겠지만요.
좀 더 원활한 티켓 예매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암튼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래도 꼬리동은 오늘 3편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티켓 문제가 처리된 후 우선 '안나의 랑데뷰'를 보기 위해서 고사동 영화의 거리로 갔답니다.
토요일 오후라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과 일반인들로 붐비더군요.
게다가 영화제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이벤트가 벌어지고 있어서 영화제 분위기를 물씬 풍겼습니다.

'안나의 랑데뷰'는 프랑스의 샹탈 애커만 감독의 1978년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영화감독인 주인공 안나의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 외롭고 방황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관객들은 그녀의 모습이 유태인들을 대변하고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태인들과 독일인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갈등도 보여집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보여주는 상탈 애커만의 연출은 극도로 무료하고 지루하게 나타납니다.
카메라의 움직임도 없고 대사도 별로 없죠.
그런 지루함을 참을성 있게 끝까지 본다면 조용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그런 영화였습니다.

2번째로 본 영화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의 1999년작인 '홀리 스모크'입니다.
페미니즘과 오리엔탈리즘이 결함된 독특한 영화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인도를 여행하던 중 힌두교에 빠지게 된 루스를 부모는 걱정하여 PJ에게 치료를 맡기게 되면서 극이 전개됩니다.
이 영화에는 여러가지 대립관계가 많이 나타납니다.
여성과 남성, 서양과 동양, 이단과 종교...
하지만 결국은 육체적인 대립으로 결론짓게 되죠.
그러면서도 서로 타협하고 이해하며 보완해주게 됩니다.
'타이타닉'의 케이트 윈슬렛의 조금은 육감적인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하비 케이틀이 여장을 한 것도 놀라웠답니다.
'여인의 초상'이 흥행이나 비평에서 이렇다할만한 성과를 얻지 못해서 감독은 이 영화를 준비하는데 어느정도 부담이 되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아직까지 저에게는 제인 캠피온 하면 '스위티'나 '내 책상위의 천사'가 떠오를 것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영화는 오늘 상영작 중에서 아마도 최고의 화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무라카미 류 원작의 '오디션'입니다.
영화의 시작은 매우 깔끔하더군요.
7년전 아내와 사별한 야오야마는 아들의 권유로 재혼을 생각하게 되고 친구인 요시카와의 도움으로 이상형의 여자를 오디션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과연 이게 무라카미 류 소설이 맞나?'하고 의아해할 정도로 유쾌하고 코믹하기까지 하죠.
그런데 야오야마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게 되면서 이상하게 일이 꼬여갑니다.
그러면서 그녀의 과거에 대한 얘기가 덧붙여지죠.
이제부터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엄청난 호러영화로 분위기가 180도 바뀌어 버립니다.

이 영화는 상상과 현실의 반복되는 번복을 통해서 관람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죠.
그러면서 공포영화와 무라카미 류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지절단, 새디즘 등의 요소들이 어김없이 나타납니다.
특히 야마자키가 야오야마의 배와 눈에 침을 놓는 장면은 '리빙 데드 3'에서 사라가 자신의 몸을 자해하면서 쾌감을 느끼던 장면 이후 새디즘의 압권을 보여줍니다.
아마도 영화제 상영작 중 가장 화제가 될 작품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관객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여러 곳에서 비명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후후후~~~
호러영화를 좋아하는 꼬리동으로서는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는 아마 곧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을 할 것 같더군요.
그때 꼭 보시길...

앗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
전 심야영화보러 갑니다.
오늘의 심야영화는 '로저코만의 밤'이예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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